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라는 구호에 쉽게 맘이 내키지 않는다.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 합창대회 연습을 하면서 야단을 많이 맞았을 때 너무 싫었던 기억이 난다.
지휘를 맡았던 학생도 맘에 들지 않았고, 무조건 연습하라 윽박지르던 담임에게도 불만이었지,
결국 예선에서 탈락했고, 지겨운 연습 또 안 해도 되는 것이 참 좋았더랬다. 우리 반이 떨어졌다는 안타까움 같은 것은 못 느꼈던 것 같다.
서울에 있는 공립 여자고등학교들끼리 하는 체육대회, 응원연습하고 당일 운동장에서 우리 학교를 응원하는 것이 너무 재미없고 지루했었지. '우리'학교가 잘 하지도 못했기에 더더욱 싫었다.
대학에 와서도 내 본의를 뒤집고 막판에 합격을 위해 지원한 학과 였다는 생각에
학과 행사에는 가급적 빠졌고, 동기들과도 별로 사귀고 싶어하지 않았었고. 가관식, 수학여행, 사은회... 참여했던 학과행사가 없었다. 한 해 휴학하는 바람에 동기 동창모임도 어디를 가야할지가 애매한 형편이다.
그후로 직장생활, 학교, 다시 직장... 여전히 '우리'라는 의식안에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했고, 한 발 뺀 자세, 곧 떠날 곳이라는 생각하에 지내고 있지 싶다.
20여년간 줄곧 참여하고 있는 모임 사람들과도
하나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각기 다름을 존중하는 자세를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었던 탓인가?
함께 하자는 요청을 말없이 거절하자니
저 밑바닥에 깔려있는 심리가 무엇일까 새삼 궁금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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