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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 분류
    riverway
  • 등록일
    2007/04/28 11:31
  • 수정일
    2007/04/28 11:31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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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둘째언니의 큰 아들이 결혼을 하는 날이다.

꽃단장하고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여섯 형제중 유일하게 고등학교까지 밖에 교육을 안 받았고,

결혼 후 이날까지 까다로운 시어머니 모시고 시집살이 하며 사느라

다른 형제들에게 큰 관심이나 정성을 보일 수 없었던 언니라서

늘 집안 행사에서는 뒷전(?)에 있었다. 못 오는 경우도 가끔 있었고.

 

형부 동생이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내어 부모님 모시고 언니부부가 함께 살던 집이

은행에 넘어가서 이사를 해야 했을 때도 우리 형제들은 십시일반 도움을 주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큰언니는 오십 넘은 며느리를 아직도 쥐락펴락하는 사돈 할머니에 대해 다소 감정이 쌓여있고, 나도 그리 친밀한 편은 아니다.

 

그랬던 언니가 오늘은 주인공이 되고

다른 형제들이 그 집 행상에 처음으로 초대를 받은 손님이 되는 것이다.

웬지, 내집 행사같은 마음씀보다 대접(?)을 잘 받아야 할 것 같은 심술이 살짝 고개를 든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음 같으면, 가장 부족하고 약해 보이는 딸이 잘 살아내어

자식을 여의는 장한 모습이 기특하시겠지 싶다.

 

나도 그분들 생각해서 마음을 고쳐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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