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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08
    KTX 유치 이전에...더욱 가난해지는 포항시민들이 불쌍하다
    미뜨라
  2. 2007/05/13
    KTX 포항유치보다 더 필요한 것
    미뜨라
  3. 2006/12/18
    눈 오는 날 서울에서 포항까지 기차타기
    미뜨라
  4. 2006/12/18
    광명역 전철 노선이 성공하려면(1)
    미뜨라
  5. 2006/12/02
    기차를 통해 본 정보 격차(1)
    미뜨라
  6. 2006/12/01
    기차표 분실(4)
    미뜨라

KTX 유치 이전에...더욱 가난해지는 포항시민들이 불쌍하다

 

KTX 연결 이전에

-더욱 더 가난해지는 포항 시민들이 불쌍하다.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어지는 KTX 연결 유치 이전에 더 필요한 것이 있다. 열차 운행 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중국과 태국은 버스나 기차 운행 시간이 24시간 이루어진다. 그에 비해 우리 나라는 심야 우등버스가 12시나 1시까지만 운행되고, 서울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밤 11시면 끊어지고 첫차 출발 시간도 늦다.

  포항이 멀다는 얘기는 많이 한다. 그 해결책을 생각해보자. 우선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부선 KTX 첫차의 출발 시간을 오전 4시로 당기면 된다. 그렇게 되면 동대구역에 5시 40분에 도착하여 6시에 출발하는 동대구-포항 통근열차를 갈아탈 수 있게 된다. 포항역에는 오전 8시 11분에 도착한다. 이렇게 된다면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포항에 출근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철도 운행 체계로서는 서울에서 포항으로 출근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서울에서 가장 먼 곳이 포항이라는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KTX 노선이 연결되기 이전이라도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이런 조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만 대한민국 교통의 오지인 포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다. 2007년 6월 1일부터  동대구에서 포항으로 가는 기차편은 13 편에서 10편으로 줄었고, 포항에서 동대구로 가는 통근 열차가 6편에서 4편으로 무려 33%나 줄어들었고 무궁화 호도 5편에서 4편으로 20%나 줄였다. 변경되고 없어진 편을 보면 다음과 같다.


▶포항->동대구

2007. 5.31까지

2007년 6.1일부터

비고

종류

포항 출발

동대구 도착

종류

포항 출발

동대구 도착

 

통근

05:15

07:26

통근

06:00

08:11

 

통근

06:20

08:15

통근

09:35

11:29

없어짐

새마을

07:25

09:11

새마을

08:40

10:19

 

통근

08:15

10:06

 

 

 

없어짐

무궁화

09:25

11:04

무궁화

08:00

09:50

 

무궁화

11:10

12:53

무궁화

12:00

13:46

 

통근

12:00

14:04

통근

12:50

14:50

 

무궁화

13:00

14:41

무궁화

16:05

17:49

 

무궁화

15:00

16:42

무궁화

20:40

22:26

 

무궁화

16:30

18:11

 

 

 

없어짐

새마을

17:25

19:10

새마을

17:20

18:56

 

통근

18:20

20:28

통근

18:30

20:57

 

통근

20:30

22:18

 

 

 

없어짐


▶ 동대구->포항

2007. 5.31까지

2007년 6.1일부터

비고

종류

동대구출발

포항 도착

종류

동대구출발

포항 도착

 

통근

05:20

07:24

통근

06:05

08:11

 

통근

06:00

08:03

통근

10:10

12:10

 

통근

08:17

10:15

통근

14:10

16:05

 

무궁화

10:25

12:11

무궁화

07:40

09:30

 

새마을

11:54

12:49

새마을

13:59

15:38

 

무궁화

11:30

13:11

무궁화

11:50

13:39

 

무궁화

12:30

14:10

무궁화

16:00

17:43

 

통근

15:00

16:52

통근

18:25

20:39

 

무궁화

16:20

18:10

무궁화

20:35

22:25

 

무궁화

17:42

19:24

 

 

 

없어짐

통근

18:30

20:40

 

 

 

없어짐

통근

20:30

22:22

 

 

 

없어짐

새마을

21:05

22:50

새마을

20:12

21:52

 

  이 같은 변경으로 통근 열차를 타던 사람은 무궁화 호나 새마을 호를 타야 한다. 통근 열차 요금 2,700원에서 6,400원(무궁화 호) 9,300원(새마을 호)을 내는 걸 의미한다. 통근 열차를 타지 못하면 무려 237%와 344% 의 요금 인상분을 고스란히 물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게 되어 있다. 기차 운행 횟수가 줄어들었으니 그나마 선택의 폭도 넓지 못하게 되었다. 


  요금도 문제지만, 서울에서 볼일을 보고 포항까지 기차를 타고 내려가는 것은 무척 어렵게 되었다. KTX 환승을 하더라도 18:30분에 막차를 타야 한다. 고속버스가 00:30까지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비행기를 타지 않고는 포항-서울 하루 출장은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예를 들어보자. 서울 대우재단빌딩에서 오후 3시에 이사 회의가 열린다고 하자. 부산, 광주, 대구, 목포, 포항에 흩어진 이사들이 자기가 거주하는 곳에서 출발하는 시간을 따져보자. 대우재단빌딩은 서울 역 앞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갈 수 있다.

 

지역 출발 시간

서울 도착 시간

소요 시간

회의 기준 소요시간

요금

비고

대구

12:51

14:41

1:50

2:09

38,600

 

광주

12:00

14:46

2:46

3:00

36,100

용산 도착

부산

11:45

14:41

2:56

3:15

48,100

 

목포

10:40

14:01

3:21

4:20

40,700

용산 도착

포항

09:35

13:39

4:04

5:25

41,300

동대구 환승

  서울까지 가는 물리적 거리는 부산과 목포가 포항보다 멀지만, 시간 거리에서는 포항이 가장 멀다. 문제는 포항-동대구 간 열차를 증차하면 시간 거리를 단축할 수 있음에도 이번 6.1 개편에서는 오히려 기존 운행 횟수를 줄인 것이다. 포항에서는 오후 3시 회의에 참석하려면 적어도 6시간 이전에 나서야 하도록 되어 있다. 대구까지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인데도 기차를 이용하려면 무려 3시간 차이가 나는 불합리한 구조로 되어 있기에 기차 승객은 갈수록 줄어들게 되어 있다.

  따라서 시간을 맞추려면 포항에서는 비행기나 고속버스를 타고 가야만 하던가, 다른 지역보다 훨씬 일찍 출발해야 한다. 게다가 회의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포항은 훨씬 더 불리하다. 저녁을 먹고 막차를 탈 여유를 생각해보자. 회의 종료를 6시로 잡은 경우를 가정하자.

 

출발 시간

도착 시간

회의 종료후 여유 시간

비고

대구

22:10

00:49

4:10

 

광주

21:20

00:19

3:20

용산 승차

부산

22:00

00:52

4:00

 

목포

20:30

23:37

2:30

용산 승차

포항

18:30

22:25

0:30

동대구 환승

  포항은 회의 마친 후 가방을 챙기고 악수하면서 저녁은 물론 뒷풀이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기차를 타러 가야한다. 목포는 저녁을 먹고 떠나야 하지만, 대구나 부산에서 온 참가자는 뒷풀이에서 술 한잔 하고 나머지 사람을 다 보내고 귀가할 수 있다. 포항〈목포〈광주〈부산〈대구 순으로 여유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일어나는 사회 생활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실로 엄청나지 않을 수 없다.


■ 포항과 부산 사이

  포항과 부전(부산) 사이 열차는 50%나 줄였다. 6월 1일 전만 하더라도 포항과 부산은 기차로 출퇴근 할 수 있었지만, 현재로는 불가능하게 되었다.

  변경 내용을 보자.

▶포항->부전

2007. 5.31까지

2007년 6.1일부터

비고

종류

포항 출발

부전 도착

종류

포항 출발

부전 도착

 

무궁화

05:00

07:54

무궁화

05:40

08:34

 

무궁화

09:00

11:34

무궁화

15:00

17:44

 

무궁화

11:00

13:36

 

 

 

없어짐

무궁화

19:30

22:23

 

 

 

없어짐

▶부전->포항

2007. 5.31까지

2007년 6.1일부터

비고

종류

부전 출발

포항 도착

종류

부전 출발

포항 도착

 

무궁화

05:05

07:47

무궁화

11:15

13:57

 

무궁화

07:00

09:36

무궁화

18:50

21:45

 

무궁화

15:00

17:35

 

 

 

없어짐

무궁화

18:50

21:44

 

 

 

없어짐

  코레일로 불러달라는 철도공사는 포항이나 동해안 지역 주민들이 다른 지역보다 차별받지 말아야 하는 최소한 권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오로지 회사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다. 포항시는 코레일의 이런 행태에 대해 비판하고 개선을 요구해야지 장밋빛 환상에 포항 시민의 눈을 멀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포항 시민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갈수록 축소되는 철도 운행 횟수나 적절한 시간 배치이지 KTX 유치가 아니다. 진정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 체계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포항은 갈수록 사람 살기에 불편한 도시, 살고 싶지 않은 도시가 될 것이다. 맹목적인 KTX 포항 유치 운동에 우려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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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포항유치보다 더 필요한 것

 KTX보다 통근열차를


  포항에 KTX 열차를 유치하자는 서명지가 직장에 돈다. 박승호 포항시장이 나서고 본격적으로 KTX 포항유치위원회까지 만들어진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KTX 가 연결되지 않아 실질적으로 서울에서 가장 먼 도시가 되어버린 포항시민의 입장에선 KTX 노선이 연결된다면 현재보다 1시간 이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기에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KTX 유치보다 더 필요한 것은 서민의 발인 무궁화호와 통근열차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철도공사는 2007년 6월 1일부터 철도운행 시간을 변경하면서 동대구에서 포항으로 오가는 통근 열차 6편을 3편으로 줄이고 무궁화호도 5편에서 4편으로 줄이기로 하였다. 이제 따라 새벽 5시 20분 동대구에서 포항으로 떠나는 통근 열차는 아예 없어지게 된다. 이 통근 열차는 대구 방면에서 포항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은 물론, 경주권에서 포항역 주변에서 열리는 새벽 시장에 신선한 야채와 농작물을 내다팔기 위해 보따리를 들고 타는 농촌의 할머니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통근열차를 없애므로 새벽 시장은 점차 활기를 잃게 될 것임에 분명하다. 물론 첫차가 없어지므로 대구에서 포항까지 기차를 이용해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기차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동대구에서 5시 20분에 출발하는 기차는 포항에 7시 24분에 도착하여 실제적으로 대구-포항간 통근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6월 1일부터는 06:05에 출발하는 유일한 통근 열차를 이용하면 포항에는 8시 11분에 도착한다. 직장에 따라서 포항역에 7시 30분경에는 도착해야 다시 다른 교통 수단을 이용해서 직장에 출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열차는 더 이상 통근 기능을 하지 못한다.


  포항-동대구간 요금을 비교해보자. 통근열차 2,700원, 무궁화호 6,400원, 새마을호 9,300원이다. 대구-포항간 시외버스 요금은 6,000-6,600원이다. 동대구에서 포항까지 이어지는 대구선과 동해남부선은 선로가 하나밖에 없는 단선이기에 통근열차나 새마을호나 소요 시간은 별 차이 나지 않는다. 새마을호가 1시간 45분대에 가지만 여러 역을 정차하는 통근열차도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새마을호 요금은 통근열차 요금의 3배 이상 든다. 직선 거리도 70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대구와 포항 사이는 실제로 통근이나 통학이 가능하다. 소요 시간도 1시간 대로 수도권과 비교하면 일상적 거리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통근 열가가 50% 할인을 받는다고 해도 하루 통근 비용으로 무궁화호 이상은 실제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 수도권 광역 전철노선을 생각해보면 쉽게 비교된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전철 요금이 2,500원이다. 천안에서는 서울까지 출퇴근할 수 있지만, 그보다 더 가까운 대구와 포항은 출퇴근하기에는 너무도 힘들고 어렵다. 기차도 없고 비용도 무척 비싸다는 얘기다.


  그러나 만일 KTX가 포항에도 연결된다면 그나마 남은 통근열차나 무궁화는 사라지고 새마을호와 KTX만 남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이철 사장이 취임한 이래 공공 기능을 약화시키고 오로지 수익을 올리기에 급급한 철도공사의 태도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또렷하게 보인다. 동대구와 포항 사이 KTX 요금은 적어도 1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것이다. 통근하기엔 불가능한 요금으로 설령 KTX 가 포항까지 연결된다 하더라도 수요가 많지 않아 적자 구간이 될 것이다. 현재 포항-서울 간 항공 노선도 승객이 적어 하루 4편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생각해보자.


  결국 서민들의 발을 묶고 일부 부유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KTX를 유치하는 셈이 된다. KTX 유치보다 더 시급한 것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한 교통 정책이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동해안 주민들을 위해서는 영천에서 포항으로 바로 연결하는 철도 건설이 필요하고 동해중부선이 빠른 시일 안에 건설되어야 한다. 이렇게 서민을 위한 정책이 실현되지 않으면 포항의 인구 감소 추세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결국 사회 공공성을 강화하지 않고 추진되는 KTX 포항유치운동은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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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서울에서 포항까지 기차타기

 

  12월 17일 일요일, 눈이 많이 온 날이라서 새마을호를 타고 포항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주말 휴식을 마치고 포항으로 내려갈 때, 새마을호를 예약하고 결재까지 마친 뒤에 간혹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23시 09분 영등포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로 변경을 하기도 한다. 포항으로 가기 위해 마지막 기차인 23시 09분에 영등포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타면 동대구역에 새벽 2시 45분에 도착한다. 요금은 19,400원(비즈니스 카드 할인요금은 16,300 원)이다. 동대구에서 포항으로 가는 첫 기차가 05시 20분에 있으므로 3시간 가까이 동대구에서 머물러야 한다. 노숙자들과 함께 대합실에서 앉아서 기다리거나, TV를 보거나, 근처 PC 방을 찾아서 시간을 죽이거나 24시간 영업하는 음식점에 들어가거나 해야 한다. 주로 이용하는 방법은 피씨방에 들어가는 것이다. 동대구-포항을 운행하는 통근열차 요금은 2,700 원. 그렇게 해서 포항에 도착하면 07시 24분 집에 잠시 들러 세수를 하고 출근을 하면 월요일은 하루 종일 약간 멍한 상태로 지내게 된다. 

  하지만, 오늘은 세오녀가 교통상황이 좋지 않는 날은 최대한 일찍 포항으로 내려가는 게 좋겠다고 한다. 영등포에서 17시 49분 출발하는 새마을호를 타면 포항역에 22시 50분 도착한다. 철도 비즈니스 카드로 할인을 받으면 요금은 31,900 원(정상요금은 37,900 원)이다. 이럴 경우 포항에서 잠을 푹 자고 월요일을 개운하게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무궁화호를 이용할 때보다 1만 원 가량이 비용이 더 든다. 

  오늘 까치산 집에서 16시 58에 출발한다. 영등포까지 전철을 이용해서 가면 1시간이면 충분하다. 화곡역에서 1-2호 자리에서 타고 까치산역에 내렸다. 마침 17시 04분에 출발예정인 전철이 들어온다. 전철은 예정보다 1분 늦게 다시 신도림으로 출발한다. 2-2호 출입구 옆에 앉았다가 신도림에서 내린다. 신도림에서는 8-3 출입구 쪽에 가서 북의정부나 청량리 방향 전철을 기다린다. 환승역인 신도림은 항상 북적댄다. 사람도 많지만 간판을 건 가판과 상점들이 역구내에 자리 잡아 더욱 혼잡하다. 공공시설을 상업화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신도림역에는 심지어 오뎅을 파는 가게도 있다. 물론 오뎅을 팔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지만, 내게는 이런 판매대가 공공성보다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의 한 모습처럼 보인다.

  지하를 운행하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도림에 내려서 1호선으로 갈아타려면 지상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면 방향 감각을 잃게 된다. 특히 남북 방향이 반대로 느껴진다. 나만 그런 것인가 다른 사람은 어떤지 궁금하다.

  17시 24분 영등포역에 도착하였다. 계단을 올라가서 역사 건물 안에 들어서니 다른 날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이 보인다. 한쪽에서 노숙자들이 싸우고 있고, 사람들이 빙 둘러서서 구경하고 있다. 무전기를 든 사복경찰 한 명과 정복을 한 철도 공안이 싸움을 말리고 있다. 수백 명은 넘는 사람들 속에서 경찰과 공안의 모습이 역부족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등포 역사는 시장바닥만큼이나 혼잡스럽다. 노숙자들이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쓰러져 자고 있고, 한 무리는 일찌감치 술판을 벌이고 있다. 금연 구역도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운다. 하지만, 그들을 아무도 단속하거나 제지하지 않는다. 기차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승객들은 그저 불안하게 쳐다볼 뿐이다. 하긴, 노숙자들도 웬만해선 일반인들에게 직접 시비를 걸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런 풍경이 썩 좋은 모습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철도공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인원을 줄일 것이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인력을 더 충원해야 한다.

  11월부터 바뀐 철도운행시간에 따르면 17시 49분 출발하는 새마을호 열차는 17시 45분 새마을호가 출발한 뒤에 개찰하게 된다. 개찰 시간이 20여 분 남아서 신길동 쪽으로 나가 수퍼마켓에 들린다. 캔맥주 500ml 가 1,800 원 밖에 하지 않는다. 열차 안에서는 330ml 가 1,800 원이다. 오징어도 한 마리에 2,000 원으로 역시 철도유통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1,000 원 이상 싸다. 내킨 김에 파도 한단 900 원에 산다.

  수퍼에서 맥주를 사면서 90년대 초반 흥해에서 살 때 생각이 난다. 당시 포항 시내에서 술을 먹고 택시를 타고 흥해로 가려면 8km 정도밖에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포항시를 벗어나 영일군으로 간다고 해서 당시에도 5,000 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만 했다. 미터기로 하면 2,000 원 밖에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왕복요금을 받았다. 물론 길은 포장되어 있어 10 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택시요금으로 기사들과 많이 싸우기도 했다. 부당한 시외요금과 할증료 정책에 대한 불만이었고, 실질적으로 기사들과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지나면서 나는 택시 대신에 버스와 자전거를 다시 타게 되었다. 직장인들은 자가용 승용차를 사는 것으로 택시 기사들과의 부딪힘을 피해갔다. 당시 내가 절실하게 주장한 것이 포항에서 멈춘 동해중부선의 복원이었다. 지금도 포항에서 흥해로 가는 철길이 남아 있고 조금만 손을 보면 흥해를 거쳐 청하와 영덕까지 운행이 가능한 상태다. 이 철길을 활용한다면 흥해 지역 주민들은 택시 대신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현실화되기엔 요원하다. 아마 민주노동당이 집권을 할 즈음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승용차 위주의 정책에서 사람과 자전거와 기차를 중시하는 교통 정책이 필요하다.

  요즘 가끔 택시를 타게 되면 기사들은 누구나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 90년대 초반에 택시 기사들은 경기가 좋았던 것일까? 그 ‘경기’라는 것이 시민들의 부당한 요금 부담으로 얻어진 것이어서는 안 된다. 자전거 타기와 자가용 소유로 바뀐 세상에 택시 업계는 불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기차 안에서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철도유통>도 요즘 ‘경기’가 좋지 않는 것 같다. 왜 경기가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선 기차가 빨라졌기에 운행할 동안 배고플 시간이 없기에 잘 사먹지 않는다. 게다가 열차 승무원들이 수시로 폭력적인 방송으로 “대화는 조용히 하시고, 남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삼가 달라. 쓰레기는 객실 밖 휴지통에 넣어라”고 경고를 한다. 다르게 말하면 옆 사람과 얘기 하지 말고 조용히 꼼짝하지 말고 앉아 있다가 목적지에 내리라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행위는 반드시 생존만을 위해서는 아니다. 대화와 교제를 위해 함께 먹고 마시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 나라 기차안 풍속도는 이런 방송으로 인해 사람 사이 대화는 단절이 되고 당연히 철도유통 판매 실적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게다가 포항-동대구를 운행하는 통근열차와 무궁화호에는 아예 철도유통 판매승무원이 타지도 않는다. 동대구-서울을 운행하는 KTX 는 1시간 40분밖에 되지 않지만 철도유통 판매승무원이 있다. 포항-동대구를 운행하는 통근열차는 2시간 이상 걸리지만, 물조차 사먹을 방법이 없다. 물론 무궁화호에도 판매승무원이 승차하지 않는다.

   

  기차는 동대구역에 8분 늦게 도착한다. 이 새마을호가 지금까지 정시에 도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다행히 동대구부터 포항까지는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서, 포항역에는 예정보다 5분 정도 늦었다. 역 앞에 세워둔 자전거를 타고 집에 들어오니 23시 08분으로 서울에서 나선 지 6시간 10분 걸렸다. 새마을호를 이용하면 어제 KTX를 환승하여 상경할 때보다는 1시간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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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 전철 노선이 성공하려면

 

2006년 12월 15일부터 KTX 광명역에 전철이 연결된다고 한다. 새로운 전철이 운행된다고 하니 호기심을 유발시켜 광명역을 이용해보기로 하였다. 12월 16일 상경하는 기차목적지를 서울역이 아닌 광명역으로 잡았다. 포항에서 13:00 출발하는 무궁화호와 동대구에서 연결되는 KTX 기차는 14:52 출발하여 광명역에는 16:20 도착예정이다. 소요시간은 68분이다. 서울역 도착 시간 16:38분과 비교하면 18분 빠르다. 하지만 동대구역에서 1분 지연 출발하다가 대전 부근에서 다시 지체하던 KTX는 결국 광명역에는 9분 늦게 도착하였다. 바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서 서쪽 방면으로 가면 전철을 탈 수 있다. 전광판에 용산행 전철 시간이 나오고 있다. 16:55, 17:30, 18:02 순서다. 시계를 보니 현재 16:30분으로 25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안내판을 보니 광명에서 화곡까지 전철 요금은 1,100원이다.

  전철이 들어와서 개찰구를 통해 들어가니 시간표가 적혀 있다. 그것을 수첩에 일일이 옮겨 적고 있는데, 승무원이 지나가다 종합안내소에 가면 시간표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다시 개찰구 밖으로 나갈 시간이 부족하여 다음에 받기로 한다. 혹시 인터넷에 자세한 시간표가 있는지 나중에 확인해 보면 되겠다.

  출발 시간이 되어도 전철은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뒤에 방송이 나온다.


  “운전 대기 관계로 출발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곧 출발하겠습니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보다 10분 늦게 17:05에 전철을 출발하였다. 아마도 KTX 기차와 같은 선로를 쓰고 있기에, 토요일 연속 지체된 KTX 운행 스케줄로 인해 전철 출발 시간을 제대로 맞추기 어려운 모양이다. 만일 내가 동대구에서 탄 KTX가 정시에 도착했더라면 16:20분이고 광명에서 16:24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탈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이미 40분 지연 시간이 생기고 있다.

  광명-용산 전철이 서울 남부나 경기서부 주민 편의를 위한 것이라면 이런 지연이 없어야 한다. 15일부터 개통된 이 노선에 대한 정보가 휴대폰 지하철노선도에 반영되는가를 알고 싶어 KTF 휴대폰 노선도를 켜보니 아직 광명역은 나오지 않는다.

  화곡역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광명역-서울역 KTX 가 18 분 걸리므로,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서울역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시간을 잘 지킬 수도 있을 것 같다. 홍보가 아직 덜 된 탓인지 전철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전철에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전원 설비를 하면 어떨까? 장소는 출입문 바로 옆자리에 충분히 마련해도 괜찮겠다. 

  17:10 오분 만에 시흥역에 도착하였다. 일반적 전철역 사이 운행시간보다 훨씬 길다. 그런데, 이 열차는 시흥부터 용산까지 국철 1호선 구간을 달리게 된다. 하지만, 시흥-용산을 다니는 경우는 별로 없기에, 차라리 광명-시흥만을 왕복하는 형식으로 하면 어떨까? 또는 노선을 신설하여 광명-시흥-대림까지 왕복하여 배차 간격을 10분 이내로 줄이면 지금보다는 더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시흥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대림에서 2호선과 7호선으로 연결이 되기에 이용자들의 편의성이 좋아지게 된다. 


  화곡역으로 가려면 신도림에서 갈아타야 한다. 신도림역에는 17:21에 도착하였다. 신도림에서 내리려면 차량 진행방향에서 뒤쪽 7-2 출입문으로 타는 게 좋다. 그래야 지하철 2호선 연결통로와 가깝다.

  신도림-까치산 2호선 전철은 17:29에 연결이 된다. 까치산까지 타서 5호선 방화 방향으로 가려면 열차 진행방향 제일 앞쪽 1호 칸으로 가는 게 시간을 절약한다. 17:40에 까치산역에 도착하여 계단을 올라갔다가 다시 반대편으로 내려가서 바로 도착하는 방화행 전철을 탄다. 이때는 1호 칸에 타면 화곡역에서 내릴 때 바로 출구 계단으로 이어지고, 화장실과 가장 가깝다. 17:47 광명역에서 내려 화곡역까지 오는데 이미 한 시간 반 정도 걸린 셈이다. 집에 도착하니 17:48분이다. 포항여중 앞에서 12:40 출발하여 다섯 시간 만에 서울에 도착하였다.

  결국 경부선을 이용하여 상경하는 경우 서울 강서 지역에 살 경우 광명역에서 내리나, 서울역까지 가서 전철을 이용하는 경우 시간은 큰 차이가 없고 다만, KTX 요금에서 약간 절약하는 이점이 있을 뿐이다. 할인전 요금으로 보면 동대구-서울 38,600 원이고, 동대구-광명은 36,700 원이다. 광명에서 내리면 1,900 원 싸다. 그보다는 광명-시흥 사이 전철의 배차 간격을 줄여야 이용객이 더 늘게 될 것이다.


<참고자료>

광명->용산 전동차시각표

영등포->광명 전동차시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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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통해 본 정보 격차

  기차를 타면 연합이동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사실 KTX 나 새마을호에서 하는 방송보다 무궁화호나 통근열차에 그것이 더 필요한지 모른다. KTX의 경우 서울-동대구 운행에 겨우 99분이 걸릴 뿐이다. 하지만,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는 근 4시간 가까이 걸린다. 그러면 누가 더 지루할 것인가?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KTX에는 잡지도 있고, 방송도 있다. 새마을호에는 방송만 있다. 표로 정리해보자.

구분

KTX

새마을호

무궁화

통근열차

예매

×

방송

×

×

잡지

×

×

×

철도유통

×

자판기

×

×

×

노트북석

×

×

노트북석 예약

해당없음

×

해당없음


  정보격차를 더 심하게 하는 현재 철도공사의 정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진 자는 더 많은 정보와 서비스를 받게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소외되고 무시되는 현실이 2006년 노무현 정권의 이철 사장이 있는 한국철도공사의 운영 철학이다.

  나는 통근열차와 무궁화열차에 무료 잡지가 비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서울 지하철에는 무료 신문이 넘쳐나서 쓰레기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말 정보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 새마을호 비치 잡지로 레일로드가 있었다. KTX 에 비치하는 잡지가 나온 이후 2006년 7월을 마지막으로 레일로드는 폐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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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표 분실

 

  지난 번에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친 기차표를 막상 끊으려고 하니, 예약하거나 결제한 적이 없다고 하니 미칠 지경이었다. 분명히 전산 오류임에 분명하기에, 고객 센터에 메일로 문의를 해 놓은 상태다. 두 번 답장을 받았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하여 다시 고객 센터에 전화를해야 한다.

  그런 경험이 있고나서 이제는 결제한 미리 표를 다 끊었다. 그런데 11월 29일 영등포에서 동대구로 가려고 이미 끊은 표를 찾아보니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역에 물어보니 다시 끊어야 한단다. 400원의 요금을 내면 재발급해준다. 물론 결제도 다시 해야 한다. 그 이후 도착역에서 금액을 환불 받으라고 한다.

  본인이 증명되면 표를 끊었다는 확인서가 있으면 될까 싶어 확인서를 요구했더니, 그것은 안 된다고 한다.

  철도회원이니까 내가 결제한 상황이 나오고 배정 좌석도 컴퓨터로 확인할 수 있다. 다시 결제하고 기차를 탔다. 새로 받은 표는 ‘분실증명’ 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표다. 그리고 승무원에게 ‘미사용’ 확인 받았다. 승무원은 표에다가 사인과 표시를 해준다. 이 표를 가지고 동대구역에서 내려 매표소에 가서 얘기를 했더니, 400원을 제하고 돌려준다.

  철도회원은 이미 예매한 표를 잃어버렸더라도 이런 제도를 통해 재발급 받지만, 일반인들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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