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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덕흠 ‘부정채용’ 의혹도…“조카·지인 자녀 등 전문건설협회에 꽂아”

등록 :2020-10-05 07:06수정 :2020-10-05 07:31

 

협회 관계자 ‘부정채용자 명단’
박, 협회장 때 친형 아들 채용
출신 대학의 교수 딸도 협회에
입찰 담합 건설사 간부 아들도
“25명이 부정채용 의혹 대상자”
박, 서울교통공사 채용의혹 비난
박덕흠 의원이 지난해 11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당시 자유한국당 당내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덕흠 의원이 지난해 11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당시 자유한국당 당내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신적폐” 등의 용어를 써가며 강력히 비판했던 박덕흠 무소속 의원(충북 옥천·영동·보은·괴산)이 과거 대한전문건설협회장 등을 지낼 때 조카와 출신학과 교수의 딸, 입찰 담합을 대행한 일가 소유의 건설사 간부 아들, 전 서울시 공무원 등을 협회에 입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4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박 의원이 전문건설협회장을 맡았던 2010년께 친형인 파워개발 박아무개 대표의 아들이자 박 의원 조카인 박아무개씨가 중앙회 사원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2018년 무렵에 퇴직했다. 전문건설협회 직원 평균 연봉은 중견기업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 일가가 운영하는 건설사 간부의 자녀도 2011년 직원으로 채용됐다. 이 직원은 2008년 서울시 취수장 공사에서 박 의원의 지시에 따라 입찰 담합을 한 혜영건설 손아무개 본부장의 아들로 현재 중앙회 기술관리부에 재직하고 있다.

 

박 의원의 모교인 서울과학기술대 토목공학과 ㅈ아무개 교수의 딸도 2005년께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ㅈ교수는 2008~2009년 박 의원과 함께 공동저자로 에스티에스(STS) 공법에 대한 논문을 집필했다. 박 의원은 서울과기대에서 토목공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발전후원회 회장을 지냈다. 2018년까지 중앙회에 재직했던 ㅈ교수의 딸은 현재 퇴직한 상태다. 박 의원 일가 소유의 건설사는 에스티에스 공법을 이용해 국토교통부 등으로부터 신기술 이용료 371억원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 의원이 전문건설협회 서울지회장을 지낼 땐 서울시 토목 관련 부서의 간부 출신 공무원이 채용되기도 했다. 서울시 도로관리과장을 지낸 공무원 이아무개씨는 2003년께 서울지회에 입사해 2005년까지 건설경영센터장으로 일했다. 공사금액 514억원의 서울시 취수장 입찰 담합을 주도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서울시 공무원들과 남다른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협회 인사를 담당했던 관계자 ㄴ씨는 “서울시 출신으로 협회에 채용된 직원은 이씨 외에도 2명이 더 있다”며 “박 의원과 관련된 부정채용 의혹 대상자는 총 25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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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입수한 ‘부정채용자’ 명단에는 25명의 전·현직 협회 중앙회·지역회 직원 명단과 박 의원과의 관계, 입사연도 등이 기재돼 있다. 

 

이 명단은 ㄴ씨가 2018년께 작성한 것으로, 지난달 10일 업무상 배임 의혹으로 박 의원이 검찰에 고발될 때 함께 제출됐다.

협회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취재원은 명단의 직원들이 박 의원 인맥과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 ㄴ씨는 “매년 5명 내외로 채용됐는데 결과를 보니 박 의원 조카, 지역구 인사·지인 자녀 등이 대거 채용돼 있었다”며 “최종 결정은 회장이 하기 때문에 박 의원의 뜻이 채용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전 협회 고위관계자는 “박 의원은 회장일 때나 이후에도 측근을 통해 채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전체 직원이 200명가량인데 15% 정도는 박 의원이 ‘꽂은’ 사람”이라고 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박 의원이 회장일 때 공·특채로 협회에 입사한 이들은 총 97명이다.앞서 박 의원은 2018년 10월 서울시 국감에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을 ‘신적폐’라고 거세게 비난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서울교통공사를 신적폐라고 한다”며 박원순 당시 시장에게 “여기서 비리가 나오면 엄중 조치해 고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한겨레>는 부정채용 의혹과 관련해 협회와 박 의원 쪽에 수차례 입장을 물었지만, 두 곳 모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채윤태 강재구 오승훈 기자 chai@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64388.html?_fr=mt1#csidx2b72503f1db488a89f08b509d37d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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