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세균, LH 직원 땅 투기 의혹에 “용납할 수 없는 일...엄정 조치 취할 것”

국토부에 대응 지시...국토부·LH “사실 관계 조사중, 불법 행위는 수사 의뢰”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28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추가경정예산 규모 등을 결정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2021.02.28
28일 국회에서 열린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추가경정예산 규모 등을 결정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2021.02.28ⓒ정의철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최근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에 미리 땅을 사 투기하려 했다는 의혹이 2일 시민단체를 통해 제기됐다. 그러자 정세균 국무총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관계 부처에 대응을 지시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정책을 집행하는 공기업 직원이 직무를 이용해 투기에 앞장섰다는 의혹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에 대한 사실 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를 통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국민 앞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뿐 아니라 다른 택지 개발 지역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토지 주택 정보 취급 공직자들의 이익 충돌 등 공직자 윤리 규정 위반 사례가 다시는 발생치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국토부는 해당 지역에 대한 사실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 등 철저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있다.ⓒ제공 : 뉴시스

앞서 이날 오전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 공공택지로 발표된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의 등기부등본·토지대장 등에서 LH 공사 임직원과 배우자 등 10여명이 약 7천평의 땅을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토지 구매자들 중 상당수가 LH에서 토지보상업무를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토지의 매입 가격이 100억원대에 이르며, 토지 구매자들이 이중 58억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아 마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민단체들은 보다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광명·시흥지구에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구는 약 384만평에 주택 총 7만 세대를 건설해 공급하는 계획으로,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이다.

국토부는 이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업무 관련성이 있는지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광명·시흥 신도시 외 다른 3기 신도시 지구까지 LH 직원들과 배우자, 친인척들의 토지 구입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불법 행위가 발견되면 수사 의뢰하겠다는 입장이다.

LH도 같은 날 입장을 내고 의혹 대상자인 직원 12명을 직무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LH는 "시민단체로부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관련자 전원에 대해 직무에서 배제하는 등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라며 "자체적인 전수 조사에도 착수했다"라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해당 직원들에 대한 처분은 '징계'성격은 아니며, 자체 조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우선 이뤄진 조치라고 한다. 공사 측은 향후 추가 조사 결과 위법·부당한 행위가 발견되면 징계 조치 하고, 혐의가 중대하면 고발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이소희 기자

작고 약하고 힘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따뜻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