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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다. 비우다.

집을 뒤집고 청소했다.

둘째 낳고 복직후 1년에 한번 한 대대적인 행사가

시작부터 녹녹하지 않았지만 하여간 금요일 저녁에서 일요일 저녁까지 매달렸다.

 

우선 안방 서랍장을 차지 하고 있던 영석이의 서랍을 비웠다.

대부분 엄청나게 사둔 속옷인데(유난히 욕심이 많다)

약간만 눅눅해도 입지 않고 싸들고 다녀 설 집 것은 거의 무용지물이다.

 

작년에 정리할 때도 그래도 미쳐 비우지 못한 공간인데

이번에 확 정리해서 아이들과 나의 서랍장으로 온전히 사용하고자 한다.

 

토요일 청소를 위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냈다.

원래 매주 토요일 출근하지 않아 등원하지 않았던 아이들은

쭈뼛쭈뼛 싫어했지만 아이들은 간만에 없는 평안한 오전시간 커피조카 입안에서

여유롭게 머무는 듯 했다.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이 이렇게 나른하고, 조용하고, 안락할 수 도 있다.

 

청소하다 보니

사용하지도 못하면서 쌓아둔 재활용 품들이 너무 많았다.

6년차 벗겨진 후라이 팬 부터, 솥, 주전자, 검게탄 냄비

충동적으로 구매한 싸구려옷에, 남이주는 호의를 무시못한 것들

재미로 들고 들어온 알뜰매장 재활용들까지

뒷꿈치 까져 신지 못한 신발....

 

간소한 살림이 얼마나 생활을 정리정돈해주는지

맘 굳게먹고 버리는 것도 뼈를 깍듯(?) 힘든 선택이었다.

 

적게 취하고 적게 부리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면서 살아야지

덕지 덕지 불은 살림 처럼 내 삶도 그렇게 군살만 붙어 있었나 보다.

 

버리는 것이 고통스러운 나의 증후군 정말 버릴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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