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국회에서 공개 강연을 하며 '정치인'으로서의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201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오른 이후 '정치 강연'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인 박원순'이라는 브랜드를 강화하는 한편, 서울시장을 넘어 차기 대권을 향해 보폭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 경제(
http://www.asiae.co.kr/news/)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원순씨, 정치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을 했다. 특강은 민주통합당의 시민사회단체 출신 보좌진 모임인 '새정치연구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GH의 '창조경제'에 대해 쓴소리
박 시장은 "창조경제를 멀리 하늘에서 찾는 것 같은데, 우리 가까이에 있다"면서 "재미있게 살고 삶이 즐거우면 모든 것이 창조경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공개해 시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수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면서 "이것이 창조경제"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당정청 워크숍에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청와대 고위 공직자들을 비판하는 한편, 박 대통령도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서울시청 1, 2층의 시민참여 공간인 서울시민청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민원을 하는 '소셜미디어센터' 등을 창조적 사례로 들었다.
정치개혁에 대해 박 시장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정당에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처럼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면서 "정당이 시민들의 진정한 대변자가 되고, 시민을 당의 주인으로 모시는 제도와 노력이 함께 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이 끝난 뒤 박 시장은 "차기 대선 주자로서 행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모든 관점은 서울시정에 있다. 99.9% 그렇다"면서도 "민주당 당원이고 정치인이기도 하니까 그런 정도는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회 본청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김용익 민주당 의원을 방문해 "건강이 상할 정도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박 시장은 여야 모두에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손꼽히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재선에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이견이 없다. 민주당 관계자들도 "박 시장은 당 내 적이 없고, 서울시장을 통해 행정 노하우를 크게 얻었다"면서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5·4 전당대회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들은 너도나도 박 시장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용섭 의원이 서울시청을 방문해 박 시장을 만난 데 이어 김한길, 강기정 의원도 곧 박 시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청사 코 앞에 위치한 덕수궁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농성장 철거에 가슴 아픈 심정을 밝히며 조속한 사회적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5일 밤 늦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집앞 목련이 살포시 제 얼굴을 드러내고 웃던 그저께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데, 어제 오늘 내내 제 마음은 다시 겨울로 되돌아간 듯 했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겨울은 언제 끝나는 것일까?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이들을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을까?"라며 "이미 22명이라는 소중한 생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더 이상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특히 "더 늦기 전에 우리 사회가 그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눈물이 마르지 않은 그곳에 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사람이 꽃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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