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하나 마나 한 얘기

- 열심히 산다는 것

 

'열심히 살자'는 것 만큼이나 이젠 '게으르게 살자'거나 '느리게 살자'는 얘기도 일부에서나마 받아들여지는 얘기라 지금 내가 하는 말들은 정말 하나마나한 얘기가 될 것 같기는 하다. 근데 까짓 것 그러면 또 어떠랴. 누구에게 하고 싶은 얘기라기 보단 내 스스로 정리하고 싶은 것인데.

 

20대의 내 모습은 잠자는 시간이 아까운 인간이었다. 그렇다고 잠안자고 열심히 살았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고,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잠안자고 술을 마시거나 책을 읽었던 세월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뭐 별 것도 아닌 것에 참 집착하고 살았던 시절이다.

 

30대의 나는 정 반대로 바뀐다. '자는 게 남는 거다', '피곤하게 열심히 살 필요가 뭐가 있나?' 뭐 이런 거였다. 10대나 20대에는 '죽으면 맨날 잘 건데, 살아있는 동안에 뭐할라고 그렇게 많이 자냐?'였다면 30대의 나는  '그래, 죽어서 어차피 많이 잘거니까 지금부터 그런다고  뭐 큰일이라도 나나?' 이런 거였다.

 

사실 게으르다는 건 우파나 좌파나 어느 정도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있다. 우파는 그렇다치고 좌파들도 게으름은 그다지 용납되는 분위기는 아니다. 열심히 조직하고, 열심히 학습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하여간 열심히...

 

근데 사실 '열심히'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이명박이 열심히 살지 않아서 싫어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우리나라 사람 그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았던 것 같고, 대통령이 되서도 열심히 4대강 사업하고, 열심히 원자력 발전소 수출하려고 노력하고, 공기업 열심히 민영화 시키려 하고...

 

내가 노사모 활동을 하고 내 손으로 노무현을 찍었으면서도 거의 당선 직후부터 노무현을 비판하며 그 당시 열심히 선거운동 했던 노사모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가 됐던 것도 노무현이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노무현은 정말 자기 딴에는 죽을 힘을 다 해 열심히 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어떻게 열심히 했는가가 중요하다. 로스쿨이 왜 개혁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데 어쨌든 그게 개혁이라고 무지 열심히 밀어부쳤다. FTA는 또 얼마나 열심히 밀어부쳤는가? 비정규직 보호법은 또 어떻고. 반면에 국가보안법 폐지는 그닥 열심히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 노력한 흔적은 보이는 데 정말 간절하게 폐지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는 정말 후한 점수를 주기가 쉽지 않다.

 

 

- 진정성에 대하여

난 노무현의 진정성을 믿는다. 정말로 우리나라가 잘되길 바랬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삼성이 하자는 대로 우리 경제 체제를 변화해야한다고 믿었을 것이다. FTA를 체결해야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잘 살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 것이다.

이건 결국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명박이 4대강 사업하는 것이 '생태계 다 파괴되고 국민 경제 거덜나더라도 토건족 배를 불려야만 해!'라고 생각하며 밀어부쳤겠는가? 명박이 자신은 4대강 사업이 진정으로 일자리도 많이 창출하고 경제도 살릴 것이라는 '진정성' 있는 믿음으로 밀어부쳤을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시작한 건 나의 현시점과 미래에 대해 정리해볼 요량이었는데 술을 먹기도 하고,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하여 자꾸 횡설수설의 조짐이 많으니 일단 그만둬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