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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이 1

1.

2009/08/21

우리 예쁜 고양이가 별처럼 예쁜 아기를 낳았다. 5마리나!!!

 

3주가 지나도록 뒷다리가 후들거리던 아기들은

한번 걷기 시작하더니 다음날은 뛰고 또 다음날은 마끈이 감긴 식탁다리를 타고 오른다.

 

나를 보고도 저게 사람인지 물건인지 하던 아기들이

이제는 내 아침도 깨우고-반갑진 않다- 무릎에도 올라와 자릴 잡는다

 

오늘 내 무릎에 올라온 아기는 구석이.

아빠도 엄마도 노랑이라 다들 비슷비슷한데 그중 두 마리(구석이들)는 정말 닮아서

사실은 나도 아직 구분을 못하고 있다..그래서 이름도 아직 구석이 1, 2.

 

똘망똘망 눈이 예쁜 구석이들

행동이 신중한 곰곰이

젤 먼저 걸음마를 시작한 포도 (젤 첨 걸은 기념으로 할아버지의 직업에서 이름을 땄다.)

태어날땐 젤 우량하고 씩씩했으나 지금은 젤 얌전한 탱자

 

 

2.

요 좁은 집에서 6마리가 함께 살긴 힘들다. 입양보내야겠지.

별같은 이쁜 아기들- 만나서 무척 기쁘지만, 데리고 살지 못하니 맘이 답답하다.

젖만 떼면 독립하는 동물이라지만 엄마랑 떨어지는 건 역시 힘든 경험일거다.

고양이의 삶에 괜시리 사람이 개입하니 이런거다-만, 역시 마음은 여기서 약해진다.

나와 우리 고양이 사이엔 이미 애정이 생긴걸.....그거다. 그 마음 말이다.

 

내가 일하는 곳에선 야생동물보호활동도 하고 있다.

그네들의 삶에 끼어들지 않고 그네들이 방해받지 않고 살게하는 것 -

이게 대충 우리 활동의 바탕쯤 되겠다.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서 마음에 불균형, 행동의 불균형이 생겨났다.

고양이에게 내가 고른 밥을 주고, 집을 잃을까 추울까 집안에만 두고, 발정기가 와도 어쩌지 못하고,

새끼낳는 걸 내가 걱정하고- 내가 생각하고 말하던 이웃 생명들을 대하는 태도에 비추자면 저건 말도 안되는 거였다.

 

그런데 얄궂게도 이 불균형을 어쩌지 못함의 중심에 있는 것은  (이기적일수도 있는) 애정이다.

우리 고양이 사랑이는 새끼를 낳은 이후로 부쩍 나와 떨어지길 싫어한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양발을 올리고 사람처럼 안기고 화장실도 따라와 무릎에 올라앉는다.

한참을 요란을 떨고 서로 반가워한 뒤에야 지 일을 보러가는거다.

애정은 나에게만 생긴게 아니라 사랑이-엄마고양이-에게도 생긴거다.

그 애정이 고양이 본래의 행동양식을 바꾸었다.

 

이미 생긴 유대감을 어쩔텐가.

 

이쯤에서 너무 머리아프니 생각은 그만-

 

욘석도 구석이

 

탱자

 

곰곰이

 

보고 또 봐도 이쁘다. 남의 집에 어이보내나...

 

 

*고양이 키우실 분 연락주세요. (댓글, 쪽지 등등)

집에 고양이가 없다면 한 마리씩은 보내지 않을꼬에요. 아기들은 외로움 많이 탄단 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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