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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하다.

트랙팩님의 [대추리에 평화를 ! 릴레이 선언] 에 관련된 글.

군이 투입됐는데 총도 안쏘니까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 버릴까?

쿠데타로 정권 잡은 것도 아닌데 오죽하면 군을 투입했을까 하고 놈현을 화~악 이해해줘 버릴까?

조선일보하고 대립각 세울 땐 언제고, 요즘은 조중동한테 칭찬 받을 일만 하고 있으니 아무래도 나라의 평안를 위해 살신성인이라도 결심한 것 같다.

 

놈현이 해놓은 게 워낙 없어서(뻘짓한 게 좀 되긴 하지만) 잊혀질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는데 드디어 역사에 기록될 대통령이 되는구나. 축하한다 노무현!

 

* 이걸 트랙백 넘기기가 좀 그렇네요. 대추리에 평화를 기원하는 분들께서 자발적으로 이어가 주세요.^^

 

* 제가 찍은 사진과 글을 올립니다. 별 다른 내용은 없는데 굉장히 기니까 원래 여기 오던 분들 이외에는 클릭을 권하고 싶지 않네요.



특별한 내용은 없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서 보고 들었을 얘기들이고,

그냥 내가 본 대추리 침탈을 얘기한다.

밤 10시쯤에 대추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사실 갈까말까 고민을 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신경쓰였기 때문이다.

큰누나와 막내누나가 자주 대추리에 들어가는 것도 못마땅해 하시는데 나까지...

게다가 아침이면 뉴스에 이곳에서 난리가 났다는 얘기가 나올텐데.

마침 민노당에서 시의원 나오는 분이 대추리에 들어가는데 사진을 좀 찍어줄 수 있냐고 했다.

갈까 고민하던 중 오히려 반가운 부탁이었다.

12시까지 집회를 하고 일단 해산했다. 4시에 다시 모이기로 하고.

이러고 밤을 새운 사람들도 있었고 난 차에 가서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솔직히 불안했다.

이번 선거에 나오는 민노당 후보들.

해가 뜨기 시작했고 난 긴장이 좀 됐다.

누나가 대추 초등학교에 쳐놓고 주말마다 잤던 내 텐트다.

정작 사고 나서 난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없어질 게 확실해서 사진을 찍어 두었다.

경찰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헬기는 철조망을 나르고 있었다.

저 뒤쪽에는 철조망을 칠 군병력이 보인다.

내가 사진 찍어주고 있는 시의원 후보.

충돌없이 대치만 하는 상태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학교 정문 앞

헬기가 낮게 떠 흙바람을 일으키고

빈공간을 막고 침탈에 대비하고 있다.

장기수 김영식 선생님도 만났다.

문무인상을 만든 분이 근래 새로 만든 것이다.

꽤 오랜 폭풍전야 같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침탈이 시작됐다.

뉴스를 보니 경찰 병력만 만천명이 투입됐다고 하는데 역시 역부족이었다.

순식간에 방어벽이 무너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초등학교 건물로 피했고

나머지는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작정하고 들어온 전경 앞에 부상자만 늘어났다.

난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있어서 별일은 없었다.

오히려 경찰과 섞여 다니는 편이었고 , 이러다 경찰 짭새로 보이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덕분에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던진 돌에 몇 번 맞을 뻔 했다.

한참 충돌 중이었을 때는 캠코더로 찍느라 사진은 별로 없다.

그나마 찍은 사진도 얼굴들이 많이 나와 올리기 좀 찜찜하다.

경찰이 내 블로그에 들어올 일도 없겠지만 말이다.

정말 순식간에 경찰은 학교를 접수했다.

그사이 용역들은 시설물들을 철거하고 군인들은 철조망을 쳤다.

부상자들이 계속 나왔다.

이 청년은 계속해서 전경에게 호소했다.

"명령받아 할 수 없이 해야하는  건 알지만 피차 서로 원해서 이러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너무 심하게 할 것 까지는 없잖아요.여러분들은 그나마 보호장비를 하고 있지만......... 이렇게 몰려있는 상태에서 돌던지면 누군가 맞을 수밖에 없어요.................."

건물안으로 들어갔다.

나와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던 방엔 주로 여성들이 있었다.

이렇게 나름대로 힘을 붇돋우려 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울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 새내기는 발언 하던 도중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울먹이고.

건물출입을 경찰이 막지는 않았다.

신입전경이 "건물안에 들어 가는 거 안막습니까?"라고 고참에게 물었더니 고참 왈

"어차피 다 연행할 건데 들어가게 냅둬"

같이 움직였던 샛별씨는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다들 나가야하지 않겠냐고 하더니

정작 본인은 건물에 남았고 그래서 연행됐다.

건물 정문.

열우당의 임종인 의원이 왔다.

주한미군이 차츰 감축할 예정인데 이렇게 넓은 땅을 내주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는 주장을 했단다.

열우당에 그나마 이 정도라도 제정신이 있다는 게 놀랍다.

그네, 미끄럼틀 같은 시설물들이 모두 철거됐다.

왜 나무까지 뽑았는지 모르겠다.

뛰어 내릴 것에 대비해 매트리스를 깔고.

국가 인권위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이들이 있어 경찰이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걸 막은 면도 없진 않겠으나

"현 정권은 최소한 이런 거라도 해"라는 선전용 들러리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결국 진압이 시작됐고

건물안으로 경찰이 들어갔다

경찰진압이 시작되자 건물안에서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던 목소리들이 떨리기 시작했는데 정말 듣기 힘들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하나둘씩 끌려 나왔다.

저항하는 이들은 이렇게 들려나왔고.

이 전경은 끌고 나오면서 학생을 자꾸 때려 어떤 분의 항의를 받고 있다.

남자들은 거의 다 끌려나온 듯 했고, 이번엔 몇배나 많은 여자들 차례다.

여경들이 투입됐고

이 사람들은 여자 용역 같다.

여자분들은 심하게 저항하는 분들이 많았다.

여경 중 한명이 연행하다가 얼굴이 긁혔는지 무척 짜증을 내고 있었다.

전경이야 군인으로 끌려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러고 있지만

스스로 이 직업을 선택한 사람들은 이럴 때 참 엿같은 면이 있다.

늘상은 아니지만 때에 따라선 이렇게 권력의 개 노릇을 해야하니 말이다.

경찰될 때 이러고 싶었을 것 같진 않은데...

푸른영상의 일건씨가 찍고 있다.

13일에 '대추리 전쟁'을 극장에서 상영하는데 이번 일 때문에 편집을 다시해야하지 않을까?

평화로운 대추리?

민노당의 천영세, 열우당의 임종인 의원이 문정현 신부등과 옥상에 있다.

밖에선 연행되는 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이들이 따로 집회를 했다.

화가난 할머니께서 지팡이로 사용하시는 막대를 휘둘렀다.

"미국놈들 앞잽이 노릇 하니까 좋아? 니들 말고 노무현이 데리고 와"

전경중 고참이 쫄따구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른신들에게 말대답 하지 마라. 때리면 맞아라"

동네 어르신들이 앉아서 울분을 토하고 있던 장소를 경찰들이 차츰 밀고 들어오기 시작해서 몸싸움이 있었다.

"아니, 노인네들 이러고 있는 꼴도 못보겠다고 우릴 밀어내냐?"

(맨 오른쪽은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막내누나였다. )

대추리를 파괴하는 그림의 포크레인 기사가 노무현이다.

진짜로 포크레인은 대추 초등학교를 무너뜨리고 있었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자식새끼들 공부 시키려고... 저게 어떻게 해서 지은 건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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