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08/03/25 10:04
Filed Under 이미지적 인간

#8. 몇 가지

 

- 다음부터 절대 패키지는 쫓아가지 말아야 한다. 특히 30명이 넘는 패키지라면 정말 안습이다. 돈 아까워 죽을 뻔 했다. ㅠㅠ 피치 못할 경우라면 개별적으로 여행을 하고 학회에 결합하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학회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 히말라야 트래킹을 갔다가 바라나시에서 며칠 쉬다 갈 수 있는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

 

- 여행은 역시 공부가 중요하다. 하나도 모르고 갔더니 초반에는 별로 재미가 없고 정신만 없었다. 인도의 역사와 상황들이 조금씩 보이면서 여행의 재미도 생겼다.

 

- 학회 프로그램이기는 했지만 빈민가에 위치한 지역주민의 훈련센터를 방문하고 빈민가를 직접 걸어 다닌 것은 정말 기억에 남는 일이다. 평일날 오전인데 집안에서 놀고 있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아이들은 거의 학교를 안 가는 것 같았다. 실업률은 9%정도라는데 도대체 사람들이 어디서 일하고 있는 것일까? 지역주민들을 모아 건강에 대한 교육도 하고 그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기도 하는 자그마한 일을 꾸준히 해온 그 사람들의 노력이 대단해 보였다. 7명의 의사가 모여 처음 시작했지만 이제는 아우랑가바드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활동으로 자리매김한 그들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다만, 봉사뿐만이 아니라 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으련만 욕심이 지나치겠지? 단체의 활동자원이 병원의 수입과 미국의 원조라는 사실.

 

- 인도 영화는 힌디어를 전혀 모르더라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다. 단순한 플롯 뻔한 드라마이거나 헐리우드 영화의 재탕이 많다. 하지만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보면 좋다. 내가 본 영화는 무굴제국의 힌두 포용정책을 이해하고 그 전에 갔었던 아그라 성과 같은 유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됬다.

 

- 힌두 신화를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잠시 불쑥.

 

- 16시간의 기차여행. 인도의 들판을 달리는 낭만이 좋았다. 조금 돈을 더 내고 비교적 괜찮은 클라스를 타면 편안한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한권과 적당량의 술. 피로에 지친 몸이면 기차여행의 모든 조건을 갖춘 셈.

 

- 아우랑가바드의 사람들이 간다는 시장. 살수 없는 물건은 없다. 하지만 누가 그 비싼 물건을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

 

- 헤나 문신을 했다. 약간의 일탈이 주는 경쾌함.

 

- 인도는 지켜지는 것도 없고 지킬 것도 없는 나라이다. 시간약속이든 발표순서든 무엇하나 스피드하고 조직적으로 제시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종교라는 이데올로기가 전국민을 최면으로 몰아넣고 지배층의 힘을 강화시키고 있는 그 곳의 특성이 궁금해졌다. 기회가 된다면 조금 더 살펴보고 싶다.

 

* 학회 첫날 오전,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필드투어 당시 슬럼가 골목골목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본능적으로 얼짱각도를 알고 있는것 같기도 하다. 그들이 보기에는 우리가 신기해서 구경나온 것이겠지만 어찌나 사진 찍어달라고 몰려오는지 바로바로 보여줄수 있는 디카가 아니라 필름카메라인게 약간 미안할 지경이었다. 다양한 색감, 그리고 맑은 눈의 사람들이 많은 나라.



















 

* 인도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날 저녁. 많이 옅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던. 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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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5 10:04 2008/03/2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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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씨 2008/03/25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켜지는 것도 없고,지킬것도 없는"
    훌륭한 쿄뮤니티의 커뮤니케이션(유식한 말)의 감동 입니다.

    보람된 일을 하시는군요

  2. 해미 2008/03/26 0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씨/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함다. ^^

  3. 염둥이 2008/03/26 18: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4월에는 15,16,17에 잠실에서 타이거즈-트윈스 하는데 17일엔 제가 안되고요, 5월엔 23,24,25 잠실에서 타이거즈-트윈스 해요. 김박사 되는 날로 잡아서 고고씽 합시다. 자리는 앉고 싶은 데 앉기로 하고 이기는 팀이 술 사는 걸로 해요. 지고 또 술까지 사면 억울하잖어. 1박2일 경기가 되면 먼저 자리 뜨는 사람이 이마 백 대 맞기로 하고.

  4. 해미 2008/03/27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둥이/ 저는 4월 15일이 좋겠어요. 5월은 너무 머니까. ㅋㅋ 간만에 야구 조~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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