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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4, 2012. the 2nd day in Yokjakarta

 

 

여행을 하면 이상하게도 참 일찍 눈이 떠진다. 두 시간의 시차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역시 하기 싫은 일이 많이 있을 때는 일어나고 싶지가 않다. 이곳에서는 더 일찍 일어나게 되는데, 새벽부터 들려오는 기도 소리와 또 새 소리... 그런 기분 좋은 알람 소리들 덕이다.

아침을 먹으려고 한적한 곳을 찾다가 결국 빙글빙글 돌아서 시장(파사르 베링하르조)까지 와서 기껏 미아얌을 먹었다. 그래도 시장표 음식들이 맛도 괜찮고 가격도 착함. 차까지 포함해서 10,000Rp. 다른 곳에 가면 1.5배 정도는 비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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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엄청 커서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월, 화요일 오전에만 한다는 바틱아트클래스가 있다고 해서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간단한 바틱 만드는 법을 알려주긴 했지만 시장에서 들은 정보와는 많이 다른 듯. (역시 사기였던 것인가;;;;;;; ) 내가 그 사람이 알려준 같은 곳에 갔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 사람 저 사람 계속 도움을 주는 것인지 사기를 치는 것인지, 정보를 주는 것인지 당췌 헤깔린다. 발이 아파서 타만사리(술탄의 여름궁전, 지금은 궁전으로 쓰이지 않음) 에 가서 쉬려고 하는데 지나가는 길에 있는 새시장(역시 지금은 조류 독감 파동 이후 그냥 재래시장으로 바뀌었다고 함) 에서 어떤 남자가 묻지도 않고 그냥 가이드를 알아서 자청하고 나섰다. 그냥 내 맘대로 이 사람 심심한가보다 하고 생각하기로 함 ㅋㅋ 여기저기 관광을 하기보다는 그냥 앉아서 쉬고 싶었는데, 덕분에 계속 돌아다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보니 이미 타만사리를 벗어나 바틱 가게에 들어서 있는 것. ㅋㅋㅋㅋㅋㅋ 바틱을 사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막 강매하거나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예의바르게 난 돈이 없는 여행자임을 강변하고, 작은 엽서 하나를 사 주고 나왔다. 라마와 신따 이야기도 듣고... 라마와 신따 이야기는 라마야나 이야기라 하여 바틱, 가죽인형(와양 쿨릿) 등 온갖 수공예품, 공연의 주제로 인기가 많다. 인도네시아 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하는데, 비극이 아닌 해피엔딩에 엇갈린 사랑 이야기도 아니니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하기엔 좀 거리가 멀다.

그러고 나서 다시 타만사리에 돌아가 그늘에 앉아 원래 예정했던 휴식을 청한다. 처음에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타만사리 자체가 주거공간과 뒤섞여 있는 곳이라 이리 저리 골목길을 가다보면 들어가는 문이 나온다. 결국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들어갈 수 있는 거 아님? 그런 생각도 하게되는 것이다. 타만사리 주변의 주거지역은 원래 몽땅 다 물로 채워져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어찌된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선가는 지진 때문이었다고도 하고, 물은 사라지고 주거지역으로 변신하게 된 것이다. 쉬려고 했던 타이밍에 쉬지 못하고 계속 걸어다닌 터라 피로도 급 증폭된 상태에 쉬어도 쉬는 느낌도 아니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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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타만사리를 나와 한참을 더 걸은 후에 모처럼 발견한 까페에서 진정 쉴 수 있었다. 고생한 발을 위해 이정도 럭셔리함은 용인해주겠어! 라고 스스로 다독거리고, 딸기 토스트도 시켜 먹는 여유를 부려본다. 의외의 맛있는 토스트를 먹으면서 이 까페 또 오고 싶다고 생각을 하였지만, 집 근처도 아니고 커피를 마시러 오기에는 너무 먼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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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에서의 충분한 휴식 후 간 곳은 술탄의 궁전, Kraton. 남쪽 문으로 갔는데, 역시나 문은 닫혀 있고, 어떤 아저씨가 와양 쿨릿 만드는 것을 보여주겠다며 따라오라고 해서 갔다. (물론 역시 역시 와양 쿨릿을 팔려고 하는 것!) 이미 봤다고 했지만(타만사리 안에도 만들고 있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박물관에 가면 또 볼 수 있다), 아저씨는 여기서 만드는 것이 진정 술탄의 사람들이 만드는 진짜라면서 꼭 봐야한다고 한다. 그냥 속아주기로 하고 따라감 ㅋㅋ 적당한 나이브함이 이번 여행의 컨셉이다. 와양 쿨릿은 한국에서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본 것은 정말 대충대충 만든 것이어서 왜 이런 걸 장식품으로.. 라는 생각을 하였었는데, 현지에서 만나는 제대로 만드는 와양쿨릿은 꽤나 정교하고 볼 수록 빠져드는 것이었다. 하나 하나 정교하게 파내고 (팔 때 쓰는 도구가 자전거 바퀴살이란다;;; ) 갖가지 천연 재료로 색을 입힌다. 색에도 상징이 있고, 그림의 문양에도 당연히 여러가지 상징이 깃들어 있다. 이러저러한 설명을 듣고 나니 이런 인형 엄청 좋아하는 친구 생각이 나서 큰맘 먹고 사 보기로 하였다. 생각보다 엄청엄청 비싼 가격이었지만, 한땀 한땀 공들인 장인의 손길을 생각하며 물론 바가지 요금이었다는 생각도 200% 정도 들긴 하지만, 신따와 크리슈나 인형을 샀다. 후후후....... 예술에 어찌 적정가격이 있으리.... 사는 사람이 사 주면 그것이 예술의 값.... 이런 수공예품들이 예술일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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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나와서 다시 원래 가려고 했던 Kraton의 남쪽 문앞 광장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보니 이날은 계속 같은 길을 왔다갔다 했군. 여행자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는 상술에 휘둘리는 것은 여기까지... )  광장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대한 나무가 두 그루 있는데, 나무 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눈가리개를 팔고 계신다. 난 눈을 가리는 것 자체가 무서워서 안 사겠다고 손을 내저었고, 저 멀리 연인인 듯 보이는 사람들이 눈을 가리고 행운을 점쳐보고 있다. 눈을 가리고 걸어서 나무에 다다르면 원하는 것을 얻는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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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 망고스틴이나 한 가득 사다가 까 먹으면서 진정한 휴식의 세계로 돌입해야 겠다. 그런데, 벌써 몇 km는 떨어진 곳이니 돌아가려면 한참을 또 becak 타라는 아저씨들을 헤치며 가야한다. 가는 길에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센터에 들러 와양쿨릿 공연 정보를 얻고 (매일 저녁 소노보도요 박물관에서 공연이 있단다! 야홋~~!! ) 싱싱해 보이는 망고스틴을 1kg 사서 로스멘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런, 가방끈이 끊어져 새로 가방을 사서 바꿀 때 잃어버린 것인지 방 키가 사라졌다. 주인 아저씨를 불러 남는 키를 열심히 찾아서 (열쇠 더미에 열쇠가 100개 정도는 뒤섞여서 하나하나 일일이 끼워보는;;;;;;;;; ) 문을 따고 새로 열쇠 만드는 비용 5000Rp를 지불했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다행 :) 테라스에 앉아 망고스틴 1kg을 혼자서 다 까먹었다 보니 비가 내린다. 계속 비가 오면 와양쿨릿 공연을 보러못 갈텐데... 큰맘 먹고(!) Becak이라고 타고 가 볼까?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비는 잦아들고.... 소노보도요 박물관으로 Go Go! becak을 타 볼까도 하였지만, 이미 쓴 돈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걸었다. 이날 본 공연은 역시나 라마야나 이야기. 간단한 시놉이 영문으로 제공되었지만, 도무지 진행되는 스토리가 어느 부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가서야 magic arrow가 등장하면서 그것이 라스트씬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마도 전체 내용을 공연하지는 않은 듯하다.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곳에서는 밤새도록 풀스토리를 공연하기도 한다하니 아마도 이렇게 짧은 두 시간짜리 공연에서는 부분 만을 공연하는 것일터. 인형은 한 사람이 다 조작하는데, 내용을 이해 못하니 지루하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보았다. 대다수의 다른 관광객들은 오래지 않아 퇴장. 후후후....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니 벌써 11시다. 들어서면서 주인 비슷한 사람이 보이길래 맥주를 달라고 하였는데, 알고보니 손님;;; 말릴새도 없이 가서 자고 있는 주인장을 깨워 맥주를 받았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고의는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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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 앞에서.... 걸스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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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에서 본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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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 앞에서 먹은 갖가지 콩이 든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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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들이 머리에 짐을 이고 가는 모습은 세계 공통의 신기한 모습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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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나를 부르는 베짝 아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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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6 22:09 2012/02/06 22:09

2012년 12월 23일 새벽 4시

 

사실 투어에 참여할 생각 따윈 없었다.

투어에 대한 기억은 늘 그다지 좋지 않았고, 아무래도 썩 내키진 않았다.

 

새벽 4시, taksi, becak 을 외치는 사람들 사이를 황급히 벗어나 지도 속 여행자 숙소가 많은 거리에 들어섰다.

새벽 4시는 한국이라면 무척 이른 시간. 이곳도 이른 시간이긴 마찬가지이지만, 아침 일찍 간단한 아침거리 장사를 시작하는 할머니, 간간히 집 앞에 나와있는 사람들. 골목은 그다지 무섭지는 않았다. 역에서 걸어 첫번째 만난 골목 입구에서 만난 이는 이미 full이니 들어갈 필요 없다 한다. 이런......

다시 걸어 두번째 골목에 들어섰다. 역시나 모든 집의 문은 닫혀 있고, 문 앞에는 full 이라는 야속한 단어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골목골목을 걷다보니 긴 여정으로 쌓인 피로가 점점 밀려와 어깨도 아프고, 어디에서든 빨리 쉬고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차에 어느 게스트 하우스(조금 좋아보이는) 문이 살짝 열려 있어서 들어갔더니 역시나 아무도 없다. 에라, 여기서 쉬다가 주인 오면 어차피 방이 없을테니 그 때 나가자 하고 한 30분 앉아 쉬었을까. 주인이 들어오고, 새벽부터 제 멋대로 들어와 앉은 불청객은 바로 쫓겨날 수밖에.

다시 골목을 빙글빙글 도는 찰나에 한 여행사 앞 사람들이 숙소를 찾냐고 하며 자신들이 싼 숙소를 알아봐주겠다면서 지금은 모든 숙소가 다 차 있으니 일단 투어에 다녀오라고 한다. 어차피 가려했던 보로부두르. 프람바난까지 포함하면 아침 식사 포함 70000Rp.(지금 생각해보면 비싸지만, 그땐 뭐 괜찮네, 싶었다.... 아직 현지 물가에 대한 감각 제로 상태) 5시에 출발해서 보로부두르에 2시간, 그리고 아침 먹고 프람바난에 가서 또 두 시간 정도 있다가 오는 일정이다. 그래, 뭐 투어도 나쁘지 않아, 애써 버스 타고 가지 않아도 되고, 좀 편하게 가자 이런 마음도 들면서 바로 오케이하고 투어용 미니버스(승합차)에 올랐다.

 

함께 투어에 오른 외국인은 나를 포함해 5명. 물론 가는 길에는 정신없이 자느라고 누가 있는지 몰랐고, 도착해서도 비몽사몽 남들 가는대로 걷다가 보니 한 명을 빼고는 다 동양계다. 서로 출신지를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악하고 보니 대만, 홍콩, 일본, 한국(나), 그리고 터키. 정말 각지 출신의 나홀로 여행객들이 모였다. 보로부두르의 외국인 입장료는 15달러. 고백하자면 학교 도서관 출입을 위해 발급받은 청강생 학생증으로 학생할인을 받아 8달러에 들어갔다. ㅋㅋ;;

투어 가이드 비용이 75000Rp. 5명이 나누어 내기로 하고, 의무적으로 입어야하는 사롱을 입고 가이드를 따라 갔다. 보로부두르는 내 예상과는 달리 커다란 하나의 건물이었다. 난 커다란 여러개의 건물을 상상했었는데, 그건 프람바난이 더 가깝다. 

층층이 오체투지를 하며 오르는 해탈의 길. 그것이 보로부두르에 오르는 방법. 하지만, 지금은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주로 하고 있는 곳이다. 가장 아래 칸의 조각은 한겹 더 벽돌로 둘러쳐져 볼 수가 없다고 한다. 몇 가지 이론이 있는데, 옛날 옛적에 그 그림들이 너무 에로틱해서 한 겹 더 둘러쳐서 못 보게 하였다는 설과, 보로부두르가 서 있는 언덕이 점점 부실해짐에 따라 건물을 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아래 층을 보강하였다는 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뭐 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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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다음층부터는 층 별로 싯다르타 부처의 전생, 그리고 생애와 해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그 다음의 부처 그런 이야기들이 조각되어 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을 수는 없었지만, 몇 가지를 집어 가이드가 해설을 해 준다. 꽤 꼼꼼한 설명에 우리 모두 푹 빠져 들었다. 나도 예전에 들었을 법한 이야기들이었지만, 새삼 재밌고 흥미진진. 기억에 남는 한 이야기는 왜 왕자 싯다르타가 마지막 여인과 혼인하였나 하는 것. 역시 세 가지 정도의 설이 있는데, 첫번째는 결혼에 크게 뜻이 없던 왕자가 여인들에게 실망하지 않도록 선물을 하나씩 주었는데, 마지막 여인에게 줄 선물이 반지밖에 남지 않아  그것을 주어 혼인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 두 번째는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여인의 손가락이 반지 사이즈와 꼭 맞아서. 세번째는 오직 그 여인만이 왕자 싯다르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득 해품달의 무녀 월의 절대 굽히지 않는 당당한 기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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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의 탄생 설화 : 보리수나무 가지를 잡고 서 있는 마야 부인

 

5000년 만에 한 번씩 새로운 부처가 나타난다 했던가. 그렇다면 새로운 부처가 오기까지는 아직 2천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것. (응? 부처가 태어난 해는 언제? +_+ -> BC624년) 나라별로 이 다음 부처의 이름이 조금씩 다른데, 이곳에서는 Matreya(아마도....)로 부른다. 아마 우리 나라로 치면 미륵이 아닐까.

어쨌거나 부처 이야기는 이걸로 접고.

나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지만, 보로부두르 하면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이 꼭대기 층을 제외한 위쪽 3개 층에 있는 스투파이다. 프람바난에 있는 힌두교 상징물 락마와도 비슷하게 생겼는데 담고 있는 내용은 전혀 다르다. 스투파는 부처의 옷을 깔고 그 위에는 발우(그릇), 거기에 짚고 다니는 지팡이를 꽂아놓은 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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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꼭대기층인 10층의 돔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한다. 불교의 이상인 해탈의 끝은 공(空), 비움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십우도의 끝도 마지막 그림은 늘 아무것도 없는 '공'이다. 가이드의 설명은 생각보다 꽤 만족스럽고 재미있었지만, 투어 자체는 역시나... 내가 왜 투어를 싫어하는지 다시금 상기하기 시작하였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과 보폭을 맞추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서 있는 공간 자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것은 아는 이와 여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그에게도 온전히 나의 관심을 쏟게되니 여행지가 어디인가는 딱히 중요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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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보로부두루 쓰고 나니 정말 지치네..

프람바난은 그냥 사진으로 몇 장 올리고, 패스. 힌두교 사원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도 이해가 어렵기도 하고, 이미 보로부두르를 다녀온 터라 완전히 지쳐서 좀비상태로 걸어다녔던 터다. 사진도 몇 장 안 찍었다. 후후

(프람바난 가기 전에 작은 규모의 불교사원 한 곳에 더 들렀다. Candi Mend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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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로부두르도 그렇고 이곳 프람바난도 마라피 화산의 폭발로 다 무너지고 오랫동안 파묻혀 있었다. 그것을 유네스코에서 복원하여 현재의 상태로 만들어놓았지만, 프람바난의 경우 찾지 못한 벽돌이 많은지 곳곳에는 새 벽돌로 메워져 있고, 새 벽돌에는 조각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오리지널은 오리지널대로 최대한 보존, 그리고 잃어버린 조각들은 새로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 그리고 사원 주변에는 이렇게 복원되지 못한 돌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다.

아, 스투파와 락마의 차이를 설명하다 말았구나. 힌두교 사원에 있는 락마는 연꽃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형상인데, 스투파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 마치 같은 상징물에 해석만 다른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그런데 이 락마는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링가와 요니)

 

그리고 finally came back to Yokja. 아무래도 소개해주는 여행사 사람이 커미션을 먹었을 것이 분명하지만 다 귀찮다. 이미 좀비상태, 빨리 씻고 좀 누웠으면 하는 바람 뿐. 하룻밤에 80000 Rp로 오케이하고, 긴긴 하루를 끝낼까 했는데, 아직 3시............................. 기도시간을 알리는 노랫소리(아마도 꾸란을 암송하는 소리)가 들린다. 투어 따라 다니랴 설명 알아먹으랴 머리 속도 북적북적, 피로가 어깨, 팔, 다리에 층층이 쌓인다. 10kg가 넘는 아이를 하루 종일 안고 다녔으니 안 쓰던 근육들이 화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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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퍼맨 레스토랑에서 대낮부터  낮술....ㅋㅋㅋㅋ 무슬림 국가에서 이 무슨....... 제일 싼 야채커리밥을 시키고 제일 큰 빈땅 맥주를 주문하니 서빙해주는 아저씨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다.그나마 혼자 맥주를 마시기엔 이렇게 한가한 낮시간이 나을지도.

술 값이 너무 비싸서 이렇게 쓰다가는 환전한 돈이 금새 동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하지만, 이번에는 천원, 이천원에 목숨걸지 않고 먹고싶은 건 마음 껏 먹겠어! 라는 되지도 않는 다짐을 하며 맥주를 들이킨다.

 

이날 저녁... 온통 마을은 정전이 되었고, 선풍기조차 틀 수 없는 방안은 미친듯이 덥고 창문을 열었더니 모기가 달려든다.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 문을 여는 순간, 아앗! 문고리에 엄지손가락을 베었다. 상처가 꽤 깊다. 문고리가 분명 녹으로 덕지덕지 ... 이거 여행와서 파상풍 걸리는 거 아님? 하는 불길한 생각이 들면서 연고 하나 챙겨오지 않은 스스로를 탓한다. 밖에 나가서 losmen(아마도 여관?) 주인에게 상처를 보여주니 밴드를 붙여준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질 않아 편의점에 갔더니 다행히 요오드를 판다. 평소에는 요오드 알러지가 있어 쓰지 않지만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요오드 투입! 후후후.... 혼자서 참 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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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5 14:26 2012/02/05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