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호안끼엠 호수 위 사당 -> 혁명박물관 -> 성조셉성당

 

하루 종일 뭘 했나 싶게도 간 곳이 많지 않다.

이렇게 된 이유는

또 길을 헤매었기 때문인데,

길을 자꾸 잃는 이유는 지도 보고 가다가 뭔가 재밌는 곳이 나오면

쪼르륵 들어갔다가 엉뚱한 곳으로 가 버리곤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간 곳이 롱비엔 다리 옆 홍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었는데,

강에는 몇 척의 주거용 배들이 떠 있고,

비닐을 재활용하는 일을 하는지 모아놓은 비닐을 씻고 계시는 아저씨와

배 위 방 안에 옹기종기 앉아있는 아이들...

(실제로 보았는지, 나의 기억이 이후에 본 것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는지 알 수 없다.)

대체로 가난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

놀랐던 것은 그 동네 어귀에서부터 강가까지 길에 엄청나게 떨어져 있던

주사기들.. 으읔....

강가에 앉아 망고를 잘라 먹고, 다시 원래 목표였던 호안끼엠 호수를 향해 걸었다.

 

베트남에서 길을 가다보면 석쇠에 동그랑땡 비스므리 한 것이나

삽겹살 류를 지글지글 굽고 있는데, 이런 곳은 대체로 '분짜'를 파는 곳이다.

가이드북을 열심히 읽었다면 미리 알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그 고기굽는 냄새에 이끌려 먹게된 그 가게의 '분짜'는

아마도 우리 여행 최고의 음식 중 하나.

 

 

 



에피소드 설명을 위한 '분짜' 사진 한 컷 

 


이렇게 생긴 것이다.

국물에 무(? 아닐지도 모른다), 석쇠에 구운 고기 등을 넣어 주고,

생면 한 뭉치와 야채 무한 리필...

요 국물에 국수를 담궈서 먹는 음식이다.

그럼 야채는 어찌 먹나?

우리는 고기를 건져서 큰 야채를 골라 쌈 싸서 먹었다.

그것을 본 가게 아주머니가 화들짝 놀라 그릇까지 하나 더 가져다 주시며

야채는 담궈먹는 것이라고 설명(몸짓언어!)해 주셨다.

허허허... 고기는 원래 쌈싸 먹는 것이거늘.........ㅠ.ㅠ

어쨌든 먹는 방법도 제 멋대로 였지만, 분짜.. 먹고싶다 ㅠ.ㅠ

 

혁명 박물관에서...

베트남 역사는 몇번씩 보아도 도무지 정리가 안 되서

이 곳에서 또 역사 공부를 하였다.

가이드 북을 꺼내들고 베트남의 간추린 근대사를 열심히 읽지 않으면

응우엔 아이쿠옥(나라를 사랑하는 응우엔 = 원애국)이 호치민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어리버리 박물관 구경을 마치게 되는 것이다.

미-베트남 전 당시 전시관이 궁금하였지만, 문 닫는 시간 관계로

프랑스 점령기까지만 보고 끝..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인지라

성 조셉 성당으로 향했다.

사람들은 그런 성당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어찌나 별 감흥이 없던지 ..

베트남에서 만나게 되는 프랑스풍의 건물들, 맘에 들지 않아...

 

이 날부터 아마 날이 흐렸나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비아허이를 한 잔 하려고 찾아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길을 잘 못 들어서 일수도 있고,

하지만 변화무쌍한 하노이의 구시가지라면 혹 길을 잃지 않았어도

그럴만 하다.

날씨가 추운지, 더운지, 시간이 아침인지 오후인지 밤인지에 따라

거리에서 파는 음식, 물건 들은 끊임없이 바뀐다.

맞춤형 서비스라고나 할까.

날이 좀 흐리면 길 거리엔 온통 차를 파는 노점들....

비아허이는 날이 흐린 날은 찾기 힘들다.

그리고 '분짜'는 낮 12시 경에 먹을 수 있는 음식.

우리 호텔 앞의 우리가 자주 애용하던 퍼 가게는

처음엔 퍼 가게라고 생각햇지만, 시간과 날에 따라 다른 음식을 팔았다.

아침에는 반미(베트남식 샌드위치), 점심에는 퍼, 저녁에는 다른 무언가...

 

 

여행기가 엿가락이네 쩝.

다음번엔 하롱베이 후의 하노이 하루.. 그리고 닌빈으로 넘어감.

 

 

 

 

 

다음 날이 25, 26일은 하롱베이 1박2일 투어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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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9 10:43 2006/02/09 1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