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책이 나왔을 무렵 몇편의 짤막한 글을 읽은 후 꽂아두었던 책꽂이에서 다시 꺼내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보았다.
(맨 처음 책을 샀을 때는 저자와 그저 블로그에서만 아는 사이였는데, 그 사이에 저자는 귀국을 했고, 술도 몇번 마시게 되었더랬다. ㅋㅋ)
사실 나는 문화에 대한 감각이나 지식, 감수성이 좀 떨어진다. 누구 말마따나 현장파(?)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은 소비로서의 문화다. 특정 드라마와 인디밴드의 음악, 그림같은... 하지만 외국것들의 이름을 외우고 노래 제목을 기억하는데 젬병(이건 한국노래도 마찬가지다. 왠만해서는 제목을 절대 못 외운다는...ㅠㅠ)인 나로서 외국의 음악과 가수는 거의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리고 사실 인터넷이란것을 처음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된것은 아마 1999년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PC 통신을 통해서 다양한 담론들이 형성되고 교류될 때 집에 컴퓨터가 없었고 학교에서도 사용하기 힘들었던 당시에 컴퓨터는 그저 나에게 워드프로세스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여름 현장 활동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찾기 위해 아마도 처음으로 인터넷을 쓰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인터넷과 컴퓨터는 나의 일상을 유지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하여간 이런 문외한인 나에게도 이 책은 아주 흥미진진했다. 술술 잘 읽히고 맛깔나게 글을 풀어낸 저자의 솜씨도 그렇지만 이러한 부분들과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끄집어 내는 그의 감수성이 좋아보였다.
내가 젤루 재미있게 읽은 것은 쇼스타코비치와 피카소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년 쇼스타코비치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다양한 행사가 한국에서도 있었고, 라디오에서 그의 교향곡과 소품들을 들으며 참 좋아라 했었다. 그가 구 소비에트의 예술가였고, 그래서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다는 디제이의 설명도 있었더랬다.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그의 음악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좋았다.
그리고, 피카소... 미국인들이 완소해 마지않는 그(미국의 미술관에 가보면 미국인들의 인상파와 피카소, 그리고 폴락과 몬드리안에 대한 협소한, 그러나 절대적인 애정을 느낄수 있다.)의 정치적 성향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꼼꼼하고 친절한 설명을 읽고 있자니 뉴욕에서 본 그의 그림들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듯한 그의 글발... 부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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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Scrum 2007/06/10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그 저자를 좀 아는데, 밥과 술 얻어먹고 구라 떠는 것을 무지하게 좋아하오. 해미님이 자리를 마련하시면 제가 책임지고 끌고 나가겠소. ㅎㅎ
해미 2007/06/10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오/ 조만간 날을 잡아볼터이니 꼭 저자를 끌고 나오셔야 합니다. 밥과 술은 살테니 저자 싸인도 부탁한다고 전해주삼~ ㅋㅋ ^^
해민 2007/06/10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쿠하하 Neoscrum 넘 하는 거 아냐~ 쿠ㅎㅎㅎ
해미 2007/06/10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민/ 글게요. 네오와 저자를 다 잘 아는 저로서는 네오가 좀 너무한다 싶기는 하지만... 얼마나 술먹고 싶으면 저러실까 싶어서리.. ㅋㅋ
하늘아이 2007/06/11 0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네오님 귀국해서 술마시는 기간은 한참 지난줄로 아는데 아직도....
염둥이 2007/06/11 11: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오-해미-저자의 삼각연대가 캐안습이오
무한한 연습 2007/06/11 16: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저도 좋아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NeoScrum 2007/06/12 0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해미 / 제가 알기로 그 작가가 싸인 하는 걸 무지하게 싫어하는 거 같더라구요. 손 글씨가 눈 감고 왼발로 쓰는 것보다도 그닥 낫지 않은 탓이라..
해민 / 어허...
하늘아이 / 저야 그냥 옆에서 거들어 줄 뿐...
해미 2007/06/12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오/ 뭐.. 괜찮다 전해주세요. 원래 악필이 명필이라는..ㅋㅋ
해미 2007/06/12 1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한한 연습/ 저두요~~~ 자주 안 듣기는 하지만..
염둥이 / 이 삼각연대의 한 축에 끼어 보실라우? 저자-편집인의 축도 있는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