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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여행기

8월 16일, 6회를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이병우의 공연이 있길래 공연 예약을 하고 찾아갔다. 제천영화제는 이번에 두번째로 찾는다. 지난번에는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는데 태훈과 함께 갔었다. 그 때는 밥 말리에 관한 다큐를 두 개인가 보았는데 지루했다. 그래서 이런 영화제에선 될수록 극영화를 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올해는 밤에 있을 공연 외에 영화 두편을 모두 극영화(하나는 단편모음이었지만)로 선택했다.

 

영화는 단편모음 하나와 두편의 극영화를 보았다. 한 편은 공연이 있기전 청풍호반무대에서 야외상영을 한 것이다. 영화들은 모두 한국영화였다. 장편 두편의 제목은 <기타가 웃는다>와 <비처럼 음악처럼>. 영화에 대해선 말할 것이 별로 없다. 두 작품 모두, 개봉을 염두에 둔 영화라기 보다는 습작같다고나 할까.  연출도 엉성하고 연기도 어설프다. 다만 기억에 남는거 하나. <비처럼 음악처럼>에서 여주인공이 난소암에 걸려 입원해 있는 중, 동거중인 남친 임창정은 그 사실을 모르고 여친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친이 임창정을 떼놓으려 독한 말을 하자 흥분하는 임창정의 그 연기를 보자 관객들이 빵 터졌다. 임창정의 코믹 이미지탓에 흥분하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그 뒤로도 그런 장면이 또 있었고... 이거 임창정의 연기변신을 걱정해야하나 연출력을 탓해야 하나. 근데 뭐, 난 그냥 웃겨서 좋았다.

 

공연은 훌륭했다. 바드, 이병우, 윈터플레이 의 공연이었다. 이병우의 공연은 훌륭했고 바드도 괜찮았다. 바드의 음악을 구해야겠다. 바드의 음악에는 박수와 환호 그리고 맥주가 필요하다는데 나중에 맥주를 마시며 들어봐야겠다. 아이리쉬 맥주를 마셔야 할꺼나.

 

공연이 끝나고 셔틀버스를 타고 제천으로 돌아온 늦은 밤. 조금 졸리긴 했지만 술을 한잔 하고 싶었다. 하지만 같이 할 사람도 없고, 혹시나 나처럼 외로운 영혼이 떠돌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정처없이 어두운 제천을 다녀보았지만 모두들 쌍쌍이 또는 홀로 각자의 보금자리로 들어갔는지 술친구를 찾을 순 없었다. 그저 편의점 앞에서 맥주나 홀짝이다 찜질방에 가서 불편한 잠을 잤다. 앞으로 솔로여행을 즐기려면 혼자 술 마시길 꺼려하지 않던가, 아니면 술친구를 잘 만들던가 해야할텐데...

 

제천은 그리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음식도 변변치 않았고. 지난 영주여행 때 올라오다 들른 청풍호반에서 먹은 우렁이쌈밥은 맛있었는데. 제천 시내에는 그런 집이 잘 안보였다. 한 군데, 김밥집인 <서울김밥>은 괜찮았다. 저번 제천여행 때도 거기서 김밥을 사서 기차안에서 먹은 것 같았는데. 이번엔 식당에서 먹었는데 김밥맛도 괜찮고 같이 나온 열무김치, 오이김치가 맛있었고 특히 시원한 콩나물국이 칼칼한게 좋았다.

 

아직 전주영화제도 부산영화제도 가보질 못했는데 제천에만 두번이나 가봤다.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다음엔 부산이 있지. 가을에 부산에 한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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