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배 하나가 죽었다. 전문의 셤 준비를 위한 서울지역의 합숙이 예정되어 있던날 소식을 전해 들었다. 우울증이었다고 한다.
학교 때부터 이뻐 보이는 씨씨였고, 결혼하구 밤늦게 놀러간 집에서 남아 있는거 먹어야 한다며 그 새벽에 소고기 구워주며 웃어주던 친구였다. "언니, 결혼하니까 너~~무 좋아요. 언니두 결혼해요."라며 해맑게 웃던 친구였다.
그 친구의 남편인 형은 눈이 빨갛다. 그 친구의 단짝 동기였던 녀석은 바닥에 주저앉아 어린아이처럼 운다. 죽던날 밤 그 친구의 전화를 받았던 후배는 그 시간 그 전화를 더 오래 하지 못한것이 가슴에 사무친다.
알고 보니... 딱 1년전이었다. 또 다른 후배하나가 가을과 함께 세상을 떠났던게... 1년이란 시간이 갑자기 간격을 좁히고 마주하고 있었다.
1년만에 또 후배하나를 잃었다. 연도만 다를 뿐 같은 날짜에... 영정사진속의 후배들의 환한 웃음을 마주했다. 가슴이... 메어진다.
#2.
연구소의 2주년과 사무실 이전을 맞이하여 잔치를 차렸다. 올 2월의 총회이후 처음보는 회원들이 마치 몇년만에 보는 사람들인양 낯이 설었다. 누구는 100% 지지로 대의원이 되었다고 하고, 누구는 지부장이 되었다고 하고, 누구는 엔텍에서 농성을 하다가 와서 수염투성이고, 누구는 현장으로 돌아갔다.
2년전 창립식때와는 또 다르게 다양한 사람들이 왔다. 시종일관 분위기를 띄우던 하이텍 언니도 있었고, 서울교에 매달렸던 후배 녀석들도 있었고, 815 특사도 있었고, 총학선거를 준비중인 후배들도 있었다.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축하해주러 온 동지들이 한 마디씩 한다. '2년 밖에 안 됬어?'... 라고.
연구단 시절까지 다 합해봐야 햇수로 4년, 만으로 3년이다. 내가 졸업하고 '활동'을 재개한 시점이다. 그 4년이 못해도 10년은 되는거 같다고들 이야기한다.
아마도 기념 슬라이드에 담긴 2년전 사진에서 '나이 듦'을 발견할 만큼 밀도가 높은 세월이었나 보다.
2년이 참으로 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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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유 2005/10/25 1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말에 가장 수지 맞는 장사가 사람 장사라고 하더군요. 사람이 곧 세계인데, 사람 관계가 넓고 깊을수록 자유로울 수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연구소 2주년 정말 축하 드립니다^^.
이재유 2005/10/25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참, 후배 분 일은 정말 안됐습니다. 모르는 분이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해미 2005/10/25 2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재유/ 감사함다. 좀 시간이 지나니 좀 안정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