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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3

"많이 외로웠겠구나.."

 

뜻밖에도 이 말을 건네준 이는, 그닥 개인적인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던 나의 동료.

선하게 웃고, 화내는 일이 없고, '볼수록 이쁜 은정씨'라고 나를 불러준 적이 있는 진희씨.

요즘 스트레스를 머리끝까지 싸안고 사는 내 옆자리 친구가, 술도 못 마시면서,

들떠서 잔뜩 취해서는 우리집에 가자고 함께 데려온 터였다.

 

오자마자 픽 쓰러져 잠꼬대를 시작한 친구를 두고 잠시 상황을 수습한 뒤 진희씨와 커피 한 잔을 두고 마주앉았다. 결혼을 했고, 아이가 있고, 남편이 귀농한 진희씨는 늘 어렵지않게 상대의 이야기를 끌어낸다. 나의 귀농계획을 묻고, 진희씨의 결혼성사이야기를 듣고,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귀농한 남편이야기를 하고, 귀농한 나의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불만과 불안과 기대와 기쁨과 웃김과 서투름을 묻고 듣고 말했다.

 

 

은정씨는 결혼 안해요?

 

지난해 집에 인사드리러 갔었어요. 반대하는데 부모님과 싸우기 싫어서

서른네살 될때까지 기다릴까 해요.그 나이되면 제발 시집만 가라 한대서요.

 

 

오빠는 서로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무척 심한 말을 했다.

합리적이고 내 의견을 존중한다고 생각했던 큰오빠는 한숨을 쉬었다.

활달하고 꺼리낌없이 날 대했던 올케언니는 어떻게 살거냐고 물었다.

위로를 해주리라 생각했던 언니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니가 아직 안겪어봐서 그런거라고 했다.

 

많은 돈을 벌고 싶지 않으며 소박하게 살고 싶고, 되도록 자급하는 삶을 꾸리고, 농촌에서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던 서른 세살과 서른 한살의 어른은, 아직 인생경험이 없어 세상물정을 모르고,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철부지며, 두고 보면 다 알게 될 사람이 되었다.

 

내 부모님을 이해 못하지 않는다, 내 삶의 방식을 강요하지도 않으며 당신들의 삶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는 내 말은 편이 없었다.오빠는 왜 그랬을까? 불안하기로 치면 지금보다 열배쯤 걱정스러웠을 백수시절에도 아무 도움 없었으면서.언니는 왜 그랬을까? 부모가 내 삶을 대신 살 수 없으며 본인 또한 그렇다는 걸 알거면서.

 

가족은, 때로 가족이라는 이유로, 참으로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쉽게 남긴다. 가볍게 상처를 입히고, 가족이어서 이해할 거라며 사과하지 않고 상처를 키운다.

 

나와 관심사도 다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다른 언니와 오빠는 끝내 내가 상처받은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일년이 지나도록 그 생채기가 사라지지 않아 한시간을 넘게 울면서 이유를 설명했는데도 말이다. 심지어 니가 지금 나에게 할말은 '많이 힘들었냐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직접 문장까지 만들어 줬는데도 말이다.

 

가족이 모여 화목함을 뽐내야 하는 추석 명절, 

해를 넘겨도 상처는 없어지지 않고 화목함과 반갑지 않은 관심이 부담스러워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계속 이러진 않을거다. 상처 입었다고 앉아서 징징거리기만 하는 건 볼썽사납다.

사실 언니는 참 좋고, 조카도 자주 보고싶고, 내 걱정을 많이 하는 형부도 자주 그립다.

 

그래도 아직은 "외로웠겠구나, 미안하다"라는 말이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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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하고 솔직한

며칠 간

 

입안이 쓰고

밥맛도 쓰고

맛도 간도 모르겠고

덩달아 배고픔도 못 느끼고 지냈다.

 

사동면옥의 맛있는 만두국-

 

볼이 쏘옥 들어가 인상은 사나워질대로 사나워졌지만,

콱 굶어죽어버리겠다는 신파 정서에 살포시 잠겨지내고 있었지만,

 

그런데 만두국 - 맛.있.다.

 

맛있다- 생각한 순간 그 동안 잊고 있던 배고픔도 살아났다.

이 눈치없는 본능아

이 민망하고 솔직한 본능아 이그..

 

한 그릇을, 그래도 다 비우는 건 스스로가 좀 민망해, 

만두 하나는 옆자리 동료에게,

만두 반 개는 만두국을 시키고 공기밥을 추가한 앞자리 동료에게 나눠주고

왕만두 한개 반을 먹었다. (더 먹고 싶었는데)

 

 

거봐, 다 괜찮아지잖아-라고 말하면 난 당신에게 살의를 느낄거다. 그러지 마세요.

내가 싫은건, 괜찮아지고, 별거 아니게 되고, 그저 그렇게 되고, 다 그런거지 뭐, 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것.내가 거부하는 건, 세상에 널리고 널린 별것 아닌 연애를 별것 아니게 하는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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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이 1

1.

2009/08/21

우리 예쁜 고양이가 별처럼 예쁜 아기를 낳았다. 5마리나!!!

 

3주가 지나도록 뒷다리가 후들거리던 아기들은

한번 걷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은 뛰고 또 다음날은 마끈이 감긴 식탁다리를 타고 오른다.

 

나를 보고도 저게 사람인지 물건인지 하던 아기들이

이제는 내 아침도 깨우고-반갑진 않다- 무릎에도 올라와 자릴 잡는다

 

오늘 내 무릎에 올라온 아기는 구석이.

아빠도 엄마도 노랑이라 다들 비슷비슷한데 그중 두 마리(구석이들)는 정말 닮아서

사실은 나도 아직 구분을 못하고 있다..그래서 이름도 아직 구석이 1, 2.

 

똘망똘망 눈이 예쁜 구석이들

행동이 신중한 곰곰이

젤 먼저 걸음마를 시작한 포도 (젤 첨 걸은 기념으로 할아버지의 직업에서 이름을 땄다.)

태어날땐 젤 우량하고 씩씩했으나 지금은 젤 얌전한 탱자

 

 

2.

요 좁은 집에서 6마리가 함께 살긴 힘들다. 입양보내야겠지.

별같은 이쁜 아기들- 만나서 무척 기쁘지만, 데리고 살지 못하니 맘이 답답하다.

젖만 떼면 독립하는 동물이라지만 엄마랑 떨어지는 건 역시 힘든 경험일거다.

고양이의 삶에 괜시리 사람이 개입하니 이런거다-만, 역시 마음은 여기서 약해진다.

나와 우리 고양이 사이엔 이미 애정이 생긴걸.....그거다. 그 마음 말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선 야생동물보호활동도 하고 있다.

그네들의 삶에 끼어들지 않고 그네들이 방해받지 않고 살게하는 것 -

이게 대충 우리 활동의 바탕쯤 되겠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마음에 불균형, 행동의 불균형이 생겨났다.

고양이에게 내가 고른 밥을 주고, 집을 잃을까 추울까 집안에만 두고, 발정기가 와도 어쩌지 못하고,

새끼낳는 걸 내가 걱정하고- 내가 생각하고 말하던 이웃 생명들을 대하는 태도에 비추자면 저건 말도 안되는 거였다.

 

그런데 얄궂게도 이 불균형을 어쩌지 못함의 중심에 있는 것은  (이기적일수도 있는) 애정이다.

우리 고양이 사랑이는 새끼를 낳은 이후로 부쩍 나와 떨어지길 싫어한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양발을 올리고 사람처럼 안기고 화장실도 따라와 무릎에 올라앉는다.

한참을 요란을 떨고 서로 반가워한 뒤에야 지 일을 보러가는거다.

애정은 나에게만 생긴게 아니라 사랑이-엄마고양이-에게도 생긴거다.

그 애정이 고양이 본래의 행동양식을 바꾸었다.

 

이미 생긴 유대감을 어쩔텐가.

 

이쯤에서 너무 머리아프니 생각은 그만-

 

욘석도 구석이

 

탱자

 

곰곰이

 

보고 또 봐도 이쁘다. 남의 집에 어이보내나...

 

 

*고양이 키우실 분 연락주세요. (댓글, 쪽지 등등)

집에 고양이가 없다면 한 마리씩은 보내지 않을꼬에요. 아기들은 외로움 많이 탄단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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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야

일년 몇 개월만에 잠자는 블로그를 불러 깨운다.

 

이런데다 쓰는 글은 늘 참 어색하다.

듣는 이가 누구라고 생각하며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혼자 독백이라해도 나도 모르게 보고 있는 당신을 의식하고 글을 짓게 되고

무엇보다 일터에서도 죽어라 써대는 글, 뭘 또 여기까지 와서 쓰나

선덕여왕을 보거나 청소를 하거나 음식을 만들거나- 집에 와선 그래야지.

결정적으로 니가 있는 나는, 외롭지 않았단 말이지.

 

이렇게 쓰는 글은 너무 감상적이 된다

쉽게 우울의 바다에 빠지거나 허세의 물결에 휘말리거나,

혹은, 조회수에 현혹되거나

 

타박을 들었다.

고양이 사진 올려줘

왜 글 안써

본인의 블로그에다가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고

- 뭐 그리 대단히 나의 글을 원한건 아니겠지만 말이야..

 

글을 좀 쓰기로 했다

전화기 뒤 내 표정을 볼 수 없고

나의 하루를 볼 수 없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나의 상태를 알 수 없고

오늘 고양이가 한 짓들을 알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나를 좀 알리기로 했다.

내가 짜증을 내는 건 이런 이유야.

오늘 고양이가 내 책을 다 찟어놔서 지금은 통화할 상태가 아니야

사무실에서 어떤 고슴도치가 나를 찔렀단 말이야

너무 보고싶단 말이야

안와서 서운하단 말이야

익숙치 않다고

난 술주정이 싫어

난 지저분한거 싫어

근데 그건 내 취향일 뿐이야.

내가 싫단다고 안할것도 아니니까 난 그냥 내 기분이 그렇다고 취향이 그렇다고 말하는 거 뿐이야

 

나도 모르는 나를 안다고 말하는 당신,

꾸준히 기록을 남겨볼테니 우리 함께 분석해보자구.

내가 쓰는 글에서 어떤 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지- 뭔가 데이터가 쌓이면 분석이 가능할거야.

뭔가 패턴을 찾아낼 수 있을거야.

 

우선 분석1, 그 여자는 새벽 3시 52분에 글을 쓰고 있더라. 그 새벽에 뭔짓인가!

심란한가? 잠이안오나? 커피를 많이 마신건가? 똥이 마려웠나? 고양이가 쥐잡기놀이를 하나?

자, 또 새벽에 글이 올라올것인가-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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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와 함께하는 여름

에엥-

치익-

어떤 것이 연상되시나요?

썩 반갑지 않은 여름 손님, 바로 모기를 퇴치하는 ‘대표적’인 소리입니다.

그냥 식사만 하고 가면 참아줄 만도 한데, 그 이들이 남기고 가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눈치없이 한 밤 중 단잠까지 깨워대니 여름 밤이면 매일같이 살벌한 전쟁이 펼쳐집니다. 이 살벌한 전쟁의 무기를 보자면, 모기 쪽은 민첩한 움직임과 날개,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남기는 빨판이, 사람에게는 강력한 살충제와 파리채가 있습니다. 이 중 모기에게 가장 두려움을 주는 무기는 단연 살충제입니다. 모기 출현 즉시 발사되는 분무형 살충제를 비롯해, 8시간 지속된다는 전자 모기향, 연기와 함께 살충성분을 공중에 확산시키는 코일형 모기향, 한 달 이상 사용하는 액체 모기향 등 종류도 가지가지.


종류는 가지가지이지만 대체로 사용되는 살충성분과 원리는 비슷합니다. 신경전달물질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해, 곤충의 날개부위 근육을 계속 수축시켜 날지 못하게 하고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을 마비시켜 숨을 쉴 수 없게 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살충제에서 사용되는 ‘퍼메트린’과 ‘사이퍼메트린’이라는 성분은 세계자연보호기금(WWF)에서 지정한 67개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에 속합니다. 사람에게는 해가 없다고 광고하지만 이러한 살충제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연기를 피우는 둥근 모기향은 알레트린 농약을 나무가루에 섞어 굳혀 형태를 만든 후에 ‘말라카이트 그린’으로 색을 입힌다고 합니다. 말라카이트 그린은 발암논란이 있는 물질로 2003년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독성물질로 지정되었습니다. 안전하다고 선전하는 전자 모기향에도 포름알데히드, 붕산염, 벤젠 등 일반적으로 알려진 독성물질이 들어가 있어 어린아이와 민감한 이들에게는 사용을 조심해야 합니다. 모기와의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까딱하면 양날이 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모기가 죽을 죄를 지었나요?


어쨌든, 모기와의 싸움에서 우선은 사람이 이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기가 남긴 건 고작 가려움, 전염병을 옮기기도 한다지만 요즘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지요. 모기를 왜 죽이려 하는지 궁리를 해보고 해봐도 ‘가려움’ 이외의 답은 잘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가려움이 고달픈 일이긴 하지만 고작 물리기 싫다라는 이유로 무지막지하게 살충제를 뿌려대는 것이 과연 정당한건가 하는 고민이 듭니다. 게다가 살충제에 들어있는 성분들은 설사 인간같은 포유동물에게는 해가 적다 하더라도 몸집이 작은 곤충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사람에게는 여름 밤을 고달프게 하는 존재지만, 모기의 애벌레는 잠자리나 물고기 같은 동물의 먹이가 되고 모기 또한 식물들의 화분매개 역할을 하는 등 모기 역시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불타는 적개심을 거두고 ‘있어야 함’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모기, 이 쪽으로 오지 마세요.


그렇다고 해도, 모기와 함께 하는 밤은 역시 고달픕니다. 신경쓰이는 날개짓 소리와 가려움은 순간순간 분노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지요. 살충제를 대신 모기가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방법들을 써보세요.

박하, 라벤더, 제라늄, 구문초, 국화과의 탄지 등은 모기가 싫어하는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라벤더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방충제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흔한 화초들이니 초록도 볼 겸 창틀에 올려두면 일석이조! 목욕할 때 이런 식물들을 물에 우려내어 사용하면 향이 몸에 배어서 모기의 접근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 계피를 주머니에 넣어 베개 옆에 두면 모기가 곁에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향이 빨리 사라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요즘엔 화학성분 대신 천연향료로 만든 모기 퇴치 스프레이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생협 등에서 판매하기도 하고 직접 만들어 쓰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요. 향료들을 섞기만 하면 되니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효과의 모기장이 있습니다.

위의 방법들이 신통치 않다면 모기장을 추천합니다!


물론 이런 방법들이 밤새 전자 모기향을 피운것처럼 확실하진 않겠지만, 뭐 어떤가요~ 여름한철 지나면 모기도 사라져 갈터, 조금 참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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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바다?

 



♪ 녹색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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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1

서울에 올라온게 10년 전,2000년 드디어 혼자 삶을 시작하고

올 봄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지난 번 살던 곳에서 7년을 살았다.

7년을 살았던 집, 이라기 보다 '방'은

겨울이면 입김이 피어오르고,

수도관은 오래되어서 붉은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이사오기 세 해 전에는 천장에서 물이 떨어졌고,

이사오기 한 해 전에는 천장에서 쥐들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세들어 사는 집이 세 집이나 되었던 그 집에서 어느 해는

나에게 찝쩍거리던 어떤 중년 남자를 이웃에 하기도 했었고

천사같이 착한 두학번 위 선배와 이웃하기도 했었다.

주인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기전까지는 그래도 주인언니랑 수다떠는 재미도 있었지. 언니와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었고, 한강을 바라보며 옥상에서 와인을 마시기도 했었고-

 

참 못 지은 집이었다.

매년 가을이 시작되기만 하면 이사가리라 노래를 불렀댔지.

너무 춥고, 더운 물도 안나와서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했고,

이웃엔 이상한 남자가 들어오질 않나.

 

올봄, 드디어 이사하는 날, 참 마음이 이상했다.

친구와 함께 지내게 된 새집은 더 넓고 더 조용하고 귀찮은 이웃도 없는데,

어딘가 떠밀려 집을 떠나는 것처럼 맘이 안내켜 괜한 짜증이 나는 것이다.

짐이 다 나간 텅빈 방안에서 무엇인지 모를 불안함과 허전함에 결국 한바탕 울고 말았다.

 

동영상은 새 집이라 자랑할라고 올리는 건데,괜한 옛생각이 나네.

너만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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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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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키우기

 

지렁이와 함께 녹색삶터를


여름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얼음 동동 띄운 대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수박 한입 베어 물면 아~ 이 순간만은 일 년 내내 여름이어도 괜찮겠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여름이 허억! 싫어집니다.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수박껍질에선 쉰내가 폴폴 올라오고 파리, 모기, 온갖 벌레가 몰려듭니다. 음식물 쓰레기봉투는 아직 채우려면 한참 기다려야 될 것 같은데 그냥 버리기엔 아깝고, 사계절 내내 골치를 썩게 하는 음식물 쓰레기지만 여름은 특히 이만저만 난감한 게 아닙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1단계, 그렇다면 지렁이를 키워보세요.


지렁이를 키워보세요. 베란다나 현관에 넉넉한 크기의 지렁이 화분을 마련하고 집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묻어두는 겁니다. 흙에다 묻어두었으니 고약한 음식물 냄새도 사라집니다. 흙 속의 유기물질을 먹는 지렁이에게 음식물쓰레기는 ‘쓰레기’가 아니라 ‘식사’입니다. 냄새나는 음식물 쓰레기는 지렁이의 몸을 통과하면 좋은 거름이 되어 나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거름으로 작은 텃밭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가요? 그 수확을 집에서 먹고, 남는 것을 지렁이에게 주고, 퇴비가 되고 - 우리 집 안에서 생태순환이 이루어지니 오호~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깨끗한 주방과 생태적인 생활을 기대하며 야심 차게 시작된 지렁이와의 동거! 그런데 음식물은 줄어들지도 않고 심지어 죽은 지렁이까지 보입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 포기하거나 당황하지 말고 다음 단계로~



2단계, 지렁이를 잘 ‘돌봐’주세요.


음식물에 남아있는 소금기는 축축한 지렁이의 피부를 바싹 마르게 합니다. 음식물량이 너무 많았다면 지렁이가 먹기도 전에 부패해서 지렁이가 숨을 쉴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요즘 우리 밥상에 오르는 음식들은 고기류가 많고 양념도 많이 되어있어 지렁이들의 입맛에는 썩 맞지 않는 것들이지요. 음식물 쓰레기를 지렁이 화분에 넣을 때는 물에 헹궈 소금기를 없애고 물기를 빼서 주세요. 물기를 빼는 것은 물에 소금이 녹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부패를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고기류는 되도록 피하는 게 좋지만 만약 주게 된다면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톱밥 등과 섞어서 주세요. 톱밥은 수분을 제거하고 쉽게 부패되는 것을 막아줍니다.

지렁이 화분의 깊이는 30~40cm가 적당합니다. 통풍이 잘 되도록 뚜껑 조금 아래에 구멍을 뚫어주고, 햇빛이 들지 않고 습기가 있는 곳에 놓아두세요. 기온이 30도를 넘거나 영하로 떨어지면 지렁이가 잘 움직이지 않으니 유의하여야 합니다.

귀찮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려고 한 건데 어째 지렁이화분이 더 번거롭다고 느껴지시나요? 살짝 알려드리자면, 지렁이와 함께 사는 건 꽤 까다로운 일입니다. 생각만큼 음식물쓰레기가 빨리 사라지지도 않고 여차하면 지렁이가 죽기도 하거든요. 사실은 ‘음식물쓰레기처리’보다 ‘지렁이 돌보기’에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루에 버리는 음식쓰레기량이 13,000톤 가까이에 이른다는 현실을 보면 봉투에 슬쩍 넣어 내놓기엔 영 맘이 편치 않습니다. 음식물쓰레기는 가축의 사료로 가공하기도 하지만 100% 다 활용하긴 어려운데다 처리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물기가 많아 소각도 어렵고 수질오염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또 좋은 거름의 재료를 그냥 버리는 건 너무 아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신경 쓸 것들이 있긴 해도 역시 지렁이에게 음식물처리를 부탁하는 게 지구를 위해서도, 깨끗한 부엌을 위해서도 더 좋을 것 같습니다.



3단계, 지렁이와의 행복한 동거


지렁이는 흙 속에서 밥을 먹고 흙 위에다 몽글몽글한 똥을 둡니다. 이 똥이 바로 훌륭한 거름이지요. 6개월에 한번 씩은 겉흙에 쌓인 이 똥을 걷어내어 주세요. 좋은 거름이지만 지렁이입장에서 보자면 ‘똥’이다보니 한번 씩 치워주어야 지렁이가 건강합니다. 이렇게 얻은 거름으로 화분을 가꾸거나 작은 텃밭을 꾸민다면 초록과 함께 하는 즐거움이 덤으로 옵니다.

집안 한 모퉁이를 내어주고 약간이 관심만 기울인다면 나의 삶터가 녹색삶터로 바뀌어져 갑니다. 지렁이가 수박을 좋아한다고 하니 8월에는 지렁이 키우기에 도전해 보세요.


<녹색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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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명

목적없이 화면을 쓱 긁어 내려보았더니,

꼭,

테스트 화면을 보고 있는 듯한 숫자 '10000'.

오호..이곳을 들렀다 간 발자국이 만개나 찍혀 있더란 말이지.

 

고백하자면 누군가 날 보고 있다는 게 좀 챙피한데

그럼에도 내 책상에나 숨겨두는 일기장이 아니라 이런데다 글을 쓴다는 건,

 

사실은 누군가가,

내 머리 속이나 마음 속이나

차마 화내지 못한 얼굴이나

차마 드러내지 못한 슬픔이나

부끄럽게 느껴졌던 그이들에 대한 호감이나

말하지 못한 미안함이나

나도 모를 어떤 것들에 대한 답이나..

그런것들을 알아줬으면 했던 거겠지.

 

나를 들여다 보았던 당신, 고마워요.

나는 참 말을 할 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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