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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1

서울에 올라온게 10년 전,2000년 드디어 혼자 삶을 시작하고

올 봄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지난 번 살던 곳에서 7년을 살았다.

7년을 살았던 집, 이라기 보다 '방'은

겨울이면 입김이 피어오르고,

수도관은 오래되어서 붉은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이사오기 세 해 전에는 천장에서 물이 떨어졌고,

이사오기 한 해 전에는 천장에서 쥐들이 뜀박질을 시작했다.

세들어 사는 집이 세 집이나 되었던 그 집에서 어느 해는

나에게 찝쩍거리던 어떤 중년 남자를 이웃에 하기도 했었고

천사같이 착한 두학번 위 선배와 이웃하기도 했었다.

주인이 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기전까지는 그래도 주인언니랑 수다떠는 재미도 있었지. 언니와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었고, 한강을 바라보며 옥상에서 와인을 마시기도 했었고-

 

참 못 지은 집이었다.

매년 가을이 시작되기만 하면 이사가리라 노래를 불렀댔지.

너무 춥고, 더운 물도 안나와서 싱크대에서 머리를 감아야 했고,

이웃엔 이상한 남자가 들어오질 않나.

 

올봄, 드디어 이사하는 날, 참 마음이 이상했다.

친구와 함께 지내게 된 새집은 더 넓고 더 조용하고 귀찮은 이웃도 없는데,

어딘가 떠밀려 집을 떠나는 것처럼 맘이 안내켜 괜한 짜증이 나는 것이다.

짐이 다 나간 텅빈 방안에서 무엇인지 모를 불안함과 허전함에 결국 한바탕 울고 말았다.

 

동영상은 새 집이라 자랑할라고 올리는 건데,괜한 옛생각이 나네.

너만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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