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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문고 * 우리시대 _ 108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
- 출판사 리뷰
1. 비정규직에게도 노동권을 달라
기간제 고용의 사용 기간을 제한하고 간접 고용에 대한 차별을 없앤다는 취지의 비정규직 보호 법안이 현재까지 처리 유보되고 있다. 2년 이상 고용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조항이 정규직화를 돕기보다 오히려 비정규직 계약 기간을 단축할 것이라는 등 법안의 실효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책세상문고?우리시대 108)은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처해 있으면서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비정규직의 문제를 살펴보고 그 해법을 찾고자 한다. 최근 신자유주의라는 세계적 흐름이 기업 내 구조 조정을 유발하면서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비정규직화는 전문직에서 두드러진다(본문 53쪽〈표 3〉직종별 비정규직 비율 증감 참조). 기업은 해고가 쉽고 임금이 낮으며 노동운동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지만, 노동자는 기업에 대한 종속성과 취약성이 높아져 정당한 노동권을 박탈당하게 된다.《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상황을 고발하는 구체적인 통계 본문 74쪽,〈표 4〉개인 소득 증가율과 기업 소득 증가율 비교 ; 본문 106쪽,〈그림 4〉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 추이 ; 본문 108쪽,〈표 6〉서울대학교 시설 관리 노동자의 임금 변화 등을 참조하라. 와 인터뷰 전국 불안정노동철폐연대의 정책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직접 실시한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등의 자료를 실어 노동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아무런 대책 없이 비정규직화가 진행될 경우 거의 모든 일자리가 비정규직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동권의 역사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찾는 이 책은 조합 구성과 단체교섭, 파업을 뼈대로 하는 현재의 노동권이 고용주에 대한 노동자의 상대적 종속성과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해 수립된 개념인 데 반해, 비정규직은 고용주로부터 독립된 형식으로 고용되기 때문에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으므로 노동권의 개념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정규직이 세계적 추세라는 경제계와 비정규직 철폐를 부르짖는 노동계의 입장을 절충할 수 있는 해법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2. 당신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될 수 있다 2005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임금 노동자 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56%다. 비정규직는 고용 계약 기간을 정해놓는 기간제 고용, 고용을 한 당사자와 실제 일을 시키는 사용자가 다른 간접 고용, 형식상 독립적인 사업 주체로 계약하지만 실제로는 사용자에 종속적인 특수 고용 등이 포함되는데, 공통적으로 노동자를 외부화outsourcing한다. 기존에는 비정규직이라고 하면 저소득 비숙련 노동자나 일시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을 떠올렸지만, 오늘날 비정규직화는 소득 수준과 직종을 막론하고 진행되며 특히 전문직의 비정규직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기술의 표준화로 숙련도가 평가절하되고 정보의 발달로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드는 거래 비용이 절감된 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제적 환경에 따른 기업의 이른바 유연화 전략과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편법이 더해진 결과다. 업무를 개별화해 실적을 수치화하려는 연봉제 그리고 성과급제가 기간제 고용과 특수 고용의 변이 유형이며 프리랜서 역시 실상은 특수 고용직의 일종임을 감안하면, 기업의 핵심 관리자를 제외한 모든 업무를 비정규직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노동권의 보장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3. 노동권의 재구성 물론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먼저 비정규직 사용 기간 규제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정 기간 근무하고 나면 정규직화하도록 고용주의 책임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계약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손쉽게 해고할 수 있으며, 계약시 일정 기간 이상 고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세울 수도 있다. 한편 비정규직의 노동 조건을 보호하자는 주장은 비정규직에도 사회보험이나 퇴직금 등을 적용하고, 나아가 동일 노동 동일 임금 규정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을 금지하려 한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기업이 한 부서를 통째로 비정규직화하거나, 업무를 분리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에게 따로 맡길 수 있다. 따라서 부분적인 제도 마련으로는 비정규직의 권리를 되찾을 수 없다. 형식상 노동자를 외부화하는 비정규직화라는 기제는, 기업이 이미 노동권을 해체하는 방법을 찾아냈음을 암시한다. 정규직 임금 노동자를 전형적인 노동자로 간주해서 수립된 기존 노동권 개념의 한계가 드러난 이상, 이제는 노동권을 더욱 확장해야 한다. 노동을 하는 사람은 그 대가로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한다.
- 목차
책을 쓰게 된 동기 들어가는 말 1장 당신은 어떤 노동자인가
[1. 노동자란 누구인가] 1 태초에 노동이 있었다 2 그리고 생산 수단이 있었다 [2. 임금 노동자란 무엇인가]
1 확산되는 임금 노동자 2 노동권 수립- 임금 노동자들의 투쟁 [3. 비정규직 노동자란 무엇인가]
1 비정규직, 노동권에서 배제되다 2 비정규직이란 무엇인가 3 당신의 일자리는 안전한가 2장 비정규직은 왜 확대되는가
[1. 구조적 환경의 변화] 1 자본주의의 변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2 기술적. 산업적 요인 [2. 기업의 전략]
1 유연하게, 자유롭게, 해고는 언제든지 2 더 많은 이윤, 더 적은 임금 3 뭉치지 말고 흩어져라 [3. 구조 조정과 비정규직화]
1 은행 부문 2 공공 부문 3장 비정규직 노동자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1.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 1 미래의 박탈- 고용의 불안정 2 현재의 고통-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조건 3 차별과 서러움 [2. 비정규직화의 결과]
1 기업의 유연화=노동자의 불안정화 2 노동권 파괴 [3. 노동자, 스스로 나서다]
1 비정규직 노동자의 외침 2 갈등이냐 연대냐-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4장 우리 시대의 비정규직, 무엇이 문제인가
[1. 쟁점과 오해] 1 비정규직은 정규직 노동자의 이기주의 탓? 2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방법? [2. 새로운 노동권 정립을 위하여]
1 프리랜서라는 환상 2 노동자의 권리란 무엇인가 맺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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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21시로 결정됐다는 첫번째 토론 모임의 주Text로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을 추천합니다.책세상 문고 -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은 알라딘에서 구입하시면, 정가 4,900원짜리를 490원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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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리뷰]"남 이야기가 아니라 내 얘기고 당신 얘기다"
기사입력 2006-07-09 14:54 |최종수정2006-07-09 14:54
[프레시안 윤태곤/기자] 1867년 독일의 '레클람 시리즈'가 발간된 이래 문고판 서적들은 싼 가격과 휴대의 용이성으로 인해 많은 나라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독일의 로로로, 영국의 펭귄북스, 미국의 포켓 북스와 밴텀 북스, 프랑스의 크세즈 등이 각국의 대표적 문고판 들이다. 물론 문고판이란 말은 그 고향인 서구에는 없는 말이긴 하다. 그들은 페이퍼백이나 시리즈라는 단어를 사용할 뿐이고 문고판은 사실 일본에서 만들어 낸 말이다. 그 일본의 대표적 문고판은 지난 1927년부터 발간된 이와나미 문고다.
일본의 영향력 하에 우리나라에서도 을유문고, 삼중당문고, 정음문고 등이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엇비슷한 구성을 탈피하지 못해 독자들의 손을 떠나 버렸고 1990년대 중반 이후로는 '신세대 문고판'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문지 스펙트럼시리즈, 창해 ABC문고, 궁리 철학시리즈, 한길 로로로 등이 그것인데 이런 '신세대 문고판'의 다수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발견총서', 영국의 토템북스 시리즈, 프랑스 플라마리옹의 'ABC daire', 독일 로로로 시리즈 등 서구의 유명 시리즈물들을 그대로 번역 소개하는 데 그쳐 또 다른 천편일률적 행보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서도 '책세상 우리시대 문고'는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와 더불어 번역물이 아닌 한국의 젊은 학자와 전문가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꿋꿋이 전하고 있어 한결 돋보인다. 제1권 <한국의 정체성>(탁석산 지음) 이래 다양한 분야의 스테디셀러를 양산하고 있는 '책세상 우리시대 문고'가 이번에는 그 108번째 순서로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장귀연 지음)을 상재했다.
비정규직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매커니즘'
▲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 (장귀연 지음, 책세상 문고)여 ⓒ프레시안
서울산업대 강의와 각종 부정기적인 기고, 연구프로젝트로 밥벌이를 하는, 그 자신이 비정규노동자인 장귀연이 지적한대로 이제 비정규직은 비숙련 단순노동이나 저소득 직종에 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고용의 유연성이라는 한 가지 목적을 위해 광범위하게 전 직종으로 확대된, 오늘날 자본주의가 세계화를 통해 개인의 삶을 규정해나가는 '매커니즘'인 것이다.
이 책에서 장귀연은 비정규직 확산은 오랜 시간을 통해 규정된 노동권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해체되는 과정과 동일하다는 것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산업구성이 변했고 기업이 필요로 하는 노동자 구성도 변했고 따라서 노동시장 구조가 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확산은 필연'이라는 이런 저런 연구들과 달리 이 책은 직업을 갖고 직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 살아가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접근과정은 상세한 자료와 더불어 저자가 직접 진행한 방대한 양의 인터뷰를 통해 설득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는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라는 비정규직운동단체의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고 <신자유주의와 노동의 위기>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노동운동> 등 여러 비정규노동 관련 책의 공저자로 참여한 저자 개인의 이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당신은 어떤 노동자인가' △'비정규직은 왜 확대되는가' △'비정규직 노동자는 어떻게 살아가는가' △'우리시대의 비정규직, 무엇이 문제인가' 순으로 되어있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노동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기도 어렵다. "이 책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비정규직 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이기도 하고 당신의 현재 또는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라는 말에서 자유롭다면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시대의 유피미즘…'노동유연성 제고'
19세기 현대적 산업자본주의가 나타나면서 '선진국'인 영국, 미국 등에서는 아동노동, 여성노동, 장시간 노동이 그야말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노동조합, 파업 등 일체의 노동권을 강구하기 위한 행위는 모두 자유시장경제를 왜곡하는 행위로 규정됐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수많은 피와 땀에 의해 이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삼권은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56%(2005년 8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에 이르는 지금 노동권은 근본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말해 '해고의 자유로움', 다른 말로는 '잘릴 위험이 높아서' 혹은 '노동유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유피미즘'(euphemism)의 전성시대다. 학원탄압은 학원안정화 정책, 공공요금 인상은 가격현실화로 뒤바뀐 것은 고전적 유피미즘에 불과하고 우리시대의 유피미즘에 의하면 미군에 의한 민간인 살상은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가 됐으며 대량해고는 고용유연성 제고라는 말로 통한다.
이렇게 목줄이 경각에 달린 판국에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노동조건 향상이라는 보편적 노동권 요구는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계약, 계약연장이 제1의 목표인 이상 낮아지는 임금이나 길어지는 노동시간은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변해버렸다.
따라서 '노동삼권 보장하라'는 식의 고전적 구호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게 됐다는 것이 장귀연의 지적이다.
"노동권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라"
"고용주에 대한 임금 노동자의 종속성을 보완하여 더 이상 불안하게 살지 않도록 하려고 한 것이 기존 노동권이라면, 현재의 추세는 이를 회피하기 위해 비정규직이란 방법으로 직접적인 고용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노동권 개념은 점점 현실에 맞지 않는 옷이 되어간다."
"신자유주의는 모든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만들어 기업이 정규직을 고용할 때 져야 하는 책임과 비용을 없애려 한다. 따라서 노조 결성 같은 정규직 위주의 기존 노동권 개념만으론 거기서 원천적으로 배제된 비정규직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하지만 장귀연이 내놓는 노동권의 재구성 경로는 역시 추상적이다. "케인즈주의적 수정자본주의 시대의 사회적 복지와 유사한 방법일 수도 있다. 또는 기업의 전횡을 규제하고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또 다른 제도를 구상해볼 수도 있다."
저자 스스로 케인즈주의가 어떻게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는지 본문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이런 경로는 설득력이 덜하고 무성의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어떤 경로가 됐건 다음과 같은 근본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장귀연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을 통해 버젓하게 살아갈 정당한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인식하고 모색하고 실천하고 투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하긴 다섯 살 박이 꼬마가 갱도에 들어가 하루 열여섯 시간씩 일하는 것이 상식이었던 적이 있었다. 그 상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근대노동권 확립을 가져온 것처럼 '비정규직은 파리 목숨'이라는 상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노동권 재구성의 전제라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학부에서 인류학을 전공하고 길지 않은 기자 생활을 거쳐 사회학과 대학원에 진학하고, 또 그 와중에 소설가로 등단하기도 한 장귀연의 <권리를 상실한 노동자 비정규직>은 쉽지 않은 주제를 결코 무겁지 않게 풀어낸 역작이다.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171쪽에 문고판형인 이 책은 부담없이 읽어볼만한 책이다. 그 자신이 노동자이거나, 혹은 미래의 노동자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일독의 값어치가 있다. 혹시 '시간강사가 쓴 문고판 책이 뭐 별거 있겠어'라고 지레짐작한다면 그건 오산이다.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도 다섯 살 박이의 탄광노동이 당연시되던 시절 서른 살 먹은 실업자에 의해 작성된 팜플렛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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