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03/18 10:02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5. 아잔타와 엘로라

 

불교 석굴인 아잔타와 불교, 힌두, 자인교의 석굴인 엘로라. 5세기에 주로 만들어진 아잔타는 우리나라의 석굴암에 영향을 준 간다라 미술로 유명한 곳이다. 어두운 석굴 곳곳에 빛을 비추면 나타나는 온화한 부처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느낌.

 

엘로라는 세 가지 종교의 특징을 모두 볼 수 있는 재미가 넘치는 사원군이다. 그 규모 면에서도 단연 최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잔타가 석굴암과의 관련성 때문에 더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엘로라가 더 인상이 깊다. 힌두교에서 가장 인기가 좋다는 파괴의 신 시바의 상징인 링가(남성의 성기 모양을 본뜸)를 모시고 있는 사원들과 힌두의 다양한 상징들을 내포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원들이 인상적이다. 바위산 전체를 쪼아서 만들어낸 그 무모함이 두렵게 느껴질 정도. 불교 사원군은 주로 사리탑을 모신 곳이 많았다. 아잔타의 화려함과 정교함에 비하면 약간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자인교 사원은 무소유 정신의 적극적 표현으로 옷조차 소유하지 않아 성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사원군이 인상적.

세째날 패키지로 훓어보고 지나간 것이 너무 아쉬워서 학회 중간에 맘이 맞는 사람들 몇명과 함께 차를 빌려 다시 엘로라를 찾았다. 한적한 유적을 돌아보면서 햇빛이 들지않는 구석에서 박쥐를 만나기도 하고 어딘가의 구석에 처박혀서 음악도 듣고 바람과 햇살을 느끼는 그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헤나로 문신도 그리고 인도의 전통의상인 뻔자비 드레스도 입고 다니니 정말 인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석굴암에 영향을 줬다고 해서 한국인에게 유난히 유명한 아잔타 석굴군에서 발견한 조각.

그 영향이 살포시 느껴진다.


아잔타 석굴의 천정을 장식하고 있는 천년도 넘은 벽화.

아잔타 석굴군 전경



엘로라 석굴군의 서른개가 넘는 석굴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힌두 사원인 카일라쉬 사원.

바위산을 통째로 깍아서 만들었다는 이 사원은 그 정교함과 집념이 놀라울 정도이다.



카일라쉬 사원에서 만난 인도인들.

입성으로 보나 관광을 오는 것으로보나 꽤 사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귀걸이처럼 보이는 여인의 장식은 머리카락에 하는 장식이었다.

엘로라의 불교 사원군에서 찍은 부처의 모습

자인교 사원중 가장 큰 것으로 유명한 32번 사원. 조각도 섬세하고 난간에 기대어 앉아 있기도 좋았다.

 

#6. 다올라 따바다와 힌두 사원

 

델리에 자신을 비방하는 격문이 붙었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천도를 결정하여 만들어진 성. 등산을 하듯 높은 곳에 올라 그 어마어마함에 놀랐다.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는 인도도 좋았다.

 

우연히 들른 힌두 사원. 주문을 외우듯 중얼거리는 브라만고 꽃과 코코넛을 바치며 기도를 하는 사람들. 성수를 마시고 머리에 문지르고 빨간 염료를 이마에 찍는 그들의 의식. 모든 사물을 신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신이라도 믿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힌두문화의 특징은 석가모니를 힌두의 수많은 신 중에 하나로 생각할 정도의 포용력을 발휘하며 인도사회를 지배해 왔다.

 

없어졌지만 사람들의 머릿속에 뿌리 깊게 남아있던 우리의 지역감정 보다 훨씬 더 강한 것 같아 보이는 그들의 카스트제도에 대한 맹신과 복종은 여전히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난의 해결책으로서 작용하는 조기 결혼과 그 속에서 절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들. 태어나서 다른 세상이라고는 꿈꿔볼 기회조차 없는 불가촉천민들의 삶. 불안과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최하층인 불가촉천민에서 사회 주요 부문의 일정 정도를 할당하고 불가촉천민 중에서 모범사례를 만들어 바늘구멍을 통과하게 하는 관리 능력.

 

힌두사원. 많은 신자들이 종교의식을 치루고 기도도 하고, 참회도 하러 오는 곳이다.

중얼중얼하며 앉아 있는 브라만의 모습도 신기했고, 웃통을 벗고 성스러운 의식을 거행하는 남자들이 우글거려 무슨 밀교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힌두교가 민간신앙과 비슷한 면이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드는것도 당연하다 싶다.

사원에서 나오는 길에 만난 아이들. 사진을 찍자며 다가와 사진을 찍어주자 돈을 요구했다.

인도는 아직도 배틀을 이용해 직물을 만든다. 실크를 짜는 베틀.

성격 나쁜 폭군이 지은 디올라따바다(성)에 오르는 길. 슬리퍼를 신고 40분정도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사진찍을 틈이 없었다. 지은 죄가 있어서였는지 성을 어찌나 단단하고 높고, 깊게 지어놨는지... 슬리퍼 신고 등산하다 물집생겼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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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8 10:02 2008/03/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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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콩!!! 2008/03/18 12: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을 파내서 지은 석굴 참 무섭구랴. 하긴, 산을 파고 돌을 쪼아서 저런 걸 만드는 거나, 산을 쪼개고 부수어 건물을 세우는 거나 매한가지긴 하지만... 며칠 전 TV에서 한평생 하루도 거르지 않고 65미터 높이의 사원에 깃발을 다는 직업을 가진 사람, 한평생 빨래를 치대는 사람 등등 인도사람들 사는 얘기를 보면서 심각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우. 해미의 얘기를 듣고 글을 보고 TV까지 보니까 점점 인도가 무서워져... ㅜㅜ

  2. 염둥이 2008/03/18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약 미쿡에 가게 되면 연락 좀 주고 가요.

  3. 해미 2008/03/19 10: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콩/ 그 끔찍한 카스트에 대한 이야기도 블로깅을 해야하는데, 사진을 정리할 시간이 없어서... ㅠㅠ 이번주말에는 올려볼 수 있을랑가 몰겠네요. ㅋㅋ
    염둥/ 당분간은 없을 듯 한디요? 올 8월말 캐나다 갈 일정은 있는데, 뭐 필요한거 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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