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코로나 이후?
- 무위
- 2020
-
- 다큐를 봤다.
- 무위
- 2019
-
- 입학 상담?
- 무위
- 2019
-
- 나는 왜 요즘 글을 안쓸까?
- 무위
- 2018
-
- 벌써 자식 덕을...(1)
- 무위
- 2018
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작년 봄쯤에 다른 게시판에 썼던 글이다.
사람이름 하나를 바꿨다. (괜히)
원래 이어서 쓰려고 했던 글을 쓰게 되려나?
------------------------------------------------------------------
청주에서 새벽녘까지 술을 먹다가 우연히 고양이 얘기가 나왔고 미영씨와 언쟁이 있었습니다. 사실 미영씨 입장에서는 황당했겠죠. "고양이를 무서워한다"라는 말 한마디 갖고 저에게 봉변을 당했으니 말입니다. 술을 안먹고 얘기했으면 그 지경까지는 안갔겠죠? 최소한 내가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오는 일까지는 없었을 것 같네요. 남아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지금 다시 생각해도 너무 미안하고 쪽팔리는 일이네요.
미안함에도 불구하고 사과의 글을 안 쓴 것은 제가 말한 방식이나 취한 행동은 백 번 사죄해야 마땅한데, 제가 말하고자한 내용에 대해서는 글쎄요,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 같아서요.
기껏 미안하다고 해놓고는 "그런데 말이에요..."하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하게되면 당연히 제대로 된 사과가 안되겠죠. "미안하다고 해놓고는 지가 하고 싶은 말만 또 떠든다"라고 욕먹기 딱 좋죠. 우롱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고요. 그래서 최소한 내 아뒤를 보고 짜증이 나지 않도록 글쓰기를 안했습니다. 하여튼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자, 이젠 욕을 먹더라도 얘기를 해야할 차례인 것 같네요. 앞으로 할 얘기 때문에 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정말로 제 사과는 진심입이다. 욕먹게되면 욕먹어야겠지만요.
사건?의 내용은 단순합니다. 미영씨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는데 내가 "그건 말도 안된다"고 계속 공격했습니다.
아니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말했는데 그게 말이 안된다고 했으니 정말 또라이 같지 않습니까? 고양이를 좋아하고 안좋아하고 하는 "기호"의 문제를 말했는데 나는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핏발을 올렸으니.
게다가 "아니, 그냥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 갖고 왜 그래요?"라는 미영씨의 말에 저는 "그건 기호나 다양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 박근혜 좋아하는 것도 다양성으로 인정해줘야 하나?"면서 색깔론^^ 공세까지 폈습니다. 제가 정말 잘못했죠? 네, 잘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과하는 겁니다.
이제부터 제가 왜 그런 꼴통짓을 했는지 해명이던 변명이던 궤변이던, 하여튼 해보겠습니다. 술 안먹고 차근차근 얘기했다고 해도 제가 이런 내용으로 남을 설득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20세 넘은 성인의 생각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이 글도 내가 쓸 필요가 있나 싶기도 하네요. 어쨌든 갑니다.
그 전 잠잘 때 나비의 자리는 여기였다.
내가 일어나도 나비는 안일어나고 이렇게 옆에서
전혀 냥이답지 않은 자세로 퍼질러 자고 있었다.
이눔이 점점 제 영역을 넓히는 바람에(잠자는 자세가 점점 길어지는 바람에)
난 자면서 뒤척이다 요밖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나비쪽으로 뒤척일 순 없으니)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자 이블위에 올라오지도 않고, 어제부터는 나도 이블을 깔지 않는다.
나비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예전부터 쓰던 박스
-박스 뒤에 난 구멍은 이 블로그 대문에 걸려있는 나비사진의 그 구멍. 박스 엎어놓고 장난치는 용도로 뚫어놨다.
박스에 머리를 쳐박아 네모난 고양이가 되기도 하고
가끔은 이렇게 밖으로 몸을 뺀다.
나비 때문에 듀오백 안방마님 안쓴지 꽤 된다.
여름 나는데 도움이 되라고 거금을 들여 사준 등나무 하우스 새집에 처음 이틀 정도는 잘 들어갔다.
그래도 박스를 치우진 않았는데, 요즘엔 아예 안들어가고 박스에만 들어간다.
나비도 큰 평수가 좋은가?
오전 10시 정도까지는 주로 여기나
여기가 나비의 자리다.(여긴 어디게?)
짐정리 하느라 박스하나 갖다 놓으면
어김없이 들어가 본다. (입엔 박스 뜯어 문 쪼가리)
드물긴 하지만 피아노 위에도 올라간다.
상펴놓으면 거기서 퍼지른다.
하지만 위 자리들은 한낮에 있기에는 너무나 덥다.
이곳이다. (무슨 노숙자같은 폼이다.)
어렸을 때는 이런 바닥을 도끼다시라는 일본말로 불렀다.
우리말로는 뭔지 모르겠다.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바닥과의 접촉면적을 최대로 하는 것이 관건이다.
조금 나을까해서 물걸레로 하루 두세 번 닦아주기는 하는데
옥상 바로 아래인 3층 내방은 정말 덥다.
나비가 한 번 아픈 후로는 나비가 더위라도 먹을까 노심초사다.
저런 모피코트 입고 여름에 얼마나 더울까?
에어콘을 놓을까 잠깐 고민도 해봤는데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서... (글구 너무 비싸다.)
일란성이고 어렸을 때는 꽤 많이 닮았었기에
흔히들 쌍둥이하면 떠오를만한 일들을 많이 겪었고
다 커서도 쌍둥이하면 대개 나올 법한 질문들을 듣곤했다.
"쌍둥이는 정말 텔레파시가 통하나?"라는 질문이 가장 황당하지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나는 잔병치레 같은 것을 거의 안하고 자랐는데
쌍둥이형은 달랐다.
1년내내 감기를 달고 살기도 했고,
한 쪽 귀는 난청이었고,
알레르기가 아주 심하기도 했다.
새끼를 여럿낳는 동물들이 있다.
그 중 첫번째 나온 녀석을 문열이('이문열'과는 상관 없고 '문을 열고 나온 녀석'이란 뜻)라고 한다.
대부분 가장 허약하다고 한다.
나오자마자 죽기도 하고.
사람에게도 이게 성립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어쨌든 어렸을 때 난
똑같이 나오고도 병을 달고 살았던 형을 보며(형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안스럽기도 했고, 내가 그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다.
차츰 자라면서 잔병치레는 없어졌는데 알레르기는 계속 심한 상태였다.
그러다 대학에 가면서 거짓말 같이 감쪽같이 없어졌고
우린 농담처럼 "술을 하도 많이 먹어서 체질이 변했다"라고 말했다.
둘다 술을 무지하게 좋아했지만 같이 술마신 적은 단 한번도 없다.
몇년 전 형이 술을 끊었으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형과 나는 그렇게 가깝고도 먼 사이다.
분명 친밀함을 느끼면서도 서로 터놓고 무슨 얘기를 한 적은 없다.
반대로 얘기하면 터놓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우린 친밀하다.
나이 먹으면서 서로의 인생관이 너무 달라져 서로 할 얘기가 점점 없어지고는 있지만...
두 번 쓰러져 119에 의해 실려갔고, CT촬영을 했다.
뇌혈관 내부가 파열되서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했다.
터지면 사망할 것이란다.
그래서 오늘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정교한' 수술이긴 하지만 '규모는 작은' 수술이었다.
다리에 있는 정맥을 통해서 뇌혈관에 관을 삽입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어찌하는지 그림이 잘 안그려진다.
수술은 잘됐는데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다.
뇌혈관 때문에 찍은 뇌사진에서 뇌하수체 쪽에 종양이 발견됐다.
병원에선 급한 뇌혈관부터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처리하자고 해서
아직까지는 자세한 얘기를 못들었다.
지난 주 이 얘기를 듣고 작년 아버지 때의 악몽이 떠올랐다.
- 뇌가 좀 부어있다.
- 단순한 염증일 수도 있고 종양일 수도 있다.
- 종양이 의심되는데 양성인지 악성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 그렇게 그렇게 진행되어 갔다.
희망적으로 생각하다가 하나씩 하나씩 무너져 가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뇌하수체 종양은 대부분 양성이라고 한다.
그러니 죽을 일은 없겠지.
근데 안죽기만 한다고 괜찮은 건 아니잖아.
남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종양 크기는 5mm 정도로 아주대에서는 제법 큰편에 속한다고 하는데
아버지 때문에 오늘 성모병원에 가서 물어보니 그정도면 별로 큰 것은 아니라고.
작은 경우는 약으로 해결하고
조금 크면 코속을 째고 들어가 수술하고
더 크면 이마를 절개해서 수술한다고 한다.
아주대에서는 코를 통해서 하기에는 좀 크다고 했다는데
아버지 뇌수술 받을 때의 과정을 생각하면 상상하기도 싫다.
아버지도 뇌종양으로 지금 1년 넘게 침대를 못벗어나고 있는데 형까지...
게다가 뇌종양 중 뇌하수체 종양은 유전이 원인이라는데
형과 나는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똑같은데
내 머리속에서도 지금 자라고 있을까?
알엠님의 [장애인의 성 문제 다룬 '핑크 팰리스' 유감] 에 관련된 글.
원래 제목을 '말많은 핑크팰리스를 나도 봤다' 뭐 이딴 식으로 할 까 했다.
그러다 확인 사살하는 맘으로 기사검색을 했더니 이미 알엠이 위드뉴스에 글을 썼더만.
그 글을 읽고 나니 내가 할 말이 별로 없어졌다.
내가 할 말을 알엠이 많이 하기도 했고, 내가 오해했던 부분을 해명해 주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럼 알엠의 글에 다 동의하나???)
물론 오해인지 사실인지는 감독만이 알고 있는 것들도 있기는 할 게다.
영화는 이틀 전에 봤다.
(대한민국에서 연줄은 역시 좋은 것이여?
지방에 사는 주제에 상영장을 가지 않고도 이 영화를 봤으니.)
어쨌든 이것저것 할 얘기가 무지하게 많았다.
영화 자체에 관해서도 그랬고, 요즘 찬반논란에 대해서도 그렇고 말이다.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다 빼고 결론만 말하자면
"난 이 영화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한다"
이 영화의 어떤 것이 문제인지 같이 고민해 보자는 것이 아니다.
감독이 '장애인의 성'이나 '다큐멘타리'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좀 들기도 하는데, (게다가 요즘 그의 대응은 미숙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의 시선이 옳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 이상의 미덕이 있다.
물론 이건 비장애인 남성인 나의 시각일 수도 있겠지.
그럼 보고 나서 나까지 욕하던가.
나중에 제대로 한 번 정리해 봐야지.
댓글 목록
도영
관리 메뉴
본문
예전에 한번 읽었던글이네요. 수업중에 가구디자인과목이 있었어요. 그때 bookend제작과정이 있었는데 전 컨셉을 '나비'로 잡아서 한쪽눈이 빠진 고양이의 모습을 형상화 하여 작품을 만들었는데. 교수는 그게 별로 맘에 들지 않았나봐요. 점수를 안좋게 주더군요. 나쁜년. 오늘 평택갔다왔는데 금방이던걸요? 뵙고싶네요. 서정리역에서 내리면 되나요?ㅋ부가 정보
pandora
관리 메뉴
본문
금순이라는 드라마보면 그런 대목 나오는데.금순이가 수술받겠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막 난리쳤잖아요.. 거기서 큰며느리가 객관적으로 얘기하니까, 그 노태환이라는 사람이 그러죠..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그런거 없다고, 누가 맞고들어오면 왜 그랬냐를 따지기전에 그 놈 누구냐고 뛰어나가는게 가족이라고. (생뚱..맞다..^^;)
부가 정보
무위
관리 메뉴
본문
도영: 서정리 바로 전에 '송탄'이란 역이 있지. 전에 원금이가 왔었는데. bookend를 어케 만들었는지 그림이 잘 안떠오르는데 애꾸냥이의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할까??pan: 금순이 얘기가 어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등장인물 이름도 모르는데, 노태환이 누구죠? 말한 내용으로 봐서는 철없던 둘째아들다운 멘트인데... 형인가? 근데 내용에 공감이 가면서도 찔리는 구석이 있네요. (난 왜 그랬냐고 먼저 따지다가 섭섭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에고고)
부가 정보
유어프랜
관리 메뉴
본문
불쌍한 미영씨ㅠ.ㅠ 이런 발언하면 주글라나??내가 세상에서 젤 무서워하는거,,고냥이인데.ㅜ.ㅜ 어릴적 홈즈추리소설.아가사크리스트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검은 고양이가 넘 무서워 거의 공포증에 가까운 증상을 보인이후,,지금도 길고양이와 마주치면,,거의 엉엉운다는 ,,,넘 무서워서,,근데 대담한것들이 나랑 마주치면 나를 깐보고 째려보고 안도망간다는,,ㅡ.ㅡ;; 음,,그리고 관악에서 아젠다 활동할때 고양이 포획해서 중성화수슬해주는것이 프로젝트인해가 있었는데..결국 예산 부족으로 실폐로 돌아가긴 햇지만,,고양이에 관한 안좋은 기억때문에 고양이가 두렵다는,,,무위가 미영씨에게 고양이에 대한편견을깰수있는 기회를 주었음 좋았을걸,,,,미영씨가 고양이보다 고양이 키우는 쥔에 대한 공포가 생기지 않았을라나 몰라,, 고양이 키우는 쥔에 대한 않좋은 기억이 새롭게 추가되지 않았으까??? ㅋㅋ 먄~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