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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몇 개월만에 잠자는 블로그를 불러 깨운다.
이런데다 쓰는 글은 늘 참 어색하다.
듣는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며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혼자 독백이라해도 나도 모르게 보고 있는 당신을 의식하고 글을 짓게 되고
무엇보다 일터에서도 죽어라 써대는 글, 뭘 또 여기까지 와서 쓰나
선덕여왕을 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만들거나- 집에 와선 그래야지.
결정적으로 니가 있는 나는, 외롭지 않았단 말이지.
이렇게 쓰는 글은 너무 감상적이 된다
쉽게 우울의 바다에 빠지거나 허세의 물결에 휘말리거나,
혹은, 조회수에 현혹되거나
타박을 들었다.
고양이 사진 올려줘
왜 글 안써
본인의 블로그에다가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고
- 뭐 그리 대단히 나의 글을 원한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글을 좀 쓰기로 했다
전화기 뒤 내 표정을 볼 수 없고
나의 하루를 볼 수 없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의 상태를 알 수 없고
오늘 고양이가 한 짓들을 알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나를 좀 알리기로 했다.
내가 짜증을 내는 건 이런 이유야.
오늘 고양이가 내 책을 다 찟어놔서 지금은 통화할 상태가 아니야
사무실에서 어떤 고슴도치가 나를 찔렀단 말이야
너무 보고싶단 말이야
안와서 서운하단 말이야
익숙치 않다고
난 술주정이 싫어
난 지저분한거 싫어
근데 그건 내 취향일 뿐이야.
내가 싫단다고 안할것도 아니니까 난 그냥 내 기분이 그렇다고 취향이 그렇다고 말하는 거 뿐이야
나도 모르는 나를 안다고 말하는 당신,
꾸준히 기록을 남겨볼테니 우리 함께 분석해보자구.
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뭔가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이 가능할거야.
뭔가 패턴을 찾아낼 수 있을거야.
우선 분석1, 그 여자는 새벽 3시 52분에 글을 쓰고 있더라. 그 새벽에 뭔짓인가!
심란한가? 잠이안오나? 커피를 많이 마신건가? 똥이 마려웠나? 고양이가 쥐잡기놀이를 하나?
자, 또 새벽에 글이 올라올것인가-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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