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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발생

알엠님의 [마음] 에 관련된 글.

초등학교 1학년 조카는 엄마 아빠가 모두 일하기 때문에

낮시간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

어느날 엄마의 핸폰으로 전화가 왔단다. 울면서

 

"엄마,  불났나봐"

- 무슨 일이야?

"아파트 관리실에서 방송하는데 불났으니까 대피하래"

- 용현아,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으로 내려가서 밖으로 나가"

 

용현이는 14층에 살고 있다.



사건의 진상은 이렇다.

아파트 차원에서 소방 방재 훈련을 한 것이다.

실제 훈련을 하기 전에도 여러번 안내방송을 내보냈다고 한다.

근데 솔직히 아파트 관리실에서 안내방송하는 거 열심히 듣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나?

게다가 말이 초등학생이지 사실 유치원 졸업한 지 얼마 안된 초딩 신입생 조카에겐

"소방 방재훈련'이란 말은 뭔 말인지 잘 모르겠고

"화재가 났으니 긴급히 대피하기 바랍니다"라는 말만 확실히 알아들었던 것이다.

 

진짜 불이 났는 줄 알았던 어린 조카는 엄마아빠도 없이 혼자 공포에 떨었나 보다.

한편으론 웃기면서도 마음고생을 했을 녀석 생각하면 무척 안스럽다.

 

소방방재훈련을 하는 것이야 무슨 잘못이겠는가.

하지만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부모 모두 낮시간엔 없는 가정이 적지 않을텐데 아파트 관리실측의 섬세함이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혹시 의례 아줌마들은 낮에 집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나???

 

 

 

*  꼬리 1

이 얘길 하다보니 얼마전 뉴스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1학년 아이의 뺨을 때리는 동영상 본 게 생각난다. 초등학교 1학년, 정말 조그마한 녀석들이다.

세상이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려주려고 하셨나?

 

* 꼬리 2

체벌 얘기가 나오니 어제 잠깐 100분토론에서 신해철이 한 얘기 한토막.

학교에서 선생이 학생을 심하게 때렸는데 그걸 학생중 한명이 휴대폰을 이용해 동영상으로 찍었나 보다. 그걸 인터넷에 올렸다고 했는지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학교의 문제 해결 방식이 압권이다.

 

학교에 휴대폰을 못갖고 오게 한 것!

교사폭력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다니, 대단한 내공이고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다.

 

* 꼬리 3

이글을 올리고 나서 조카 녀석이 오늘 다녀갔다. 그래서 오늘 찍은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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