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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르?

이름은 들어봤었다. 아니 '운동선수'인 것 같다의 느낌 정도는 있었다.

치토스라는 아뒤를 가진 친구가 있는데 어제 전화가 왔다.

 

"형! 한 삼일 정도 시간 낼 수 있어요? 효도르 사진 찍을 사람이 필요한데"

 

엥? 효도르?

난 이 친구가 아직도 보험회사에 다니는 줄 알았는데 광고회사로 직장을 옮겼단다.

그래서 지난 번에 신발 사진도 찍어달라고 했던 거였군!

 

자기네 광고주가 이번에 효도르와 계약을 하고 같이 일정을 잡아서 움직이는데 나보고

효도르를 쫓아 다니면서 스냅사진을 찍어 달라는 거였다.

 

"형, 얼마 정도 주면 되요? 시간이 되면 5일동안 하면 더 좋겠는데...

기자들도 사진을 찍겠지만 기자들한테 사진 얻는 게 더 어렵고,

인터넷에서 사진 찍을 사람을 구할 수는 있지만 실력이 검증되지 않아서...

형 사진은 내가 계속 봤잖아. 그정도면 되거든"

 

 

한시간 안에 답을 주기로 하고 머리를 사정없이 굴렸다.

일단 나의 주된 밥벌이인 과외가 마음에 걸렸다.

하루이틀 정도야 어케 조정을 해보겠지만 3일에서 5일 정도면 조정하는 게 쉽지가 않다.

애들하고의 신의 문제인데 내맘대로 할 순...

청년회 사진반 모임도 마음에 걸렸다.

매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제 2주에 한번인데 빠지기가...

그러고 보니 금토는 청년회 간부 수련회

일요일엔 사진 찍어줘야하는 결혼식

 

사진찍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물론 있었다.

하루 종일 쫓아다니며 찍으려면 메모리와 배터리를 더 사야하나?

행여 크게 확대할 일이라도 있으면 D50의 600만 화소로는 무리인데...

행사를 주관하는 쪽에서 보내는 거라 위치는 가장 앞자리 가장 좋은 곳으로 제공된다고 하긴 하는데

기자들도 쫓아 다닐거고 그들과 섞여서...

나의 헝그리 렌즈들로는 좀 민망하지 않을까?

장비가 민망해도 사진으로 승부를 걸면 되지만 내 실력이 그렇지가 못한데... 

 

글구 한다고 하면 일당 얼마를 불러야 하지???

돈받고 사진 찍어준 적이 없어서리...

 

알고보니 효도르는 격투기 세계챔피언이었고 내가 격투기를 좋아했다면 이것 저것 떠나서 혹했을 것도 같다.

그러나 여러가지 여건상 발목잡는게 너무 많아서 깨끗하게 포기했다.

하루 이틀이면 경험도 쌓을 겸 어케 무리를 해봤을텐데... 아깝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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