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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09/15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욱동 옮김, 민음사(1)
    엔지
  2. 2011/03/02
    2011 2월의 영화
    엔지
  3. 2011/02/08
    녹색광선. 1990. 에릭 로메르.(3)
    엔지
  4. 2011/01/09
    바람의 소리. 2009. 진국부, 고군서
    엔지
  5. 2011/01/09
    2010 영화
    엔지
  6. 2010/09/15
    장석남 시인 시 낭송회
    엔지
  7. 2010/08/18
    제천여행기(3)
    엔지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욱동 옮김, 민음사

이해한다. 절절히.

위대한 개츠비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민음사, 2003

돈과 여자. 아니 돈은 여자를 만나기 위한 곁에 두기 위한 수단이었으니 결국은 여자. 그러나 그 여자는 또한 자신이 꿈꾸는 이상향의 한 상징. 결국은 상류사회를 바라는 꿈이었나. 한갖 부질없는 꿈, 결국은 재산과 허세. 위선과 허영으로 가득찬 상류층의 삶을 개츠비는 꿈꿨나보다. 그러나 그런 부질없는 꿈마저 없다면 개츠비에게 삶은 얼마나 부조리하고 무의미했을까. 그것이 곧 재즈시대 미국의 욕망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지금 우리사회의 욕망이기도 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 최근 독립한 나만의 공간을 남보기 부끄럽지 않게 근사하고 폼나게 꾸미려고 한다. 내가 사는 이곳은 내 허영과 위선의 공간. 이곳에서 영원히 이루어지지 않을 초록빛 꿈을 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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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월의 영화

○ 오슬로의 이상한 밤, 2007, 벤트 해머

 

- 제목이랑 포스터 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영환줄 알았다. 원작의 제목은 주인공 이름인 <오드 호텐(O' Horten)>인데. 한글제목으로 낚인 사람 나 말고도 여럿 있을 듯 하다. 뭐 북구의 밤 정취를 생각하면 환타지스런 면이 아예 없진 않은 것도 같다.

 

- 노르웨이의 철도는 정년이 67세란다. 우리나라의 철도는 57세. 현재 59세로 연장 추진 중일껄. 고용안정 면에선 좋겠지만 이 정도면 너무 긴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평균연령이 80을 넘어 90을 바라보는 때이니 그럴만도 하겠지만. 나의 정년은 몇세가 될라나. 그때까지도 살고 싶을까.

 

- 기관사들의 놀이가 인상적. 소리만 듣고 무슨 기관찬지, 어느 노선인지 맞추는 놀이. 어느 노선의 다리가 몇 개인지 맞추는 놀이. 퇴임 축하연에서 단체로 기관차 성대묘사 칙칙폭폭 뿌~~ 하는 것도 재밌고. 실제로도 노르웨이 기관사들은 그러나. 숙련노동자들의 자긍이 느껴지는 모습.

 

- 주인공 오드의 단출하고 소박한 살림살이. 단순하지만 기품있는 북구의 디자인.

 

- 나는 이렇게 독신남이 나오는 영화가 좋더라. <웰컴>이라던가 <토니타키타니>라던가. 

 

 

○ 리오 브라보, 1959, 하워드 혹스

 

- 별로 잘 생기진 않았는데도 존 웨인은 '가다'가 나온다. 역시 기럭지가 중요하다.

 

- 앤지 디킨슨 매력 있다. 몸매도 완전 늘씬...

 

- 우리편은 절대 죽지 않는다. 스템피 영감 정도는 죽을 줄 알았더만 한 명도 안죽네. 어째 그리 엉성하게 움직이는데도 총알 한 방 안 맞냐. 50년대 영화란 참...

 

- 끝까지 해피엔딩. 뭔가 반전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겐 대반전이었겠다. 맘 편히들 보시라.

 

 

○ 몬티 파이튼의 성, 1975, 테리 길리엄, 테리 존스 

 

- 나 이거 참 골때려서..ㅋㅋㅋ

 

- 개인적으로 제일 재밌었던 장면은 왕자를 가둬놓는 장면에서 왕이랑 병사들의 대화. 얼렁뚱땅 능청스런 개그가 딱 내 코드다.

 

 

○ 본 시리즈 ; 본 아이덴티(2002, 더그 라이만), 본 슈프리머시(2004, 폴 그린그래스), 본 울티메이텀(2007, 폴 그린그래스)

 

- 영혼 없는 공무원의 힘겨운 영혼 찾기.

 

- 이런 음모이론 영화들이 헐리웃에서 잘만 만들어지는 걸 보면 미국정부는 통이 큰 걸까 대충 자신들의 정체를 인정하는걸까. 아님 그저 영화만 잘 팔리면 장땡이라는 장삿속인가.

 

- CIA의 놀라운 정보력. 노트북 훔치다 들킨 우리의 국정원은? 영화는 영화일 뿐 오해하지 말자?

 

- 긴박한 추격씬도 화끈한 액션도 세편 연속보면 지겹다.

 

 

○ 신 소림사, 2011, 진목승

 

- 식상하기 그지없는 액션영화. 하지만 가끔 이런 식상한 액션영화가 보고싶을 때가 있다.

 

- 성룡은 적당히 늙어가는 것 같은데 유덕화는 언제 늙으려나. 그러다 한방에 훅 가지.

 

 

○ 조씨고아, 2010, 첸 카이거

 

-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중국영화는 일단 좀 먹어준다.

 

- 갈우의 연기가 좀 인상적.

 

 

○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2011, 김석윤

 

- 생각보다 괜찮은데.

 

- 부모님과 함께 영화관 간건 머리크고나서 처음인거 같다.

 

 

○ 검우강호, 2010, 수 차오핑, 오우삼

 

- 할 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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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광선. 1990. 에릭 로메르.

델핀이 참 답답하고 웃기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아니 실제로도 굉장히 까탈스러운 캐릭터지만, 그래도 난 이해가 간다. 누구나 때로는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은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게 사실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깊어지면 영화속의 델핀처럼 자기 스스로도 잘 모르겠고 마음의 갈피도 잘 못잡게 되곤 한다. 그러니까 자꾸 울음만 나고... 일종의 방황 같은 거 아닐까. 델핀이 좀 예민한 성격이라 방황이 깊고 길어졌겠지만, 방황은 누구나 하는 것 아닐까. 각자의 성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누군가를 만나 외로움에서 벗어나든 녹색광선을 보고 진실을 깨닫든 , 어찌됐던 대부분의 방황은 시간이 지나면 끝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또 새로운 방황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또 일상으로 돌아오고... 그렇게 방황과 돌아옴을 반복하며 늙어가고 죽어가겠지.

 

나는 지금 어떤 상태인지 생각해보면, 방황중이다. 좀 됐다. 좀 됐는데 스스로 방황이라고 인식한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벗어나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중인데 잘 안된다. 어쩌면 만성이 될 것 같다. 그리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고 벗어나고 싶은데, 최근 시작하려 하는 글쓰기가 나의 방황을 벗어나게 해줄 "녹색광선"이 되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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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소리. 2009. 진국부, 고군서

뭐 그냥 그럭저럭한 추리물.

 

끝엔 너무 계몽영화틱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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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영화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으면 그닥 할 말은 없지만서도.. 그래도 어떻게든 지난 한 해는 돌아봐야 할 것 같아서...

 

지난 해에도 많은 영화를 보았다. 40여편... 극장에서도 보고 다운 받아서도 보고. 블럭버스터도 있고 독립영화도 있고. 헐리우드도 있고 국내 유럽, 아시아 영화들도 있고. 최신개봉작도 있고 옛날 영화들도 있고.

 

<대부 1, 2, 3>

아 걸작이다. 왜들 그렇게 대부 대부 하는지 알 것 같다. 세편 모두 러닝타임이 김에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된다. 생면부지의 땅에 맨손으로 이민와서 일가를 이뤄낸 사람들의 단순한 논리. "신세진 건 꼭 갚는다. 그러나 나한테 까불면 큰 코 다친다." 강철로 만든 칼 같은 이 단순함은 강하다. 그러나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들 수 있는 용기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강해진다. 이런 단순함의 매력에 사람들이 빠지는 것이 아닐까. 나도 돈 꼴레오네가 되어 한 번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누군가에게 들이밀고 싶다.

 

<아저씨>, <악마를 보았다> 그리고 <해리 브라운>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복수 복수 복수... 살인, 강간, 인신매매 등 비인간적 범죄의 전세계적 만연. 회개하라 인간들아. 불의 심판이 떨어지리라. 범죄에 대한 개인들의 복수. 복수는 나의 것. 법이고 경찰이고 믿을 수가 없다. 검찰과 경찰들은 반성할지어다. 느그들이 잘 했으면 이런 영화들이 나왔겠니?

 

<허트로커>

일, 업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업무처리 방법. 때론 나도 이런 식의 업무를 해봤으면 하는 욕구를 느낀다.

 

<바스터즈>, <더 콘서트>

멜라니 로랑 완전 이쁘다. +_+

 

<시>

집단 성폭행과 이에 따른 자살. 아이고 어른이고 추모와 반성은 간데없고 그저 뒷수습만이 중요할 뿐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에겐 시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인력자원부>, <당신과 나의 전쟁>

그래,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더 깊이 생각해봐야할 필요가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영혼 없는 기계가 되진 않겠어.

 

<방가 방가>

영화의 마지막 부분, 불법체류 노동자들을 도망치게 하는 과정에서 방가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잡혀가겠지. 벌금을 물 수도 있고 징역을 살 수도 있겠지. 전과자란 낙인이 찍힐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게 대순가. 출입국관리법 그게 그리 대순가. 때로는 법도 어기고, 공무집행방해도 할 수 있어야 사람이다. "동냥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마라." 방가의 외침에 나는 눈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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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시인 시 낭송회

최근 <뺨에 서쪽을 빛내다>라는 새 시집을 낸 장석남 시인의 시 낭송회에 다녀왔다. 시 낭송회는 처음인데 참 괜찮다. 앞으로 자주 다녀야겠다.

 

얼마 전부터 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시를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시를 조금씩 읽고는 있는데, 도통 별 느낌이 없다. 김어준이  <게르니카>원작을 앞에 놓고서도 별 느낌이 없는 자신을 보고 입시공부하느라 미적 감수성을 키울 타이밍을 놓친 것 같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난 시적 감수성을 키울 타이밍을 놓쳤나보다.

 

이번 장석남 시인의 시집 제목인 '뺨에 서쪽을 빛내다' 가 어떤 의미로 와 닿나. 물론 각자의 느낌과 해석이 있겠고 정답은 없겠지만, 난 도통 모르겠다. 근데 작가는 "서쪽을 지는 태양, 석양이 뺨에 비친다. 뺨에 홍조가 드는거죠. 좀 부끄럽단 겁니다. 사는게 좀 부끄럽지 않나요. 살기위해 먹어야 되고 생활을 해야하고 그런게 다 참 부끄러운 것 같아요..." 뭐 대충 이런 식의 말을 한 것 같다. 아, 그러고보니 확 와닿는다. 인간으로서 연명하기 위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유기체들을 먹어야만 한다. 그 과정에서 생활이란 것을 해야하고. 생각해보면 참 무엇에 대해서인지도 모를 부끄러움, 구차함.. 같은 것이 한 없이 느껴진다. 최규석의 <사랑은 단백질>과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시인이 자신의 시를 몇편 낭송하고 거기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니 시들이 많이 와닿는다. 시를 읽는 방법을 한걸음이나마 떼었단 느낌 같은 것이 들었다. 그리고 시인에 대한 편견 같은 것도 많이 깨져 좋았다. 장석남 시인 스스로가 말했는데 "중국집 주방장과 시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시인은 뭔가 대단한 것 같고 깨우친 것 같고 달관한 듯한 이미지인데 막상 알고보면 똑같은 생활인이라는 것. 여러 독자들의 질문에 장석남 시인도 의미심장한 답변보다는 별 생각이 없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들이 더 소탈해보이고 해서 좋더라.

 

오늘 게스트로 하이미스터메모리가 나와서 시 낭송도 하고 노래도 불렀다. 펜으로서 참 좋았다. 사인도 받고 얘기도 몇마디 나눴다. ㅎㅎ 곧 2집 앨범이 나온다하고 10월 초에 쇼케이스가 있으니 꼭 오란다. ㅎㅎ

 

장석남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하나,

 

 

부뚜막

 

 

부뚜막에 앉아서 감자를 먹었다

시커먼 무쇠솥이 커다란 입을 쩍 벌리고 있었다

솥 안에 금은보화와도 같이 괴로운 빛의 김치보시기와

흙이다 겨우 씻어낸 소금 술술 뿌린 보리감자들

누대 전부터 물려받은 침침함,

눈 맞추지 않으려 애쓰면서

물도 없이 목을 늘려가며 감자를 삼켰다

아무도 모를 것이다 감자를 삼킨 것인지

무쇠솥을 삼킨 것인지

이마 위를 떠도는 무수한 낮별들을 삼킨 것인지

 

눈물이 떨어지는 부뚜막이 있었다

어머니는 부뚜막이 다 식도록, 아궁이 앞에서

자정 너머까지 앉아 있었다 식어가는 재 위의 숨결

내가 곧 부뚜막 뒤의 침침함에 맡겨진다는 것을 짐작했지만 나는 가만히

어머니의 치마 끝단을 지그시 한번 밟아보고 뒤돌아설 뿐이었다

마당 바깥으로 나서는 길에 뜬 초롱한 별들은

모든 서룬 사람의 발등을 지그시 누른다는 것이

이후의 내 상식이 되었다 그로부터 

 

천정이 꺼멓게 그을린 부엌 찬 부뚜막에 수십년을 앉아서 나는

고구려 사람처럼 현무도 그리고 주작도 그린다

그건 문자로는 기록될 수 없는 서룬 사랑이다

그것이 나의 소박하기 그지없는 학설

아무도 모를 것이다 나는 아직도 그것을 시(詩)로 알고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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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여행기

8월 16일, 6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이병우의 공연이 있길래 공연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제천영화제는 이번에 두번째로 찾는다. 지난번에는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태훈과 함께 갔었다. 그 때는 밥 말리에 관한 다큐를 두 개인가 보았는데 지루했다. 그래서 이런 영화제에선 될수록 극영화를 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올해는 밤에 있을 공연 외에 영화 두편을 모두 극영화(하나는 단편모음이었지만)로 선택했다.

 

영화는 단편모음 하나와 두편의 극영화를 보았다. 한 편은 공연이 있기전 청풍호반무대에서 야외상영을 한 것이다. 영화들은 모두 한국영화였다. 장편 두편의 제목은 <기타가 웃는다>와 <비처럼 음악처럼>. 영화에 대해선 말할 것이 별로 없다. 두 작품 모두, 개봉을 염두에 둔 영화라기 보다는 습작같다고나 할까.  연출도 엉성하고 연기도 어설프다. 다만 기억에 남는거 하나. <비처럼 음악처럼>에서 여주인공이 난소암에 걸려 입원해 있는 중, 동거중인 남친 임창정은 그 사실을 모르고 여친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친이 임창정을 떼놓으려 독한 말을 하자 흥분하는 임창정의 그 연기를 보자 관객들이 빵 터졌다. 임창정의 코믹 이미지탓에 흥분하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그 뒤로도 그런 장면이 또 있었고... 이거 임창정의 연기변신을 걱정해야하나 연출력을 탓해야 하나. 근데 뭐, 난 그냥 웃겨서 좋았다.

 

공연은 훌륭했다. 바드, 이병우, 윈터플레이 의 공연이었다. 이병우의 공연은 훌륭했고 바드도 괜찮았다. 바드의 음악을 구해야겠다. 바드의 음악에는 박수와 환호 그리고 맥주가 필요하다는데 나중에 맥주를 마시며 들어봐야겠다. 아이리쉬 맥주를 마셔야 할꺼나.

 

공연이 끝나고 셔틀버스를 타고 제천으로 돌아온 늦은 밤. 조금 졸리긴 했지만 술을 한잔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이 할 사람도 없고, 혹시나 나처럼 외로운 영혼이 떠돌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처없이 어두운 제천을 다녀보았지만 모두들 쌍쌍이 또는 홀로 각자의 보금자리로 들어갔는지 술친구를 찾을 순 없었다. 그저 편의점 앞에서 맥주나 홀짝이다 찜질방에 가서 불편한 잠을 잤다. 앞으로 솔로여행을 즐기려면 혼자 술 마시길 꺼려하지 않던가, 아니면 술친구를 잘 만들던가 해야할텐데...

 

제천은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음식도 변변치 않았고. 지난 영주여행 때 올라오다 들른 청풍호반에서 먹은 우렁이쌈밥은 맛있었는데. 제천 시내에는 그런 집이 잘 안보였다. 한 군데, 김밥집인 <서울김밥>은 괜찮았다. 저번 제천여행 때도 거기서 김밥을 사서 기차안에서 먹은 것 같았는데. 이번엔 식당에서 먹었는데 김밥맛도 괜찮고 같이 나온 열무김치, 오이김치가 맛있었고 특히 시원한 콩나물국이 칼칼한게 좋았다.

 

아직 전주영화제도 부산영화제도 가보질 못했는데 제천에만 두번이나 가봤다.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다음엔 부산이 있지. 가을에 부산에 한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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