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01/01 20:12
Filed Under 내 멋대로 살기

서른이라는 나이를 아무 느낌없이 맞이했던 나였다. 서른은 전문의 시험 준비와 함께 맞이 했었고, 서른 하나라는 나이는 박사학위 논문과 함께 맞이 했었다.

 

이제 서른 둘, 갑자기 나이의 무게가 느껴지는 나이다.

 

2007년을 계획하면서 나는,

 

"일단 내년에는 규칙적인 글쓰기를 다시 해볼 생각이고, 지역에 많이 갈 생각이고, 사람들을 많이 그리고 일부는 깊게 만나볼 생각이고, 자주 진지하게 고민과 생각을 해볼 생각이고, 영어공부를 해볼 생각이고, 거절을 배워볼 생각이고, 주변의 좋은 사람들과 일을 나누고 그렇게 나눠진 일을 가지고 다시 조직하는 일을 해볼 생각이고, 규칙적인 운동을 해볼 생각이다"

 

라고 썼더랬다.

 

글쓰기는 규칙적은 아니지만 꾸준히는 쓴것 같고, 지역에는 많이는 아니지만 꾸준히는 간 것 같다. 사람들을 많이 그리고 깊게 만나 보겠다는 것은 타고난 낯가림 때문에 쉽지는 않았고, 자주 진지하게 고민과 생각을 해보겠다는 바램은 '기획의 신'이 강림하길 바랬던 활동의 영역이 아니라 '내 자신'에 대한 부분에서만 이루어졌다.

 

영어공부는 무사히 하고 있고, 거절도 아주 드물게는 했던거 같고, 일을 나누기 보다는 주로 병원일을 연구원들과 전공의들한테 시키는 법을 배운거 갖고, 규칙적인 운동에 한동안 빠졌다가 밤이 길어지면서 잠시 휴지기이다.

 

그러고 보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것들은 달성을 한 것 같고, 내 자신의 내부에 대한 계획은 실패했다.

 

글쎄, 2007년은 좋은 일도 많았지만, 여전히 바쁘고 많이 힘들었던 한 해였다. 내가 원하는게 무엇인지를 고민하다 보니 다른 사람한테 상처를 주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내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원하는게 뭔지 곰곰히 생각해본 것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개인적인 관계들 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그 와중에 많은 것들이 정리되고, 상처로 남기도 했다. 혼란속의 안정이라고나 할까? ^^

 

2008년은 2007년 시작된 정서적 안정이 공고해지면 좋겠단 생각이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계속할 생각이고,

봄이 되면 테니스를 배워볼 생각이고,

아침에 전공서적이나 논문을 읽기 위한 시간을 규칙적으로 마련해 보고,

여성건강이나 세계화, 노동시간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다양한 사람들과 해보고 싶고,

밀어놓은 논문을 1/4분기 안에 마무리 하고 싶고,

지역 동지들과의 활동에서 활력을 나누고 싶고,

교대제와 심야노동/노동시간을 둘러싼 대중적 실천을 만들어 보고 싶고,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찾아서 스스로 말하고 실천하며 살고 싶고,

일주일에 하루는 인터넷을 줄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싶고,

필요없는 씀씀이를 줄이고 싶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나는 또 어떻게 변해있을까?


롤라이35/오토오토200/남산타워에서 내려다 본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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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1 20:12 2008/01/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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