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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과 공각기동대

이름 같은 것을 잘 못외우는 나도 한 번 들으면 까먹지 않을 이름 '애기똥풀'

줄기를 자르면 애기똥처럼 노란 수액이 나온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왼쪽은 아직 꽃이 피어있는 것이고, 오른쪽은 꽃가루받이(수분)가 끝나 꽃잎이 다 떨어지고 씨가 맺힌 것이다.

 


애기똥풀은 잎도 앙증맞다.

 

줄기를 자르면 이렇다.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변해 조금씩 진해진다. 처음 잘랐을 때는 정말 아기의 황금똥 같다.

 


암술과 수술이 완전히 달라 쉽게 구분이 간다.


수술만 하나 떼어냈는데 더 이상 확대가 안돼 수술머리에 붙어 있는 꽃가루는 잘 안보이고, 옆에 하나 떨어진 것이 보인다.

 

암술머리를 확대한 것인데 원래 노란색이 섞여 있는 것인지 노란 꽃가루가 붙은 것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암술대를 갈라 보면 이렇게 씨앗이 맺혀있다.

 

 이렇게 씨앗이 많이 들어있으니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나보다.

 



애기똥풀은 자가 수분을 하기도 한다. 자가 수분이란 한 그루 안에서 자신의 꽃가루를 자신의 암술머리에 붙이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근친교배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근친교배는 유전적 다양성을 줄이게 되므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근친교배로 인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서는 곤충이나 다른 도움 없이도 어떻게든 꽃가루받이를 해야겠다는 애기똥풀의 전략인 것 같다.

 

제목을 '애기똥풀과 공각기동대'로 적어 놓고 좀 고민을 했다. 무슨 낚시글도 아닌데 너무 생뚱맞은 것 같아서 말이다. 근데 애기똥풀의 자가 수분을 생각하면 공각기동대가 떠오른다. 공각기동대의 대부분 등장인물들은 뇌 이외의 부분이 거의 기계이다. 그래서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갖고있다. 


그런데 그 조직 속에 토구사라는 인물이 있다. 몸도 거의 인간 그대로이고 가족도 있다. 바꿔말하면 특수임무를 수행하기엔 많이 모자란다는 뜻이다. 토구사가 구사나기 소좌에게 이런 능력밖에 안되는 자기를 왜 뽑았냐고 묻는데 구사나기 소좌가 이렇게 말한다.(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대사가 딱 이렇다는 것은 아니고 대략 이런 맥락의 말을 했다는 거다.)  "우린 다 비슷한데, 넌 거의 인간이고 우리랑 많이 다르다. 모두 똑같으면 절멸하기 쉽다."

 

 

모든 생명체의 첫째 목표는 생존이다. 자손을 퍼뜨리고자 하는 것도 일종의 생존인 것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서는 유전자의 다양성이 중요하다. 다양하지 못한 유전자는 조금만 환경이 바뀌어도 멸종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쩌자고 온 국민을 획일화시키지 못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모두가 한쪽으로만 가도록 강요하는 사회, 남들과 좀 다르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난리 법석인 사회다.

남들과 좀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또라이'거나 '잘난척 하는 놈'이거나 '열등감 있는 놈'이거나 '튈려고 발악하는 놈'이거나... 하여튼 어떻게든 따시키고 자신들만이 '정상인'들인양 스스로 가두고 스스로 안도하며 사는 이 사회.

대충 포기하고 나니 별로 숨막히지도 않지만, 우리 토란이가 커서 그 환경에 살 생각하면 암담하기도 하다. 아빠가 너무 비주류스럽다고 토란이가 싫어하면 어떻게하지??? 한 대 때려줄까? ^^;;

 

 

PS: 요즘 선덕여왕이란 드라마를 한다. 고등학교 때 국사 선생님이 신라의 성골, 진골을 설명하면서 '성골은 성스러운 뼈다귀, 진골은 진짜 뼈다귀'란 뜻이라 했다. 그 때는 성스러운 뼈다귀 신분을 지키고자 가까운 친척끼리도 혼인을 시켰다는 설명과 함께.

애기똥풀은 어떻게든 자손을 남기고자 근친교배를 하고, 성스러운  뼈다귀들은 행여나 자신들의  권력을 빼앗길까 걱정하여  성스러운 뼈다귀들끼리 근친교배를 하고...

드라마가 무슨 헐리웃 영화처럼 흘러가는 듯하여 투덜거리면서도 이요원 기다리며 보고 있는데 오늘도 이요원은 안나왔다.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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