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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죽음을 기억하라

작년 봄이었다.

중공업 한 하청노동자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와 나이가 같은 친구였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가세가 기울자 그 친구는 급하게 알바하듯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압착 사고로 즉사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나와 나이가 같은 젊은 친구가

어처구니 없이 죽었다는 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그 중공업 근처에 있는

그 친구의 영안실이 있는 병원 근처에 있는

농성장에서 잠을 잔 날

바람이 엄청나게 불던 날

바람에 펄럭이던 천막소리가 엄청 시끄럽던 날

 

꿈이었는지

깨어있었는지

비몽사몽인지

모르겠지만

 

바람은 여전히 미친듯이 불었지만

주변이 조용해지면서

내 옆에서 흐릿하게 한 친구가 서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했다

 

'내 죽음을 기억하라'

'내 죽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사라졌다.

그러자 시끄럽게 펄럭이던 천막소리가 다시 들렸다.

꿈인지 아닌지 알 수 없던 그 날의 기억은

한 동안 지속됐다.

 

갑자기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두렵다.

또 다시 이런 악몽에 시달리기 싫다.

 

살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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