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데의 음모(!)

울 회사에는 비데화장실이 있다. (뭐 좋은 회사 다니시는 어떤 분들은 "당연한거 아냐?"라고 실없어할지 모르지만, 벤쳐 수준도 못 되는, 코딱지만 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그맣디 조그마한 회사만 전전하고 다닌 정신병자군은 "세상에나,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웰빙의 상징(?) 비데란 말이더냐?!" 하며 놀라움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있는, 내인생 최고의 사건 중 하나였다...

 

최근에서야 겨우 깨달았다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왜인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인지도 모르겠지만, 비데화장실 이용횟수가 늘어나면서 나는 한가지 이상한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이 비데화장실에는 휴지가 없다(!)라는 사실이다. 30년 이상 똥싸고 밑닦는 습관을 들여온 인간이기에 물 몇번 끼얹는다고 깨끗해질리가 없다, 라는 선입관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 사실을 인식하고 난 후, 난 비데화장실에 갈 때마다 새 휴지를 들고 가서 내 볼일 보고 난 후 두고 나오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나, 심지어는 설사 때문에 하루에 두번세번 화장실을 가도,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항상 휴지는 없었다!!!

 

이건 무슨 현상인가? 누군가 비데화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가 휴지를 가져다 놓기만 하면 잽싸게 치워버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 회사에는 존재하는 것일까? 혹시 이건 "회사에서는 닥치고 룰루나 하시지!" 하는 사측의 무언의 압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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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5 17:49 2006/08/25 17:49

"괴물" 유감...

본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 정신병자는 아직까지도 괴물영화를 보지 않았음을, 따라서 영화에 대한 텍스트가 아님을 우선 밝혀드리는 바입니다.

 

이 글은, '괴물'에 대한 감상 또는 느낌이 아닌, '괴물'의 주변 상황들에 대한 투덜거림입니다. '투덜거림'이란 정의에서도 보여지듯이, 주로 불만에 대한 얘기입니다.

 

 

 

 



나는 괴물을 지금까지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유는 오직 하나, 내 개인적인 결심 때문이다. 지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당시 나는 4800만 정도의 인구를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1000만명이 보는 영화라는 것이 거의 동시에 두편이나 나타난 것에 대해 거의 공포에 가까운 감정을 느꼈고, 이후 (막말 섞어서 표현하자면) '개나소나' 다 보는 영화는 보지 않겠다, 라는 결심을 남몰래 혼자 했었다. 이 결심의 여파는 상상외로 거세어서 나는 결국 요 얼마전에 모든 이들이 좋은 영화라고 한번은 꼭 봐야 한다고 채근대는 '왕의 남자'를 결국 극장에서 보지 않고 어두컴컴한 내 방 한구석에서 DVD로 졸음을 참아가며 봤어야 했었다. (재미없었다는 소리가 결코 아니라... 다만 그 당시의 내 몸 상태가 안 졸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번에 '괴물'을 대하는 내 느낌 역시 처음에는 그러했을 것이다. 그저 나란 인간이 뭐 특별한 놈이기라도 하다는 듯 "남들 다 보는 영화를 왜 나까지 봐야 해?"라는 건방짐은 결국 이번에도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지도 모를 우수한 영화를 쬐깐한 TV로 눈 부벼가며 보게 만들 것이다. (뭐, 이쯤에서 정신나간 녀석이라고 치부해도 좋다. 당신이 '정신병자의 인터넷 정신병동'을 방문했다면 그곳에서 만날 수 있는 인간은 바로 '정신병자'이니까...)

 

뭐, 주변 사람들의 평이나, 언론의 리뷰나, 어느곳을 둘러봐도 이 '괴물'은 상찬 일색이다. 칸 영화제에서 2006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들었다지 않나, '한국적 괴물영화의 신기원'이라지 않나, '사회적 의미까지 담은 최고의 상업영화'라지 않나... 다 좋다. 나두 정말 보고싶다. 앞에서 얘기한 내 맹세를 깨고라도, 정말로 보고 싶다.

 

하지만 말이다... 영화 하나가 620개 스크린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거 아니냐? 참고로 한국의 총 스크린 수는 약 1,500개이다. (극장 수가 아니라 스크린 수다) 한 영화가, 그것도 헐리웃의 대형 영화도 아닌,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가 온 나라 스크린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이 현상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한단 말인가?

 

온 사회가 양극화 심화라는 몸살을 심하게 앓고 있는 이 때, 비록 순간적이겠지만 스크린점유율 50%라는 경이적 수치를 기록하는 영화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나를 대단히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괴물 개봉 2주전 개봉했던 한반도는 580개였던가? 아뭏든 그 정도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단히 거친 산술적 계산이지만, 영화 두 편이 전국의 영화관을 거의 모두 휩쓸었다는 얘기인가? 이게 정상적인 현상인가? 이쯤 되면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설령 이 영화가 2000만을 넘긴다고 한 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난 잘 모르겠다. 과대망상이 많이 들어간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도 안 되는 논리가 섞여 있는 것도 머리속으로는 잘 알지만, 서두에서 말한 '잘난 체 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 있겠지만, 난 잘 되는 꼴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내 성격 탓도 분명히 있겠지만...

 

최소한, 이 영화 상영관이, 100개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는, 정말로 이 영화를 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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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4 15:26 2006/08/14 15:26

한미FTA는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 - 김성훈 상지대 총장 국회강연록

원문기사보기 << 클릭!

 

대외무역의존도 70%는 통계의 장난이라는 내용이 우선 눈에 들어오는군요. 최근 여당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국회에서 FTA에 대해 대처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던데, 이 강연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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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3 13:02 2006/06/23 13:02

mi-3, 이봐, 좀 졸았기로서니...

이 영화평은, 객관적인 검증 전혀 없이 완벽하게, 아주우~ 완벽하게 개인적고도 이기적인 기준에 의해 쓰여진 감상평입니다. 또한 "정신병자"가 쓴 영화평답게, 엄청난 편견과 아집으로 가득찬 지극히 비논리적이고 완벽하게 주관적인 영화감상평입니다.

 

이상의 상황을 잘 숙지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 영화평을 봐야겠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회사 동료들과 같이 mi-3를 봤습니다.

 

솔직히,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어쩌다 보니 시간이 맞는 놈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리고 뭐, 나름 그런 액숀영화를 좋아라 하기도 하고, 뭐, 억지로 찾아 볼 영화는 아니더라도, 보는 동안에는 눈이야 즐겁겠지... 하는 생각으로 맘 편하게 먹고 의자에 파묻혀서 봤었드랬었습니다.

 

...........................................................

 

 

이런 젠장, 졸아버렸군요.

 

뭐, 때려부수기는 정말 잘 때려부수긴 하더군요. 베를린, 바티칸, 중국... 전 세계를 자기 안방인 양 뛰어다니면서 지네나라 아니라고 마구 때려부수는 인간 때문에 좀 짜증나긴 했지만, 뭐, 어차피 영화인데, 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맘은 편하지요. 뭐, 다행히 창신2동대 예비군복 입은 한국말 겁나게 못 하는 북한군은 등장 안 하니까, '어차피 오락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편하게 볼 수는 있겠더군요.

 

영화 보고 나와서 졸았다고 동료들에게 얘기하니까, 모두들 놀랍다는 표정으로 외칩니다. "아니, 저걸 보면서 어떻게 졸 수가 있어요?"

 

그래요, 이제 고백하는 바이지만, 나 영화 보는 안목 정말 독특합니다. 예전에 "늑대와 춤을" 볼 때도 영화 상영 내내 지루해서 온 몸을 이리꼬고, 저리꼬고 하면서 꿈틀대다가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극장 안에 가득 메운 관객들이 몸을 앞으로 내밀고 스크린 안으로 뛰어들기라고 할 것 같은 품세로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걸 보고 '아, 내가 무언가 감각이 비뚤어져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mi-3는 정말로 지루했단 말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뒷장면이 궁금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면, 그 영화 지루하다라고 평가를 내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무슨 거창한 비밀처럼 나오는 조직 내 배신자의 정체는 영화 시작하고 나서 2~30분만 보면 바로 알 수 있고, "토끼발"인지 뭔지 하는 무기를 탈취하는 순간은 왜 안 보여줍니까? 몰래 숨어들어가기에도 그렇게 힘든 곳에 감춰한 무기인데, 일단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10분이면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경비는 뭐하러 합니까? 그래서 도대체 그 무기가 뭐라는 얘기인가, 를 잠시 궁금해했었는데 영화는 끝났는데도 뭔지 가르쳐주지도 않고, 정말 지능지수 떨어지는 악당 보스에 배신자, 요즘 병원 간호사는 무슨 특수훈련 받습니까? shit!!!

 

화려하지 못한 영화는 참을 수 있지만, 머리나쁜 영화는 정말 참기 힘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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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2 22:31 2006/06/12 22:31

민주통신블로그의 두번째 트랙백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이 글은 민주통신블로그의 [긴급속보] 경찰이 불을 질렀다!에 대한 트랙백입니다.

 

이 논쟁은 제 블로그의국가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더이다!!!포스트에 민주통신블로그님이 보내주신 트랙백을 제가 따라가서 작성한 댓글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반미 좀 하면 어때!" 뜨거운감자-평택 미군기지 이전)

 

- 님의 원문 글을 보면, 카메라 관련 부분이 훨씬 길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저의 입장을 밝힐 필요를 느꼈고, 그렇게 한 것 뿐입니다. (또한 해당 글의 댓글에서도 유독 카메라에 대한 얘기가 많더군요.)

뭐 여담일 뿐이었다, 라고 하신다면 더 이상은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담이냐 아니냐와는 별개로, 단지 "여담"일 뿐인 글을 평택 관련 논의 중간에 슬쩍 끼어넣어 전체적인 논지를 흐리려 한 님의 글쓰기는 그리 바람직한 글쓰기의 형태는 아닌 듯 보입니다.

여론전과 관련해서는, 그 글에 달린 언론기사로 이미 하셨잖습니까? 제가 말씀드린 여론전은 그러한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기자분이시니까 기사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또는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방법도 좋겠지요. 다만 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별개의 사안에 의도적으로 슬쩍 끼어넣는 형태의 여론전은, 문제의 본질을 흐릴 수 있으므로 지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위에 쓰신 글은 평택범대위의 문자메세지이군요. 평택지킴이들을 상대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날리는 문자입니다. 친구와 나누는 사담과 같은 성격의 글이지요.그게 무슨 여론전인가, 의아하군요. 혹시 직접 받으신 문자라면, 틀림없이 잘못 발송된 문자입니다. 그냥 무시하시고 삭제하시던지, 수신거부의 의사를 명확히 밝혀주시기만 하면 다시는 그런 불편한 문자는 보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만, "여론 조작"을 위한 문자가 아니라 "내부정보공유"를 위한 문자입니다. 사실과 다르다고요? 그럴 수도 있지요. 외부에 '널리 알리기 위함'이 아니라 '눈앞의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기 때문에 사실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2. 3. 4. 5. 6. 모두 서로간의 입장을 알았다는 것으로 갈음하자는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7.

 

적어도 지금 평택에서는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 바로 "미군기지 확장 이전"이고, 따라서 "미군기지 확장 이전에 반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농민의 생존권을 수호"하는 것과 같습니다.

계속 "여론전"이라고 하시면서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말씀해 주시지 않네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알려주세요. 평택 범대위가 어떤 면에서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고 농민의 생존권이라는 대중적 공감대를 예민하게 자극하면서 여론을 호도"(님의 글을 범대위가 여론을 호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제 나름대로 정리해서 호도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하고자 하는지요.

결과적으로, 님께서는 정답을 4) 한국사회의 일시적 혼란 야기라고 생각하신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하자면, 님은 지금의 평택범대위를 거대한 간첩조직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시는 것인가요?

만일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님의 엄청난 상상력과 공고한 레드 컴플렉스에 심심한 우려를 전하며 이만 토론을 접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님이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제가 무슨 얘기를 드린다고 한들 들리실 리가 없으며 저 역시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과는 더 이상 생각을 공유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러한 의도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면, 앞질러 단정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위의 질문, 구체적인 여론전의 사례에 대해 답변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당당해지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스스로에게 당당하니까 국가의 공권력이라는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계속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당하지 못한 자가 국가의 부당하다고 느끼는 권력행사에 이 정도로 온몸을 던져가며 저항할 수 있을까요?

경찰이라는 공권력에 대해, 어느 부분까지를 '필요악'으로 규정할 수 있나요? 님의 논리는 국민 대다수가 '필요악'으로 규정한 군대에 의한 광주사태 역시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범대위, 또는 어떤 시민사회단체이든지간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제어옵션은 "지지받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입니다. 그러하기에 멀지 않은 과거 민주노총의 비리사건 때 해당 당사자 뿐만 아니라 온 지도부가 총사퇴를 하고, 지금까지도 "귀족노동자"라고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제어장치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시민사회단체의 그것이 공권력의 그것에 비해 더욱 엄격하면 엄격했지 뒤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위임받은 권력이기에 무엇을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 이 말씀은 아니시겠죠? 그렇다면 위임받았느냐 아니냐는 더 이상 중요한 논제가 아닙니다. 평택에서의 공권력집행이 정당하냐, 그렇지 않냐로 귀결되겠지요. (위임받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처벌의 경우에 적용되는 태제이지 집행의 과정에서 적용되는 태제는 아닙니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저의 주장은, 저의 첫번째 트랙백의 2. "왜 평택에서 '스트리트파이팅'을 하느냐?'에 대해서... 항목의 글로 대체하겠습니다.

 

 

첨언하여, 그럼 시위에 참여한 전,의경들은 모두 죽일놈이라는 말이냐... 절대 아닙니다. 시스템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이쪽, 저쪽으로 편을 나눠 서 있을 뿐이지 결코 그 전의경들이 "악"이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분노의 대상은 이러한 상황으로 몰아가버린 정부 및 국방부, 행정자치부의 수장들입니다. 판단은 가신들이 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실무자"에게만 돌려버립니다. 거기다 더해 그들을 압박해서 이젠 여론전의 선봉에까지 서라고 합니다. 자신들이 아무리 성명이니 입장이니 발표해봐야 욕만 들어먹을 것을 알기에 이젠 그러한 "입"의 역할마저 전가시킵니다.

 

다른 자리에서 만났다면 그렇게 서로를 잡아먹을듯이 싸울 이유가 전혀 없는 사람들입니다. 아니, 바로 나의 이웃이고, 선후배일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딜레마에 대해 이미 여러 시민사회단체들 역시 심각하게 해소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듣고, 한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와서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사족 하나 더 달지요. 이번에 수용되는 270만평 중 농민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땅은 70만평 정도입니다. 이번 평택 확장 미군부지 중에는 골프장 명목으로 80만평 정도가 잡혀 있다고 하는군요. 최소한으로 양보해서 골프장이라도 철회하고 기존의 군 골프장을 공동으로 사용케 하고 그 자투리 70만평의 땅이라도 평택 농민분들에게 돌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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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15:37 2006/05/08 15:37

민주통신블로그의 트랙백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1. 카메라 건에 관련해서, 제가 두번세번씩 언급한 이유는 님의 댓글에서 그 부분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카메라와 관련한 질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저의 평택 글에 님이 날려주신 트랙백이 바로 "카메라"얘기였기 때문입니다. 평택 관련 글에 카메라 사건에 대한 글을 트랙백 해 주셨을 때는 그것이 저의 평택에 관한 문제제기에 대한 님의 문제제기로써 기능한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이 님이 말씀하시고 싶었던 중요한 기재일 것이다, 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인터넷신문사와 범대위라는 거대 권력 조직"이라는 문구에서 님과 저 사이에 인식의 거리가 상당히 멀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저는 언론은 그 규모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하는 전파력 및 신뢰도라는 면에서 결코 범대위보다 하위에 있다라고 생각치 않습니다. 평택 건과 다시한번 비교한다면, 범대위는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고 그것이 전혀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리트 파이팅"이라는 극한수단을 선택했습니다. (무조건 범대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의 의미가 아닌, 어느만큼 성의를 보였느냐의 문제제기이고, 그런 면에서 전 국가가 그들의 요구를 전혀 듣지 않고 오히려 "보상금 더 타내려고 하는 수작"이라는 식으로 본질을 오도했다고 생각합니다.) 님과 님이 속해 있는 언론사 역시 협상을 시도하시고, 그것이 안되면 필요하신 법적조치를 취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여론전을 전개하시면 될 것입니다.

님께서 더 이상의 논쟁은 사양하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글을 다시 올리는 이유는 감정 배설의 대상을 상대로 얼마나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제 의문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님의 논리가 그러한 감정 배설의 영향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보입니다.

제 글의 "언론밥"이라는 표현이 비아냥으로 느껴지셨다면 사괴드리지요. 비아냥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다만 "언론에 종사하고 계신 분이니까 보다 쉽게 자료를 찾아볼 수 있으실 것이다."의 의미로 사용하고자 함이었습니다.


2.

죽창 부분과 관련하여, 우선 죽창이 아니고 깃대입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하실지 모르지만 죽창은 무기이고 깃대는 선전도구입니다. 언어의 선택이 그 글을 읽는 사람의 사고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잘 아실 터이니 이후로는 언어사용을 신중히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마찬가지 저 역시 "언론밥"등의 비하의 의도가 들어갈 수 있는 용어의 사용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드리고, 이 토론 내에서는 그러한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겠습니다.)

깃대의 최초 사용 용도는 깃발을 걸기 위함이었으며, 행정대집행 당시에는 경찰의 진로를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의 가로대로 우선 사용되었으며, 경찰의 공격 이후에 접근을 막기 위해 세로로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끝이 부서져 날카롭게 되었습니다. 휘두른 이유는 경찰이 대는 이유와 똑같습니다. 바로 옆에서 동료가 얻아맞아 피를 흘리는 상황, 나도 저렇게 맞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 우리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다른 자리에서 만났으면 좋은 술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인데 저렇게 돌변하다니, 하는 분노, 그러한 상황에서 아무 얘기 안 하고 "평화적 시위"의 원칙을 위해 저들이 때리는 대로 다 맞아주겠다, 라고 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시민불복종운동의 사례 중에서도 무기를 든 사례가 있냐고 하셨는데, 무기가 아니고 선전도구라는 점은 바로 위에서 설명드린 바와 같습니다. 님이 죽창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것은 최근 미국의 이민법 관련한 시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피켓과 같은 용도입니다. 그것을 무기 대용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게 한 것이 이번의 강경진압이고요. (미국의 경우라도 아마 경찰이 평택과 같은 방식으로 공권력을 집행했다면, 시위대의 피켓은 각목으로 변해 휘둘려졌을 것입니다.) 경찰도 다쳤고, 그 과정에서 일부 흥분한 경찰이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는 거다라고 경찰은 얘기하지요? 그 마찬가지의 논리가 어째서 시위대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요?

그리고 평택 건과 관련된 모든 대응이 오로지 시위뿐이었다, 라는 논리는 잘못되었다는 점은 제 이전 글에서 이미 설명드린 바와 같으므로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지요.

3.

그러한 위험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그 개인이 얼마나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이겠지요. 그러한 올바른 가치관 성립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육일 것이고요. 이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는 신님을 가진 사람들이 행하는 저항행위가 2.번의 글에 있는 불복종운동이고요.

물론 이러한 소신이 가질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숙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만의 판단만으로 그러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충분히 생각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번 팽탹 건과 관련한 저의 행동은 그러한 검증의 과정을 충실히 거쳤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제 검증이 틀리다는 것을 누군가 증명할 수 있다면, 그러한 의견을 반영해서 이후의 나의 행동 방향을 다시 설정할 준비 역시 되어 있습니다. 님과 이러한 긴 글 나누는 것 역시 그러한 검증과정의 일부겠지요.)

4.

예, 경험치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음에 대해서는 저 역시 동의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겠죠? 모두의 의견이 완벽하게 똑같다면 얘기할 필요도 없을 테니까요.

5.

마찬가지로, 저 역시 3번 글의 답변으로 대체합니다.

6.

'국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삶을 짓밟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소망한다는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시작한 동기와 계기 또한 바로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잔하고싶군요.

7.

1) 평택 주민의 생존권 사수인가 2) 미군기지 확장 저지인가 3) 반미 혹은 미군의 무조건적인 철수인가? 아니면, 4) 다른 무엇인가?

네가지 명제를 던져주시고, 각각의 경우에 대한 대응점까지 말씀해 주셨군요.

이 부분에 대한 답변은 이미 여러 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범대위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범대위의 전체적인 입장은 2.입니다. (이는 범대위의 공식명칭인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라는 명칭에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다만 범대위는 여러 단체들의 연합체이다 보니까 각각의 단체들 사이에 미묘한 입장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1)의 문제제기에 대해, 남아있는 평택주민분들은 모두 보상의 액수가 문제가 아니고, 자신들의 손으로 손수 개척하고 일군 이 땅에서 그냥 농사짓고 살게 놔둬 달라라고 하십니다. 관련한 인터뷰기사도 많으니까 참조하세요.

팽성주민 인터뷰 모음 http://www.antigizi.or.kr/zboard/zboard.php?id=interview

2)의 문제제기에 대해, "평택 주민을 등에 업고 벌이는, 지금까지와 같은 식의 선동질과 언론플레이"의 실체가 무엇입니까? 평택 주민을 등에 업은 것이 아닌, 그 땅에서 계속 농사짓고 싶다라는 주민들의 요구와 미군기지 확장 저지라는 범대위의 요구가 결과의 면에서 동일하기 때문에 "연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평택의 모든 주민들이 이주에 동의하고 떠나갔더라도 미군기지 확장반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무엇을 선동했는지도 모르겠고, 무슨 언론플레이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행정대집행 있기 전까지 범대위의 행동은 "선동"이 아닌 "선전"이었다고 생각하며 (선동 및 왜곡은 오히려 정부가 더욱 심했다고 생각합니다. 세금이 얼마가 더 든다느니, 남아있는 평택 주민들은 보상금 얼마 더 받아먹기 위해서 남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 언론플레이는 오히려 그동안 너무 못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크게 알려지지 못했다라고 생각합니다. 행정대집행 이후에도 경찰은 전의경들에게 직접 댓글을 달라고 지시했으며, 이것 역시 "선동"이고 "언론플레이"입니다. (특히 실제로는 생각이 다르더라도 지시가 내려오면 복종해야만 하는 상명하복 문화의 군경조직 안에서의 지시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심각한 문제입니다.)

3)의 문제제기에 대한 대답 역시 무수하게 많습니다. 이미 나와 있는 기존의 답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그 각각의 답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하세요. 이유도 있고, 청사진도 있습니다.


8.

님의 답변글을 자세히 읽어보면, 제가 카메라문제는 개인일이니까 중요하지 않고 평택 문제는 국가적인 일이니까 중요하다, 라고 써 놨다는 전제하에 논리를 전개하고 계십니다. 그러나 제 글 어디에도 카메라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직접 언급한 문구는 없습니다. 제가 하지 않은 얘기를 만들어내시는 것을 보고 저는 왜 님이 그러한 오해를 했을까를 생각해 봤으며, 그 생각의 결과 제 글에 있는 "개인적", "국가적"이란 용어를 님께서 "개인일은 하찮고 국가일은 중요한"으로 인식하셨기 때문에 그러한 논리를 펼치시는 것이다, 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은 틀린 것입니다, 라고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제가 왜 카메라 건이 개인과 개인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는지는 이미 답변드린 바 있고, 제가 오해할 만한 소지가 있다는 형태의 언급도 있고 해서 더 자세하게 들어가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에 대해 정리를 잘못 하셨습니다. 전 '큰거 한방'이면 다 해결된다는 주의가 아니라 모든 사안은 각각의 사안에 대해 따로 접근해야 한다, 입니다. 카메라 건과 관련되어서는, 저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 못하니 세세히 판정할 수야 없겠지만 님의 말씀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얘기하자면 범대위가 잘못한 것이고, 그러니까 가능한 조치들을 취하시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정말 그것이 중요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직접적으로 "어디 국가의 대사에 고작 카메라 따위를..."형태의 논리로 접근을 했겠지요.

자기 안의 작은 악조차도 제어할 수 없는... 이란 논리는 일견 타당해 보이나, 과연 그 작은 악이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를 말하는 것이냐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로 빠질 소지가 높습니다. 또한 그 이야기는 거꾸로 경찰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이런일 저런일 봐 달라고 주는 뇌물 다 꿀꺽꿀꺽 받아 삼키는 경찰이 무슨 자격으로 엄정한 법 집행 운운하느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평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 사안 자체에만 집중해야겠지요. 범대위가 어떤 얘기를 하고, 그에 맞서 정부는 또 어떠한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논리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그러한 지식에 의해서 판단을 해야 할 일이지 "범대위 저놈들은 카메라 도둑들이야", "경찰 저것들은 뇌물이나 받아 쳐먹는 것들이야"라는 가치판단이 앞서게 된다면 사안의 본질을 정확히 볼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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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12:02 2006/05/08 12:02

평택과 광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정신병자군의 고민의 일단...

 

사실, 공권력과 민간의 정면충돌이라는 점만 빼놓고 보면 상당히 많이 달라보이기는 한다. 군대에 의한 직접충돌도 없었다 하고 (이부분은 보다 명확히 밝혀져야 한 부분이 있다.) 다행히 발포도 없었고 완벽하게 차단된 당시 언론상황에 비하면 생중계까지 되었었고, 더더군다나 지금의 이 정부는 세상에나 그 이름도 거룩한 "참여"정부 아니던가...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현상"일 뿐, 호박에 줄 몇개 그어놓고 수박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고 말한다면, 평택은 오히려 광주의 개정 증보판이다.

 

그 첫번째 근거는 바로 미국의 역할, 광주 당시의 미국은 공산주의의 확산믈 막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한국의 정세가 안정화되기를 바랬다. (즉 방어적 관점에서 당시의 군사정부를 지지했다.) 그러나 평택의 미국은 방어가 아닌 "공격"을 원하고 있고, 그것의 출발점이 평택이다. 방어에서 공격으로, 미국의 야심은 한층 크게 성장했다.

 

그 두번째 근거는 언론이다. 광주의 언론은 일사분란한 통제 하에 조직적인 왜곡을 가했고, 그것의 실체를 온 천하가 알게 될 때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 실체가 알려진 이후, 국민들은 분노했고 그 분노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대통령을 법정에 세우게 했다.

 

그러나 평택의 경우, 실시간으로 알려지는 상황들 속에서도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는다. 무언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아무리 목이 쉬어라 떠들어대도 그런 소리들은 무슨 "윤똑똑이"들이 헛지랄 하는 소리로 치부하고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린다. 언론만으로 좁게 말하면 이미 독점기업화된 언론기업의 여론조작 기술이 상당수준에 올라와 있음을 의미하고 넓게 말하면 민중으로써 민중을 막는 "인간방패"기술이 완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는 남을 짓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완연한 지금,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일 뿐이다. 행복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절대다수의 행복을 독점하고 있는 저 "강건너" 사람들과의 싸움에는 흥미 없어진 일반 대중은, 보가 쉽게 차지할 수 있는 내 이웃의 행복을 빼아기 위해 서로 혈안이 되어 있다.

 

그 세번째 근거는 상황이다. 광주의 정부는 "우리도 다른 이를 밟고 일어설 수 있다"라는 이데올로기를 열심히 전파해 나갔으며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2년 사이에 세계적 스포츠행사를 동시에 치뤄낸다는 것이 과연 당시의 한국 국력으로 가능한 일이었을까?) 국민의 관심을 정치에서 돌리기 위해 스포츠, 영화, 성 산업을 적극 장려했다.

 

평택의 정부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TV를 통해 "국민이 신바람을 내면 경제가 살아나네 어쩌네" 하는 광고를 잔뜩 틀어대고 있고, 온 나라는 16강만으로도 충분히 기적적인 축구놀음에 빠져 있다. (인구 4천5백만의 국가에서 뽑은 선수들이 세계 8강, 4강이라고? 나로써는 도저치 믿기지 않는 일이다. 대표선수들의 노고는 정말 눈물겹겠지만, 자국 프로리그의 관객 수를 생각해본다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치이다.) 정치에 대한 관심? 뭐 억지도 돌릴 것도 없이 이미 정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한지 오래다.

 

나의 지금의 분석이 옳다면, 세번째 광주는 없을 것이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금 평택에 대해서 더욱 목소리 높여서 비판하고, 반대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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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02:10 2006/05/08 02:10

민주통신블로그의 댓글에 대한 답변글입니다.

답변을 원하시니 답을 드리지요...

 

1. "카메라는 개인의 일이 아닌가?"에 대해서...

 

예, 전 카메라는 개인의 일이고, 평택 문제와는 사안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카메라의 상대는 김종일씨라는 개인이지만, 평택 문제의 상대는 국방부장관이나 노무현대통령, 또는 부시 대통령 등의 "개인"과 연관된 문제가 아닌 "국가기관"과의 분쟁이기 때문입니다.

 

2. 왜 평택에서 "스트리트파이팅"을 하느냐? 에 대해서...

 

우선, 스트리트파이팅만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가처분 취소신청도 냈었고, 여러가지 입법경로를 통해 수많은 "합법적인"행동들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경우인 가처분 취소신청의 경우, 좀더 양측 주장을 더 들어보고 결정을 내려야겠다는 대답이 이번 행정대집행 하루인가 이틀 전에 내려오더군요. 상황은 코앞인데 뭘 더 들어보고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일까요? 철조망 쳐지기 전까지 그 땅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아니었고 따라서 경찰이 행정력을 집행한 근거가 바로 그 가처분신청에 근거한 것임은 그래도 언론밥 좀 드신 분이니까 잘 아시겠죠? 행정집행 다 된 다음에 가처분 취소결정이 내려진들 무엇을 어쩌란 말입니까? 그래서 스트리트파이팅을 했습니다.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그러한 사례를 "시민 불복종운동"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언론사에 계시는 분이니까 조금만 노력하시면 그러한 사례들을 많이 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3. 합법적인 방식을 두고 왜 그렇게 탈법적인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냐? 에 대해서...

 

2.의 답변으로 갈음하지요. 미흠하다고 느끼신다면, 제 개인적인 소신 때문이겠지요. 그 소신이 무엇이냐면, "악법은 법이 아니다"입니다.

 

4. 카메라사건은 중요하지 않느냐? 에 대하여...

 

중요하지 않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제 글에서 그러한 느낌이 있었다면, 제 글쓰기 재주가 미흡하다는 얘기이겠죠. 저는 국가의 일이라고 중요하고, 개인의 일이라고 중요하지 않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다만 카메라건과 평택 건은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하며, 그러한 별개의 사건을 하나로 묶어서 한쪽 당사자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은 접근법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5. 행동의 정당성은 어디서 보장받는가? 에 대하여

 

제 행동의 정당성은 저에게서 나옵니다. 제가 모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모으고, 그것을 바탕으로 정리한 제 생각에서 전 저의 행동의 정당성을 보장받습니다. 물론 그러한 과정을 거치는 와중에 어떠한 논리적 모순은 없는지 나름대로는 자문도 구해가면서 움직입니다. 한 개인의 행동의 정당성은 어떠한 국가나 조직으로부터 내려받는 것이 아닌 한 개인의 교육과 경험 등을 통해 형성되어진 가치관에 의해서 부여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저의 가치관에 의해서, 저는 저의 그러한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6. "나라의 일"이란 누구의 나라를 위한 일인가? 에 대하여

 

제 글의 "나라의 일"이라는 의미는 "나라가 행하는"일이라는 의미입니다. "나라를 위한"이라는 의미가 아님을 우선 밝혀드립니다.

 

그리고 누구의 나라를 위한 일이냐? 라는 질문에 순수하게 답변드리면, "내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답변 드리지요. 저는 내가 살고 있는이 나라에서 평택 사건 같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삶을 짓밟는"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소망하며, 이 나라가 내 나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 나라를 위해서 이러한 행동을 합니다.

 

7. " 주민을 이용하고 있다"에 대하여...

우선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부터 설명해 주시지요.(개인적으로는 오히려 평택 주민분들이 저를 이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평택 주민들의 생존권은 개인적일 문제일 뿐이라는 님의 말에 대한 대답은 1.번 답변에 충분히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님부터 우선, "개인적인"일은 중요하지 않고, "국가적인 과업"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분법의 사고에서 벗어나시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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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8 00:42 2006/05/08 00:42

국가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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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신문 관련기사보기

 

위대한 국가의 힘을 알았소이다.

 

그렇구려, 당신들, 참으로 대단하구려.

 

감히 나랏님께서 하시겠다는 일에 어디 무식한 것들이 대드냐고, 니들이 뭘 아냐고, 다 니들 잘되게 해 주려는 건데 이 천한 것들이 좆도 모르면서 설쳐대냐며 마구마구 외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나이다.

 

잘났소이다, 참으로 잘났소이다.

 

덕분일 것입니다. 이 덕분에 이 정부는 역사의 한페이지를 고이 장식할 엄청난 업적을 거두게 되었으니,

 

80년대 이후 처음으로 경찰에 의한 농민살인의 정부,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군대를 보유한 정부, 또 어떤 훈장을 원하시나이까?

 

당신들이 밟고 지나가는 발자욱 하나하나가 역사의 한페이지요, 진정!!!

 

 



야이 개놈의 새끼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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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4 09:06 2006/05/04 09:06

[원고] 인터넷실명제? 웃기지 마시지!!!

트랙팩님의 [Mayday, 블로거 깃발을 들다] 에 관련된 글.

 

인터넷 실명제를 하겠단다. 다른 때는 몰라도 선거 때에는 꼭 해야겠단다. 다른 얘기는 몰라도 정치 얘기를 할 때만큼은 꼭 해야 된단다.

 

인터넷에서 너무 많은 유언비어가 난무하기 때문이란다. 근거없는 소문을 퍼뜨려서 대다수 "선량한"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해서 "참 일꾼"을 뽑지 못하고 "정치 사기꾼"만 뽑게 되기 때문이란다.

 

좋다, 그렇다고 쳐 보자. 그럼 과거 선거때마다 빼놓지 않고 등장했던 "괴문서"는 어떻게 할 꺼냐? 선거기간 중에 복사하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복사가게 주인에게 신분증을 보여줘서 본인임을 확인받게 하고 복사하게 할 꺼냐?

 

전화설문조사를 가장한 교묘한 불법선거운동은 또 어쩔꺼냐? 선서운동기간에는 가정용, 개인용 전화는 모두 막고 관공서의 전화만 열어놔서 신분확인 받은 사람만 전화할 수 있게 할 꺼냐?

 

식사 및 향응 제공 등의 불법선거운동 여전히 판을 친다. 그건 어쩔 꺼냐? 그러한 행위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선거운동기간 동안 식당에서 다른 사람 밥값까지 계산하려고 하면 민증 확인하고 나중에 선관위가 불법선거운동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 달라고 하면 재깍 찾아서 갔다주기 위해서 식당주인이 6개월 동안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할 꺼냐?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지금 시행한다고 하는 인터넷실명제가 바로 이런 것이다.

 

정부가 정하는 인터넷 언론사에서 선거운동기간 동안 댓글 또는 게시판을 쓰고자 하는 경우에 행자부에서 제시하는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실명확인시스템을 거칠 수 있게 해야 한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최초 500만원, 하루 초과시마다 100만원씩 과태료를 해당 언론사에게 부과한단다. (식당이나 복사집은 반드시 주민등록증을 스캔해서 행자부에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라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

 

만일 익명으로 작성된 글에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표현이 들어가 있는 경우, 해당 업체는 즉시 그 글을 삭제해야 한단다. 만일 삭제하지 않으면 최초 100만원, 하루 초과할 때마다 20만원씩 과태료를 부과한단다. (민번확인 안하고 복사를 하거나 밥을 먹었는데 그게 선거와 관련이 있는 일이었음이 밝혀지면 복사한 문건을 모두 수거하던지 먹은 밥을 토해놓게 해 놓으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럼, 실명확인만 받으면 무슨 말이든지 해도 좋다는 얘기인가? 그것도 아니다. 실명확인을 거쳤다고 해도 근거없는 비방, 유언비어, 불법선거운동은 모두 기존의 법에 의해 처벌된다. 즉, 이 실명제법의 목적은 오직 하나다. 근거없는 비방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들은 추적해서 잡기가 너무 귀찮으니까 아주 손쉽게 잡아 보자는 거다. 이 얼마나 행정편의주의적인 생각인가?

 

익명으로 글을 쓸 수도 있단다. 선거에 관련된 얘기만 아니라면, 삭제될 걱정도 없단다. "솔로몬의 지혜"를 찾았다고 기뻐 날뛰었을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선거에 관련되지 않는 얘기? "나는 한나라당이 이미지가 좋드라.", "저 후보가 공약을 참 잘 만든 것 같아"정도의 글도 익명이면 삭제 대상이다. 근거없는 비방, 유언비어, 불법선거운동이 아니더라도 실명인증을 받지 않으면 절대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다. 쉽게 얘기하면 주민번호 없는 사람은 한국의 정치에 대해서 아뭇소리 말고 닥치고 앉아 있으라는 거다.

 

자, 한번 생각해 보자. 익명성 뒤에 숨은 사이버테러, 그래, 심각하다. 얼마전 임수경씨 아들에 관한 기사에 달린 댓글은 내가 봐도 섬찟했다.

 

어라? 이상하다? 그러고 보니 그 사건이 벌어진 게시판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의 댓글은 "실명인증"을 받고 가입한 "회원"만이 달 수 있다. 실명인증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가장 패악적인 댓글을 남겼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실명제 하면 패악적인 댓글이 사라져야 하는 거 아닌가? 근데 오히려 가장 섬뜻한 사례는 실명제게시판에서 생겼다.

 

개똥녀니, 철사마니, 최근의 PD수첩PD의 가족사진노출까지, 그러한 "패악의" 인터넷문화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영역까지 아주 쉽게 접근하고, 파괴한다.

 

어라? 이것도 이상한데? 그들이 어떻게 그처럼 쉽게 그러한 개인정보까지 입수한 거지? 진짜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사회라면 그러한 정보가 그리 쉽게 노출될 수 있었을까? PD수첩의 PD야 어느정도 공적 영역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니까 그런 일을 당했거니 하겠지만, 개똥녀? 철사마? 결코 공인은 아닐 텐데 말야... 오히려 그러한 개인정보를 "너무나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 아닌가?

 

뭐, 다 좋다! 아뭏든 나쁜 것은 나쁜 거여! 머리 복잡하니까 실명제가 도입되면 그런 나쁜일은 안 일어날 꺼라고 해 버리자! 그런 나쁜 일 어떻게든 막아보자는 건데, 좋다! 다 좋다!

 

근데 이것도 이상한데? 왜 하필이면 "정치"만이야? 정말 피터지게 당한 사람들은 다 보통 사람들인데, 왜 정치인만 비방하면 안되는데? 정말로 효과가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면 우선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들을 보호해 줘야 하는 거 아냐? 정치인이 무슨 피해를 봤다는 거야? 지들끼리 서로 헐뜯고 싸우는 꼬락서니는 많이 봤지만, 네티즌이 그 정치인들에게 뭘 어쨌는데? 혹시 이것들, 지들 욕 들어먹기 싫다고, 지들끼리 잘 살겠다는데 사사껀껀 끼어들어서 방해하는 네티즌이 너무 짜증나니까 법이라는 이름으로 한꺼번에 때려잡으려는 거 아냐?

 

 

.............................................

 

 

하나씩 거꾸로 되짚어보자. 실명인증회원도 극도의 욕설을 서슴치 않았다는 사실은 그러한 욕설을 하는 이유가 실명제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개인이 막말 약간 섞어서 "미친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임수경이라는 인물에 대해 극도의 증오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온라인상에서 표출되었을 뿐이다. 그 사람들이 그 기사를 지하철 한가운데에서, 종이신문에서 읽었다면 혼자말로 (그러나 주위 사람은 다 들리게끔) "이런 XX는 한번 당해봐야 돼" 라고 말하는 정도의 인간성밖에 소유하지 못한 것이다. 조선일보라는 사이트는 마침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고, 뭉치면 강해지는 인간의 속성상 서로 경쟁하듯이 마구 글을 올린 것이다. 그러니까 그런 못된 인간들 처벌해야 하지 않냐고? 물론 처벌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런 인간들 잡기 쉽게 하기 위해서 모두 실명확인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게 바로 모든 네티즌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행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남자들은 모두 여성에게 언제든지 성폭력을 가할 수도 있는 잠재적 범죄자니까 모두 전자팔찌를 차고 어디에 있는지 경찰이 쉽게 알 수 있게 하자라고 하는 거다. 그렇게 하라면 하겠는가?

 

개똥녀, 철사마... 등의 문제는 개인정보가 너무나 쉽게 노출될 수도 있는 인터넷환경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이것의 해결법은 오히려 그러한 "개인 인증"절차를 더더욱 줄여서 정보의 노출이 쉽지 않게 만드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글 하나 쓸 때마다 주민번호를 입력하라고? 미쳤냐?

 

위의 두가지 예만 봐도 실명제가 무슨 "전가의 보도"마냥 휘둘러댈 수있는 놈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하지만, 어느 정도의 순기능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잘 짜여진 시스템에서 정말 최소한의 용도로 사용된다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러한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일리있는 의견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최소한의 보호의 대상"이 "정치, 정치인"이라고? 이건 전두환의 '체육관선거'와 다를 것이 하나도 없는 짓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26일 자유언론인협회 출범식에서 전여옥씨가 했던 얘기가 떠오른다.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포털에 진지를 구축해 놓고 2007년 황색바람을 몰고 올려고 한다는 얘기를, (관련기사보기) 정치인들이 네티즌을 보는 수준이 딱 이정도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얼마나 국민을 우매하게 봤으면 이따위 얘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낼 수 있을까?

 

'어차피 정치뿐인데, 나는 정치 따위에는 관심도 없는데, 정치관련 글에만 실명제 적용한다는데 그게 뭐 어때서? 나는 어차피 아무상관없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권력의 속성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러한 생각은 너무도 순진한 생각임을 알 수 있다. 권력의 속성상 통제는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은 정치관련 글만, 선거운동기간만이지만 이는 순식간에 확장되어 곧 한국의 모든 네트워크는 실명인증 없이는 접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미 한나라당은 현행 공직선거법보다 더욱 포괄적인 실명제법안을 국회에 상정해 놓았으며, 현재 계류중이다. (관련기사보기)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당신을 노예로 만들고자 하는 검은 음모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감정과잉의 글이 기사가 되다니...-_-;;; 쥐구멍이 어디있나...

 

시민의신문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봐이봐... 쪽팔리다면서 자랑스럽다는 듯이 링크 걸어놓는 작태는 뭐냐...-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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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28 22:49 2006/04/2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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