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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동공연에 단일팀 출전까지, ‘평화올림픽’으로 향하는 숨가쁜 2월

남북 문화·스포츠 교류 활기...고위급 회담 가능성에 관심 집중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뛸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지난 25일 저녁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체미팅을 가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단일팀으로 뛸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지난 25일 저녁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전체미팅을 가지고 있다.ⓒ통일부 제공

북한의 참가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은 시작부터 숨가쁘다.

2월 9일 개막하는 평창 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북한의 참가가 결정되면서 이를 위한 준비 역시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또한 10년 넘게 단절됐던 남북 문화교류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고, 올림픽에 출전하게 될 남북 단일팀은 공동훈련에 한겨울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 등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측 선발대가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을 축하하기 위한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열리는 금강산과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을 할 마식령스키장 등을 사전점검하고자 지난 23일 방북한 남측 선발대가 금강산 문화회관 내부를 점검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2월 초 북측 지역에서 전야제 성격의 남북 합동공연,
올림픽 개막 전후로 서울과 강릉에서 북측 예술단 공연

우선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합동문화행사가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는 지난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에서 우리측 제안으로 올림픽 개막 직전 전야제 형식으로 금강산에서 합동문화행사를 갖는데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금강산 합동문화행사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2월 초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일 오후에 열릴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는 금강산관광 당시 북측 교예단 공연에 사용됐던 ‘금강산문화회관’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금강산문화회관은 총 620석 규모로, 좌석은 남북에 균등하게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금강산을 방문할 방북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수백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남과 북이 차례대로 먼저 공연을 한 뒤 남북이 합동공연을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우리 측은 현대음악이나 전통음악, 문학행사를, 북측은 전통음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2002년에 윤도현, 이미자 등이 참여하는 남북 공연이 있었다”며 “우리가 케이팝(K-pop)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는데 아직 구체적인 결정은 안 됐다. 현대음악과 전통음악을 복합적으로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남북 합동공연이 성사되면 2002년 KBS교향악단의 평양공연과 ‘MBC 평양 특별공연’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예술단체와 예술인의 방북 합동공연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한 현송월 심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을 방문하고 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1박2일동안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을 둘러보면서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객석의 규모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방남한 현송월 심지연관현악단장이 2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을 방문하고 있다.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1박2일동안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을 둘러보면서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객석의 규모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임화영 기자

남한에서도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북한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예술단을 파견해 올림픽 개막 전날인 2월 8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각각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측 예술단은 삼지연관현악단 14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80명 정도는 오케스트라이고 나머지는 춤과 노래를 담당하는 인원이다.

사전점검단을 이끌고 공연장 시설점검을 위해 방남했던 현송월 단장이 삼지연관현악단장이었던 만큼 예술단과 함께 또다시 방남할 가능성이 있다.

북측 예술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2월 6일 남측으로 내려오고, 12일 같은 방법으로 북측으로 귀환할 계획이다.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6일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감독 남측 코치들과 훈련을 하고 있다.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6일 충청북도 진천군 국가대표선수촌 빙상훈련장에서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감독 남측 코치들과 훈련을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공동훈련 집중
북측 마식령스키장서 남북 스키 친선경기도

평창 올림픽이 개막하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출전하는 경기가 가장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감독1, 선수12, 지원2)은 지난 2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내려와 남측 선수단과 결합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인 2월 10일 스위스전까지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만큼, 미리 훈련을 통해 손발을 맞추기 위해서다.

북측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현재 남측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는 충북 진천 선수촌으로 합류해 함께 숙식을 하며 훈련을 하고 있다.

스위스와 맞붙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예선전은 2월 10일 밤 9시10분 관동 하키센터에서 열리며, MBC가 단독 생중계한다.

마식령 스키장의 북한 주민들
마식령 스키장의 북한 주민들ⓒ뉴시스/AP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남북 스포츠 교류 차원에서 합동 스키훈련이 북측 지역에서 열린다.

남북은 1월 말 또는 2월 초에 북한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합동 스키훈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우리 측이 지난 9일 고위급회담 때 먼저 제안해서 성사된 것이다.

2013년 말에 완공된 원산 인근의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에서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힌다.

남북 합동 스키훈련은 1박 2일 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첫날에는 자유스키를 타며 설질을 점검하고, 둘째 날 오전에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스키 등 두 종목에 대한 공동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북간 친선경기를 하는 것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들이 아닌 스키협회 소속 선수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남북고위급회담 수석대표인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종결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고위급회담 수석대표인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후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에서 열린 종결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세계 외교무대가 될 평창 올림픽, 
남북 고위급 회담 가능성에 관심 집중될 듯

평창 올림픽은 세계 각국 정상급 대표들의 외교 무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올림픽 정신과 맞물려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논의가 다양한 정상외교를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평화의 위기 앞에서 평창이 평화의 빛을 밝히는 촛불이 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 정상을 평창에 초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28일 현재까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평창올림픽 참석 의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교도통신과 NHK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이 2월 9일 평창에서 열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개막식에 중국공산당 서열 7위인 한 상무위원을 특별대사 자격으로 보내기로 했다. 중국은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만큼 폐막식에는 한 상무위원 이상 중량급 인사의 방문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참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펜스 부통령이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오기로 했다. 이 대표단에는 펜스 부통령의 부인인 캐런 펜스 여사가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동행 여부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주변 4강국 가운데 러시아의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도핑 파문으로 국가대표팀 명의의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평창 올림픽 기간 중 푸틴 대통령 방한을 위해 한·러 당국 간 물밑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북한에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지가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남북 첫 고위급 당국회담 이후 실무접촉 등이 계속 이어졌으나 북한의 고위급 파견에 대한 진전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에서 고위급 대표단이 올 경우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겠다는 입장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6일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가 연 강연에서 유엔총회가 휴전을 결의한 3월25일까지 북·미대화의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평창 올림픽에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오게 된다면 이 계기를 이용해 북측에는 국제사회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북한이 생각하는 것을 잘 파악해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접점을 찾아가는 노력을 해나가야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지난해 7월 6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일 정상 만찬이 열리는 주함부르크미국총영사관에서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지난해 7월 6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일 정상 만찬이 열리는 주함부르크미국총영사관에서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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