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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목표랄지?

아주 아주 오랜만에 포스팅 남깁니다!

 

늘 그렇지만 블로그 찾아올 때면 익숙한 아이디보다 안 그런 분들이 많더군요. 뭐, 그만큼 제 발길이 뜸했다는 뜻이겠지만요.

 

아무튼 매년 그랬지만 새해 목표를 선포(?)하는데 블로그 만한 공간도 없으니 말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익명성에 묻힌 제 정체가 탄로나니까(그래도 별 상관없지만?) 장황하게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작년의 마무리와 올 해의 시작을 나름 자만심 강한 아해로 살아오던 저의 내공(!)이 얼마나 일천한 거였던지 확인하며 보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올 해 전체를 놓고 보면 얼마나 자만했었던지, 그래서 더 노력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지리멸렬한 결과를 가져 왔는지 절실히 깨닫았던 것 같습니다.

 

해서 올 해의 신년 목표는 역시,

 

지치지 않을 것, 꺾이지 않을 것, 힘차게 싸울 것이랄지...

 

좀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는 역시 세계와 범우주적 평화겠지만요!

 

아무튼 새해 아침이 슬슬(?) 밝아오고 있는 이 마당에! 올 한 해는 멘탈붕괴 없이 힘내는, 이기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모두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덧) 가급적이면 종종 찾아 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덧덧) 그나저나 이 놈의 블로그 바탕화면을 바꾸던지 해야지 몇 년째 이러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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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리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은 일주일 전에 이 책 『적은 아직 오지 않습니다』를 보았지만 아파서 이제서야 포스팅 하게 된다.

 

사실 잠수(!) 중인데다가, 오랫동안 포스팅 하지 않았는데 소위 말하는 '청소년 보호법?'이 야기한 음란물 논쟁과 이 책의 리뷰 중에 고민하다가 리뷰를 먼저 쓰게 됐다.

 

이 책은 장편소설이고,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겉표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이순신 외전이라고 할 수 있다. 얼핏 에이 뭐야? 소설가 김훈이 한 거잖아?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서양에서 끊임없이 변주되는 인물로의 '예수'가 있다면, 이 땅의 역사에서는 이순신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작가의 말에 나로서는 수긍이 된다.

 

이순신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 해 보자면, 원래 그랬든 아니면 프로파간다에 의해서였든 흔히 '민족의 성웅'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곤 하는데 (민족이 선험적이냐라든지에 논의는 뒤로 하고), 이 역사적 인물에 대한 위상이 어느 정도냐하면...

 

갑자기 영화이야길 하니 그렇긴 하지만, 영화 『천군』에서 임진왜란 시기로 타임슬립한 남북한 공작원(?)들의 대화 중, 남측 사람이 "이순신 장군을 모르냐?"라는 투로 말하자, 북측에서 "위대한~"으로 시작하는 장군 드립을 쳐서 남측으로부터 "김씨 조선 말고 이씨 조선 멍청아" 하는 타박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근데 이 장면이 사실은 웃긴게, 남측 못지 않게 북측에서도 프로파간다 때문에라도 이순신 장군을 엄청난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다. 잘 생각해봐라. 북측이 자랑하는게 건국 1세대들의 항일무장투쟁인데, 임진왜란하고 정치적으로도 결부시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적대적 공범자라고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아무튼 다시 소설로 돌아가서. 재미있는 것이 작가는 이순신을 성웅이 아닌 인간의 모습으로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가지 소설적 상상력의 발로겠지만, 흔히 술회되는 것과 달리 이순신은 사대부와 왕을 위해 싸웠다는 부분(재밌게도 소설에서 주인공인 이순신이 직접 이러한 회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부터 당시의 민중 전체가 그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이순신은 양반 일반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이름만 다르지 가렴주구와 수탈의 주체 중 한 명으로 본다는 입장이랄지...)도 빼놓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점은 (물론 이건 작가의 말에도 써 있는 거고,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난중일기』가 정치적인 이유로 철저히 이순신 본인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써놓았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런 생각에 착안하여 전란 중에 써놓은 기록을 이후에 수정하는 대목 등은 (적어도 내 생각에는...) 이 소설의 백미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내용을 구구절절이 다 말해버리면, 요즘 말로 스포일러가 될테니 삼가하겠지만 작가가 수많은 사료를 참조하여 '있음직한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도 구경할만한 거리이다. 세키가하라 전투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중에서도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는 실제 전투장면에서 당대에 썼던 검술에 대한 명칭과 운용법? 이 나온다는 것도 깨알 같은 재미랄지... (그냥 액션씬을 좋아하는거겠지 ㅡ_ㅡ;;)

 

아무튼... 사실은 전란 이후 이순신이 죽은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로 피신해 있었던 것이라는 야사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원체 한국문학 읽기를 즐기거나, 혹은 역사물이나, 이순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게 아니더라도 가끔씩이라도 책 들여다보길 좋아하는 이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은승완 /『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리 / 12,000원

 

덧)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손에 잡은 다음에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반나절만에 다 읽어 버렸으니까... 내게 재밌으믄 남들도 재밌겠지 뭐... 랄지?)

 

덧) 뭣보다 표지가 이쁘긔... 

 

덧) 본격문학에서 역사물이 많이 나오는 조류에 대해서 일각의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하던데... 꽤 됐지만 "뭬야?" 라는 유행어를 남긴 사극『여인천하』등은 일제시대 신문학이 막 등장했을 무렵 박종화 선생으로부터 씌여진 소설이 원작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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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 지내시려나 모르겠네요..

아...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와 봅니다.

 

사실은, 예전 글 쓴 것과 트랙백 받은 것 중에 필요한 자료가 있어서 자료 찾으러 온 건데...

 

자료 뒤지고 그냥 가려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포스팅 한 번 해봅니다.

 

특정 사안 터지면 다른 분들은 어떤 견해 있으신가? 하고 가끔씩 들어와 보긴 했는데, 근래에는 그나마하던 활동 모두 중단하고 잠수(!) 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얼마 전에 대추리에서 뵈었던 활동가 몇 분이랑 만난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소소하게 블로그 이야기가 나와서, 그 사람들은 뭐하지? 하는 주제로 이야기 했던 것도 생각나고 하네요...

 

그나저나... 필요한 자료는 트랙백이 폭파 되서 날아간 상태이고, 그나마도 따로 스크랩 안 해놨을테니 기억에 의존해서 써얄듯... (역시 이래서 자료가 필요하고... 디테일한게 기억이 하나도 안 나... 기록의 필요성을 새삼 다시 느낍니다 ;;)

 

그나저나 이 놈의 블질, 이제는 추적? 같은거 신경 안 쓰고 포스팅 해도 될텐데.. 오랜만에 포스팅 남기는 건데도 희안하게 이 블로그에서 글 쓸 때만 평소 스타일과 다르게 글을 쓴 달지... (가령 이모티콘을 자제한다든지?)

 

것보다도 자료 뒤지다가 옛날에 포스팅 한 글들 봤는데... 으악!!

 

뭐 이리 못 썼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막 들어버리고 OTL... (심지어 맞춤법 틀린 것도 봤...)

 

아무튼 다들 잘 지내시려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끄적끄적 해보았네요.

 

메인에 의자놀이 이야기 있던데, 걍 뭐 몇 자 써보고 싶지만 얼른 줄이고 다시 글 써야하므로...

 

여튼! 날씨 추워졌는데 다들 건강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내시길 바랍니다. 언젠가 또 뵙길 바라며...

 

덧) 가끔 블질하며 온라인에서 교류했던 분들을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그야 집회 가면 다들 오셔서?) 참 반갑더라구요. 여전히? 블질 중단한 지금도 여전히 정체성이 여기에 머물러 있는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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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모 문]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에밀리오님의 [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말합니다] 에 관련된 글.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허세욱 열사를 추모하며

 

 

한 기자의 기억 속에 유달리 각인된 사람이 있습니다. 주로 학자들과 관련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에 초로의 노동자가 참석하여 열심히 경청하고 필기하고, 토론에 임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인상깊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기자가 기억하던 노동자는 바로, 이제는 우리가 추념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허세욱 열사입니다.

 

지난 2007년 4월 1일, 한미FTA 협상이 타결 직전에 이르렀다는 소식에 열사는 협상장인 서울 하얏트 호텔 정문 부근에서 스스로 몸을 불사르며 마지막 저항에 나섰습니다. 의식이 혼미한 채 병원으로 실려가는 그 순간에도 한미FTA 중단과 이를 강행하는 민중을 배반한 노무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열사는 결국 2007년 4월 15일 오전 11시 23분 화상 후유증 및 패혈증으로 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하셨습니다. 돌아가시는 그 순간에도 비정규직 노동으로 힘겨워하는 동지들을 생각하며 모금운동을 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열사께서 가시는 마지막 순간, 한미FTA를 반드시 막아달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2011년 11월 22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졸속적인 날치기와 야권의 무책임한 방관 속에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미FTA가 통과되었습니다. 패배주의와 흐지부지한 후속 투쟁을 이어가던 지난 3월 15일, 결국 한미FTA가 발효되고 말았습니다.

 

허세욱 열사의 정당이기도 했던 노동자 민중의 정당, 민주노동당은 MB 정부 심판이라는 미명 아래 “전태일 열사와 노무현 대통령이 손을 잡았다”며 구 참여정부계인 국민참여당과 손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한미FTA 철회의 이유로 끊임없이 허세욱 열사를 호명했습니다.

 

허세욱 열사를 기리고 추념하는 시민들이자 유권자들로써 우리는 통합진보당에 묻고 싶습니다. 허세욱 열사가 눈을 감았던 2007년 4월 15일 당시 이 나라의 대통령의 이름은 무엇이었습니까? 대추리를 짓밟고 비정규직 보호법 통과시킨 정권, 집회시위에 관한 자유를 제한하고, 차벽과 산성을 쌓아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제한했던 정권이 과연 누구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국민의 뜻을 전유하여 MB정권을 심판하기만 하면,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면 더 나은 세상이 온다는 당신들게 답변합니다. 허세욱 열사의 분신은 당신들이 자랑해 마지않는 민주정권 동안 벌어진 일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진보당’을 자처하며, 야권연대를 부르짖지만 정작 원외에 자리잡은 진보정당들의 말살을 동조·획책하며 신자유주의 정당과 야합하고, 또 스스로도 신자유주의의 피가 섞인 통합진보당의 탄생은 원칙을 저버린 정당과 원칙도 없는 정당의 결합일 뿐입니다.

 

전태일 열사도, 허세욱 열사도 결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아니, 열사의 손을 뿌리친 것은 당신들입니다. 진정 열사의 뜻을 받든다면 통렬한 자기반성과 실천으로 환골탈태해 주십시오. 이는 뒷전으로 둔 채 ‘진보당’을 자처하는 것은 전태일, 허세욱 열사는 물론 이 땅 위에 잠든 수많은 열사들의 뜻을 욕보이고, 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입니다.

 

한미FTA가 발효된 오늘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은 너무나도 공허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허세욱 열사를 기립니다. 부디 편안하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열사께서 평안하실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통합진보당 또한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4월 15일 허세욱 열사를 추념하며,

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 올림

 

04월 15일 오전 10시모란공원 정문에서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피켓팅이 예정되어있습니다.

- 동참하실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은, 이 글을 널리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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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말합니다

에밀리오님의 [[추 모 문] 열사는 당신들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에 관련된 글.

 

허세욱 열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말합니다.

 

구럼비가 파괴되고, 숫자를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죽음이 여전히 연이어지는, 그 전과는 다른 것이다 주장했던 야권의 방관 속에 결국 발효된 한미FTA. 그렇게 총선을 앞두고 민주와 진보가 손을 잡았다고 꽃피는 개나리와 진달래 향기 피어나는 요즘.

 

여러분의 양심은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 일요일. 2012년 4월 15일은 허세욱 열사가 이 땅을 떠난 지 5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FTA폐기, 노무현정권 퇴진을 외치며 산화하신 지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대추리는 미군기지 공사현장이 되었고 정권이 바뀌고 용산, 쌍용, 재능, 기륭, 두리반, FTA, 강정... 수많은 아픔의 시간이 흐르고 모란공원에 빈자리는 점점 찾아보기 힘듭니다. 승리의 기억은 한순간이고 절망에 처절히 몸부림치는 시간은 늘어만 갑니다. 정권이 바뀌고 MB가 악이라며 저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말합니다.

 

그리하여 야권연대가 만들어졌습니다. 민주당은 어느 누가 인정하지도 않았는데 면죄부가 생겼고 처음부터 끝까지 MB심판을 외칩니다. 그리고 그 손을, 그 몸을 통합진보당이 끌어안고 잡았습니다. 민주와 진보가 만났고 노무현과 전태일이 만났다고 말합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참여정부 시절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죽음으로 항거하는 시대는 끝났다'라고 말한 뒤, 그것을 철저하게 이행합니다. 이용석, 배달호, 전용철, 홍덕표, 허세욱 외 많은 열사들이 온몸을 바쳐 저항했지만 날아온 것은 공권력을 앞세운 탄압이었습니다.

 

이라크 전쟁 때는 김선일씨가 저항세력에게 붙잡혀 살려달라고, 한국군 파병을 철회해달라고 온몸으로 외쳤던 그 다음날. 노무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군 파병을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일하기 위해 타지에 건너간 노동자는 그렇게 목숨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이 외에 수없이 열거하기 힘든 많은 일들이 전 정권에서 자행되었습니다. 이것은 가상이 아닌 흘러간 진실이고 역사입니다. 지금 정권이 악이고 지난 정권이 선이었다는 구도는 애초에 성립될 수 없는 것입니다. 참여정부를 대표했던 대통령이 죽고 사람들은 그를 기리며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합니다. 노무현과 전태일이 손을 잡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인정하지 못합니다. 노무현과 전태일이 손을 잡았다고 말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일 뿐더러 자기모순에 빠지고 있는 것입니다. 전태일과 노무현이 살아온 시대가 다르고 무엇을 했는지, 그 모든 내용을 차치하고서라도, 노동자를 생각하고 전태일을 기억한다면 '죽음으로 항거하는 시대는 지났다' 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창당 과정에서 허세욱 열사의 이름이 유독 많이 불렸습니다. 한 쪽에서는 합당 명분으로, 한 쪽에서는 어떻게 신자유주의 정당과 합당을 하냐며 고인이 된 열사를 기억하고 환기시켰습니다. 그렇게 열사는 하늘에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합당을 하고 야권연대가 성사된 지금, 허세욱 열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릅니다. 당신들만 열사를 기억하는게 아니라고, 19대 국회에서 FTA를 재협상하고 잘못된 점을 바꾸어 낼거라고. 그러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공허한 울림을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허세욱 열사가 원했던 세상은 단순히 FTA 폐기만이 아닙니다. 노동자가 당당히 이 땅의 주인이 되고, 그 무엇에도 휘둘리고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고 단단한 노동자 민중의 정당이 바로서 제 역할을 다 해주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에 따라 우리는 4월 15일 열사의 기일을 맞이하여 통합진보당이 허세욱 열사와 수 많은 선배 열사들의 뜻을 다시금 기억하고, 한 때만 말로 끝나는 열사정신 계승이 아닌, 진정성 있는 진보정당으로서 활동하도록 경고하고 지켜볼 것입니다.

 

04월 15일 오전 10시모란공원 정문에서 열사의 뜻을 기리기 위한 피켓팅이 예정되어있습니다.

- 동참하실 분들의 연락을 기다리겠습니다.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참여가 어려우신 분들은, 이 글을 널리 공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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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잠자려다가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어 글을 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운동정파 어디를 막론하고 원칙을 이야기 하는 것을 상당히 싫어합니다.  그 이유는 그 원칙이라는 것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이중잣대일 때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정파적 입장에 유리하면 원칙이고, 아니면 말고 식이었단 말입니다.

 

그리고 최근 통합진보당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성추행 전략자에 대한 공천심사 통과이고, 또 하나는 청년비례 부정선거 의혹이고, 마지막이 이정희 대표의 여론조작 독려 문자입니다.

 

윤원석 통합진보당 후보의 민중의 소리 대표시절 성추행 전력과 관련하여 우위영 대변인은 "공천과정에서 몰랐다"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그게 공당의 입장으로 하실 말씀인지도 의문이고, 스스로 공천심사능력에 낙제점을 준 것이기도 하고, 문제 생겼으면  "몰랐다"고 말하지 말고, 이제라도 알았으면 사과하고 수정하십시오.

 

둘째는 청년비례 문제입니다. 많은 분들이 경기동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으니 그 문제는 중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선배 분들, 특히 통합진보당에 계시거나 지지하시는 많은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알기로 6월 항쟁 전후로 부정투표를 막기 위해 당시 대학생이던 선배들께서 전국 방방곡곡으로 흩어져서 민주주의의 전진을 위해 고군분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게는 거리에서 파이질하고, 꽃병 던진 이야기보다 그 이야기가 더 가슴 벅차게 들렸었습니다.

 

그래서 원칙에 입각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넷 투표에서 소스코드를 뜯은 것은, 투표가 끝난 투표함의 봉인지를 임의로 뜯어낸 것입니다. 뭘 했고 안 했고의 문제가 아니라, 봉인지를 뜯어내고 - 이를 정파 혹은 그 어떤 논리로라도 용인하는 순간 그렇게 열망하셨던 민주주의가 끝장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여론조작이 행해졌지요.

 

이 건과 관련된 이정희 대표는 "이번 사태로 여론조사 결과에 변동이 있었다고 확언할 순 없"다고 기자회견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관악을 야권단일화 경선과 관련해 선거캠프의 두 당직자가 문자를 보낸 것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관련자 문책이 당연히 뒤따라야"한다고 공식적으로 워딩을 하셨지요.

  

제 기억이 맞으면 최구식 의원에서 시작되어 박희태 의장에까지 영향을 미친 디도스 파문 때나, 통칭 영일대군이라 불리는 이상득 의원의 비자금 수수사건 사건 모두 보좌진들이 책임을 졌는데, 그 때 이정희 대표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왜 보좌진에게 꼬리자르기를 하느냐?"고 논평까지 하셨습니다.

 

이 글을 이정희 대표님께서 읽으시게 되리라고 별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대표님께 이 이야기는 꼭 드리고 싶어서 몇 자 더 추가합니다.

 

여론조작 건으로 현재 국회에서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는 지인과 연락을 했더랍니다. 지인의 표현을 빌리면, "본 회의 때 마다 신상발언시간을 넘어 매번 강의를 하시느라 집에도 못 가게 해서" 대표님을 별로 호의적으로 보는 편은 아니었다고 하더랍니다. 정견도 대표님과 많이 달라서 더 그러했다고 하더랍니다.

 

하지만 디도스 파문, 비자금 파문 등등 사건 때 마다 논평을 하셔서 보좌진들의 문제로 꼬리 자르기 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시는 것을 보고, 그래도 보좌진들 생각해주는걸 속으로 많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인은 오늘 저에게 육두문자를 섞어서 젖은 목소리로 자신이 받은 충격을 전했습니다.

 

"**, 진보정당이라더니 영감들은 다 똑같네, 더러워서 영감해야지"하고 줄담배를 피웠다고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문정현 신부님께서 멸치총리께 했던 말씀을 이정희 대표께 여쭙고 싶습니다.

 

"당신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그렇게 강조하시던 원칙이 어떻게 그렇게 임의로 변합니까?

 

적을 쳐야하는 순간에는 삭풍과도 같이 원칙을 고수하다가, 왜 자신들이 수세에 몰리자 원칙을 버리시려고 하십니까? 적과 싸워가며 적과 닮아간다더니, '진보'를 자임하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겁니까? 운동전체와 진보진영에게도 엄청난 해악이라는 걸 모르십니까? 팀킬도 이 정도면 제대로 올킬하신 셈입니다.

 

이 상황에서 김희철 의원이 재경선을 받아 들이지도 않을테고, 대표께서는 명분도 없습니다.

 

선거에서 이겨서 당선의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적 여건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고 나서 서민과 민중을 위하면 된다고 주장하신다면 대체 '진보'의 기치는 왜 내거신 겁니까?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제가 비록 정파나 견해는 다를지 몰라도 이정희 대표님과, 또 통합진보당의 당원 혹은 지지자 분들께 운동후배이기도 하고, 또 4년에 한 번 종이짱돌을 쥐어 드는 입장에서 우뢰와 같은 갈채 속에 민주주의가 (그것도 '진보당'을 자임하는 정당에 의해서) 끝장나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제가 이정희 대표께서 기성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꼬리를 자르려고 하시는, 18대 국회 보좌진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부디 이제라도 부끄럽지 않은 선배님으로 남아주시길 바랍니다.

 

덧) 예, 방금 밝혔듯이 현재 저의 정치적 견해는 통합진보당과 뜻을 달리합니다. 그리고 저는 진보신당과 녹색당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사족일지라도 밝히자면 같은 일이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에서 벌어졌다면 벌써 당장 택시타고 달려가서 중앙당 당사에 불부터 질렀을 거라는 점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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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럿워크 관련 연대서명 부탁드립니다!

슬럿워크를 지지합니다!

 

신체 자기결정권을 지지합니다!

 

통합진보당의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 비례대표 공천을 규탄합니다!

 

 이 성명서를 읽으시고 동의하시는 분께서는 이메일 slutwalkkorea@gmail.com, 트위터 @slutwalkkorea 를 통하여 연대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행사 당일 인쇄/배부하는 성명서 끝에 포함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당일 참석하시지 않으시더라도 서명 가능합니다!

 

[성명서] 동등한 성적/정치적 주체로서 여성의 권리를 요구한다
 
   잡년행동이 3.8 여성의 날에 참가하며 ‘누드 시위’ ‘옷 벗을 자유를 요구하는 여성들’ ‘여성들 나체로 길거리 활보’ 주류 언론에서 '잡년행진'을 검색하면 나오는 헤드라인들입니다. 슬럿워크(Slut Walk)란 여성의 야한 옷차림과 늦은 귀가 등을 강간의 원인으로 지적함으로써 성범죄를 정당화하고 피해자에게 낙인을 찍는 것(victim blaming/2차 가해)에 반대하는 반성폭력운동으로 2011년 초 캐나다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한국에서도 고려대 의대 집단성폭력사건, 현대차 성희롱 피해노동자에 대한 부당해고 사건,성폭력 사건 재판과정에서의 판사의 모욕으로 인한 노래방 도우미 자살사건, 아동 성범죄에 대한 미약한 처벌 등 다양한 성차별적 사건 사고가 만연한 가운데, 잡년행진은 이러한 현안을 알리고 비판하기 위하여 트위터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힘으로 2011년 7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잡년행진 준비 모임은 이후 <잡년행동>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대차 부당해고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여가부 점거농성(잡년난장)’, 재능교육 농성장, 고려대 의대 집단 성추행 사건 해결을 위한 모임,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철회(희망버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운동’,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 ‘포스트 후쿠시마, 탈핵과 반원전’ 등 우리 사회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운동에 연대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슬럿워크가 기억되는 방식은 '벗은 여자들의 시위'였으며, 우리가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들은 소거되고 선정적인 '섹시함'혹은 '천박함'의 이미지만 회자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의 정치적 기여가 희석되고 가치절하되는 것은 비단 2011년 잡년행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진보 진영, 사회 운동 진영에서 거듭 반복되어 온 성차별적인 위계화, 배제의 결과입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나꼼수 코피사건'에서도 이는 유사하게 반복 되었는데, 나꼼수 측은 여성 지지자에게 노출 시위를 독려함으로써 여성을 동등한 정치적 행위 주체가 아닌 '응원'하고, '후방에서 지지'하는 부차적 존재로 인식하는 조야한 사고를 드러냈습니다.
 
  또한 이에 거부감을 느끼고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 '지금 더 중요한 것은 가카에 대항하고 정권을 잡는 것', '보수 진영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배신행위'라며 전형적인 진영 논리로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덜 중요한 것, 희생 가능한 것, 분열을 가져오는 것으로 치부하였습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조직내 성폭행 사건을 은폐하고 피해 여성을 모욕함으로써 지속적인 2차 가해를 저질러 온 정진후 전 전교조위원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결정 된 것 역시, '진보'를 표방하는 조직이 동시에 지극히 성차별적이고 젠더 감수성 없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이며, 진보 세력의 집권이 성 평등 실현을 의미하지 않음을 명백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비키니 시위와 슬럿워크는 ‘노출’을 시위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성은 정숙해야 한다는 차별적인 성적 엄숙주의는 잡년행동 역시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러나 잡년행동은   (1)여성의 몸이 인격을 제거당한 채 성적/말초적으로만 소비되고, (2)'충분히 아름답지' 못한 여성은 ‘2등 여성’으로 위계화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또한, (3)정치적인 영역에서 여성의 기여가 동등한 참여가 아닌 ‘보조’와 ‘응원’으로 절하되는 성별 위계, (4)섹슈얼리티의 문제는 '노동 해방'/'정권 획득'등의 '대의'에 비해 부차적이고 덜 중요하다는 인식 역시 비판합니다. 여성은(사실, 모든 이는) 벗었거나, 입었거나, 섹시하거나, 섹시하지 않거나, 나아가 계급과 인종 등의 구분을 떠나 모두 동등한 성적 주체이며 정치적 주체입니다.
 
  어떤 복장을 하더라도,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강간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며, 섹슈얼리티의 문제는 정치적 문제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합니다. 1908년 3월 8일, 여성들이 '빵과 장미'를 요구하며 거리를 행진한 지 100여 년이 흘렀고, 한국 여성의 날은 28회를 맞았으며, 처음 슬럿워크가 세상에 나온 지도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성적 소수자의 삶과 권리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제 잡년행동은 다시 거리에서 외칩니다.
 
  "내 몸은 내거다, 손대지 말라!"
  "우리는 진보의 치어리더가 아니다"
   "페미니즘 때문에 망할 당이면 망해도 싸다!"
   "통합진보당은 정진후의 비례공천 철회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하라" \
 
2012년 3월 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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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의지가 없으시다면 그냥 갈 길 가시기 바랍니다

에밀리오님의 [열린공간과 자기검열] 에 달린 댓글에 대한 이야기

 

#1.

 

누구나 그렇겠지만 난 귀찮은 걸 참 싫어한다. 그리고 직업상의 이유 등으로 내 일은 하루 종일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텍스트를 확인하고, 분석하고, 끊임없이 뭔가를 타이핑하는 일이다.

 

딱히 그래서는 아니지만 그게 나 스스로를 많이 갉아 먹는 역활을 하기 때문에, 일과시간 이후에 글을 적는 행위, 텍스트를 보는 행위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런 이유로 현 직장을 다니면서 블로그 포스팅이 많이 줄어 들었다.

 

#2.

 

진보넷에 터를 잡은(?)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내가 무언가를 강하게 표현하고 싶은데 그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던 일신상의 이유로 넷상에 뭔가 의견을 표시하고 싶어도 상당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다.

 

이 부분은 후술하겠지만, 그러다 넷상을 비교적 안전하게 (감시로부터?) 도망다니면서 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을 찾게 됐는데, 그곳이 여기였다. 그리고 이 때 쯤 내 정체성은 아마도 애국학생과 거기서 탈각한 어느 사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3.

 

요즘은 뜸하다는 의견들이 많다. 내 생각에도 과거보다 북적거리지 않는 느낌이다. 여하튼 진보넷 블로그를 이용하고, 또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활동가들이다. 각기 정파와 입장이 다른 활동가들이 이야기 하는 소소한 일상부터 정세에 대한 견해, 주장들은 물리적 공간을 확장해 주는 좋은 매개체가 됐다.

 

#4.

 

소통 공간의 확장 속에서 가끔 논쟁이 발생할 때도 있었다. 전술했듯 정파와 입장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주장을 하다보면 그런 일이 벌어질 때가 있다. 나 또한 가끔 논쟁에 참여한 적이 있고, 그렇게 해서 배우기도 하고, 상대를 설득하기도 했다.

 

#5.

 

물리적 공간이 가지는 제약을 넘어 내가 운동하던 공간으로 돌아가 있을 때, 대추리 혹은 그 이외의 공간에서 (내가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대추리 지킴이들은 진보넷에서 블로깅 중이었다) 넷상에서 소통하던 이들을 대면할 수 있다는게 내게 큰 즐거움이었다.

 

다만, 진보넷 블로그 특성상 특정 정파의 사람들은 속해 있지 않거나 혹은 동조하지 않는 주장을 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진보넷 블로그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걸 (나는 인사하기 위해서 자기 소개를 할 때 그렇게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알렸고, 나와 같은 운동진영에 있던 사람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여줬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 당시 나는 소위 말하는 애국학생(!) 중 한 명이었고, 정체성은 그 사이 어디쯤에 걸쳐 있었다.

 

#6.

 

그 당시 내 고민에 대한 선배들의 정의는 '이상한 곳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고 오더니 일종의 병이 생겼다' 였다. 그래서 조직적 관점을 가지고 내 '병든' 사상을 고치겠다는 이야기를 했었고, 일년 내내 이 부분에서 불협화음을 겪었다.

 

#7.

 

내 개인사에 대한 주관적인 이야기는 언젠가 두루뭉술하게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도 나는 내 선배들, 후배들과 사이가 안 좋다고 알고 있다.

 

오늘도 SNS를 하다가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되서 지금 현재 상당히 우울해 있는 상태이다.

 

#8.

 

이제 본론인데.

 

진보넷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며 지내는 활동가들 대부분은 자기 색깔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이나 신념, 사상에 배치되는 의견들을 접했을 때 격렬하게 논쟁을 전개할 때가 많다. (이 부분은 #4에서 언급했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활동가로서의 자기 신념, 사상, 혹은 견해에 대한 이야기에 한정된다.

 

서로의 견해나 의견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때문에 논의를 치열하게 하는 건 전혀 상관없다. 하지만 오늘 특정 포스팅에 대해 댓글이 달렸고, "나는 당신과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고 댓글을 달자 내게 돌아온 건 내 인성에 대한 품평? 쯤 되는 글이었다.

 

#9.

 

아는 분은 아는 이야기지만, 진보넷 블로그 내에서 내 포지션은 유명한 '행인 빠' 이다.

 

내 인성에 대해 품평을 남기신 분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행인님 포스팅에 계속 '악의적으로 보이는 댓글'을 남긴 분이다.

 

혹 모르겠다. 그냥 내가 '빠짓'을 하기 때문에 그냥 심통이 나신 걸지도 모르겠다.

 

#10.

 

댓글로 그 분이 대화 중단을 이야기 한 마당에 더 이상 대화를 지속할 생각은 없다.

 

진보넷 블로그 메인 표기 방식상, 연속되는 포스팅은 최근 포스팅만 표시되지만, 댓글은 제한이 없다. 해서 연속되는 댓글로 다른 분들의 소통을 방해한 점에 대해서 사과 드린 바 있다. (앞으로는 따로 포스팅하거나 언급하지 않겠지만, 계속 그럴 가능성도 있으므로 거듭 사과 드린다.)

 

그리고 따로 그 분 밑에 댓글 다신 분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만, 해당 포스팅에 댓글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그만두는게 좋을 것 같다.

 

#마무리.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의 머리를 철퇴로 내려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괴물로 규정하고 함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방식으로 내 머리에 철퇴를 내리 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답례로 나 또한 상대를 철퇴로 한 방 내리쳤지만 이런 방식으로 계속 대응하는 것은 (다른 이들과 함께 있는 공간인데)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런 방식으로 대응한 점에 있어 내 스스로 아직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므로 눈쌀 찌푸리신 분에게는 사과 드립니다.)

 

 어쨌든 나도 철퇴로 한 방 갈겼으니 이건에 대해서 더 이상 공방이 오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소통 할 의사가 있다면 몰라도 아니면 그냥 갈 길 가시길 바란다.

 

덧) 지금 우울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풀려고 포스팅 해버렸습니다. 다시금 다른 분들께는 사과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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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공간과 자기검열

앙겔부처님의 [북한을 왜 찬양하냐고] 에 관련된 글.

 

요즘 여차저차 SNS를 활발히... 까지는 아니고 그냥 심심할 때 주저리 주저리 하고 있다.

 

블로그질은 보통 심각한 이야기만 쓰게 되는데다가(?), 것보다 요새 컨디션도 별로고 하는 일도 정신이 없어서 자주 쓰지도 못하고 그러는 터라 잘 안 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차에 정보노출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시작하게 됐다.

 

정보노출 문제는 그렇다치고 심각한 건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자기검열을 시작하게 됐다는 게..

 

애당초 진보넷에 터를 잡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정부의 감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기 때문이고 (하지만 사실 내가 한다는 보안이라는 것도 상당히 허술해서 마음만 먹으면 모든 걸 조합해서 나를 찾아 낼 수 있다고 알고 있다. 또 지인 모 씨의 말을 빌리면, 내가 그렇게 넷 상에서 도망다니고 있을 때에도 알고 있었다고 했다고... 사실이라면 좀 신기한 일이지만 여튼...)

 

특히 페이스북은 처음엔 그냥 상황 알리는 용도로 적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주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내 기분이나, 감정상태, 주장  등을 적기 시작하는데 아차... 이게 한국사회만의 특징이라고는 알고 있는데 좀 걸리는게 있다.

 

그게 뭐냐면 여튼저튼 나랑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 중에는 내가 민족주의 문제나, 국가주의 문제에 대해서 거론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부류도 있다.

 

일례로 한미FTA 문제를 거론하며, FTA 자체를 반대해야하는데 애국주의로 수렴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견해를 나이브하게 쓴 적이 있는데... 5초도 안 지나서 내 출신학교의 출신단위 선배들이 댓글을... 달더라.

 

혹자 말하길 안 하면 되는거 아니냐? 라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건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고민인데, 주로 SNS에는 내가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 + 출퇴근간 열받는 이야기나 상황에 대한 넉두리 + 정치적인 이슈에 관한 내 견해 가 대부분이다.

 

앞의 두 가지는 상관없지만, 정치적 이슈에 대해서는 중립도 아니고 아예 반대인 경우의 (혹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한) (비교적 최근에 관계를 맺기 시작한) 친구들이 있다.

 

그 쪽 사람들 일반에 대한 내가 가진 편견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중이고, 여하튼 관계 맺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이라고 보고 있긴 하지만 정치적 이슈를 나누기에는 서로 정체(?)를 모르니까 부담도 되고 해서 숨기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친구가 말하길," 페이스북 친구 신청하려다가 안 했다. 왜냐면 업무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놓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 말 마따나 그렇게 선별해서 SNS 상에서 (트위터도 아니고 페이스북은 지인 중심으로 소통하는데) 관계 맺는 방식은 지극히 나에 대한 자기 검열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나와 견해가 다르거나 부딪칠 것 같은 사람을 차단하는 것도 자기검열이라고 보니까 좀 복잡하다.

 

그렇다고 SNS에서는 소소한 이야기만 하기에는 내 심정이 그렇지도 않고, 것보다 그것도 자기검열의 일종이니까.

 

덩야핑이 포스팅 하신 글을 보고서, 끄적일 말이 있어서 페이스북에 썼다가 또 자기검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아... 이럴 때 이런 말 할 곳이 여기 밖에 없구나하고 넉두리 해보고 간다

 

덧) 그래서 중요한 건 애국자가 없는게 좋은거라는거... + 이건희는 안 된다면서 왜 북은 된다는거지; 신념체계가 참... 그래 신념을 가지는 건 자유니까 뭐... 상관없지만... 그래도 그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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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FTA, 이명박의 FTA

에밀리오님의 [외통위 국회 경위 투입은 위법이다] 에 관련된 글.

 

근래 들은 최고의 개드립 중 하나가 바로 "노무현의 FTA는 국익을 생각했고, 이명박의 FTA는 노예의 길"이라는 얘기였다.

 

최근 프레시안에 민변 모 변호사의 기고문을 시작으로 해서, 정부의 FTA 광고에서 '노무현이 시작한 FTA 이명박이 끝내겠습니다'에 대한 반발까지 그 수위는 다양하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조문을 뒤져봤지만 (일하느라 아직 다 본 건 아니다) 현재까지 내가 발견한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 FTA의 차이는, 단지 노무현 대통령은 (삼성의 입김으로!) 동아시아 금융 허브를 구상에 포하미켰고, 이명박의 FTA는 그딴게 없다는 것 정도의 차이이다.

 

두 가지는 다르다고 하는데 얼마나 다른지도 잘 모르겠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반대 목소리의 민족/애국주의 담론은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본다.

 

참여정부 당시부터 한미 FTA를 반대했던 많은 시민사회진영은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가 다르다' 라는 담론에 대해서 암묵적으로 쉬쉬하는 분위기이다. (민변의 예처럼!)

 

물론 이유야 알겠지만 (아시지 않는가? 적전 분열 드립!) 과연 그런지는 곱씹어 볼 내용이다.

 

어제 밤에 잠시 끄적거렸지만, 사실 상임위에서의 내부경찰권(=경위)을 통한 갈등 (강제) 해소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일단 차떼고 포떼고 이야기하면, 무려 참여정부 때인 17대 국회에서도 한미FTA 비준안 심사 과정에서 질서유지권 발동과 경위를 통한 물리적 강제를 행한 전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시나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별 차이가 없는 정당이라고 본다.

 

물론 과정에서 반성과 속죄의 의미에서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의원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진정성이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그들 전체가, 다르다는 생각은 그리 크게 들지 않는다.

 

한미FTA 강행처리가 예상되는 오늘 (혹은 10일?), 아침께에 본청 출입을 통제했다는 언론기사를 접하고 그냥 끄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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