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으면서 소주를 몇 잔 먹고, 마져 자리를 옮겨 맥주까지 걸치고 나니 기분이 좋네
과하게 마시진 않았지만, 기분이 좋네
별스런 이야기도 없는 자리였는데, 기분이 좋네
그래서, 기분만 좋을 뿐 별일이 없어 평소보다 일찍 집에 와서 잤다
한숨자고 나도 아직 한 밤중이다
그런데, 깨어보니 좋았던 기분이 아득하다
좋은 일이나, 좋지 않은 일이나 깨어보니 모두 꿈이네
그래도, 아득하게 좋은 기분만 여운이 남아 있어 살짝 부끄럽다
뭔가 간단하고 따뜻한 요깃거리가 없을까 하다가, 맨발에 운동화 신고 나가 오뎅국물 두어잔 먹으니 다시 일상이다. 그런데 아직 한밤중이다.
쪼끔 술이 덜 깨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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