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하나님과 거울

2007/02/14 09:30

1.

아침 지하철 출근길.

기계음과 숨소리와 답답함만 들리는 비좁은 공간에서 어느 젊은 분이

 "......하나님은 온세상에 충만해 계십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사람이 어쩌면 하느님이 자신의 내부에 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충무로역에는 공중전화 박스 밑에서는 가끔 노숙자가 늦잠을 자기도 한다

그는 이불을 덮고 잔다

볼때마다 '관세음보살'하며 기도한다

 

2.

나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를 볼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거울은 타인과의 타협의 결과물이며, 그로 인한 이미지이다

진실은 자신만이 알 뿐이다

어쩌면 주관이 객관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를 지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야 지하철의 노숙자가 편하게 늦잠을 잘 수 있고, 젊은 전도사가 악을 쓸 수 있다

다만, 사람들은 '자신을 숨기면서 말하기'에 익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거짓을 진실인양 고귀하고 강력한 목소리로, 때로는 요염한 목소리로 말하는 자들을 보면 나는 분노한다.

대통령, 대변인, 국회의원,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판사, 검사, 변호사, TV에 연예인처럼 나타나는 박사들, 연예인, 뉴스 아나운서들이 그렇다. 가끔 자기욕심이나, 돈에 다급하여 말하는 내 주변과 내가 그렇다.

 

나는 누구나 스스로 자기를 볼 줄 안다고 생각한다

 

 

- 2007. 2. 14.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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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무아 2007/02/14 10:25

    인간은 누구나 자신을 볼 줄 알지만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거죠...인정하기 두려운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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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만복이 2007/02/14 12:36

    그래요. 인정하기 두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니 타인의 인정을 받을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을 찰스테일러라는 철학자는 '인정투쟁'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신이 만든 피조물이라기 보다는 내가 만든 '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가 곧 전체인 어떤 것...

    perm. |  mod/del.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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