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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4단계에 ‘풍선 효과’?…“휴가철 앞두고 지역에 사람 몰릴라”

등록 :2021-07-10 04:59수정 :2021-07-10 09:11

 

강원·광주, 수도권 방문자 진단검사 행정명령
일부 지자체 거리두기 조정 검토
지난달 23일부터 ‘영일대 샌드아트 페스티벌’을 시작한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이 9일 예정대로 개장했다. 포항시 제공
지난달 23일부터 ‘영일대 샌드아트 페스티벌’을 시작한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이 9일 예정대로 개장했다. 포항시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12일부터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가운데,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부산·대전·제주 등은 8~9일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했고, 다른 지역들에서는 수도권 방문 자제와 수도권 방문자 검체검사 권고 행정명령이 내려졌다.
부산·대전·제주 거리두기 상향 ‘만지작’
이달 초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0명 수준이던 부산에서는 7일 50명대까지 늘자 8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다. 8일 오후부터 9일 오전 기준 확진자수는 62명으로 지난 4월3일 이후 석달만에 또다시 60명대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부산시는 9일 “10일부터 25일까지 16일 동안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가운데 2단계를 유지하되, 3단계에 준하는 강화된 방역 조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적모임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4명만 가능하다. 유흥시설·콜라텍·무도장·클럽·나이트 등 다중이용시설과 노래연습장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영업이 금지된다. 식당·카페·편의점·포장마차는 밤 10시까지 취식이 가능하고 이후부터 새벽 5시까지는 포장과 배달만 허용된다. 백신 접종자에 적용하던 사적모임 제외 등 인센티브도 중단된다.

거리두기 1단계가 적용되던 제주지역에서도 6일 19명, 7일 17명에 이어 8일엔 하룻동안 31명이 확진돼 비상이 걸렸다. 3차 대유행의 정점이던 지난해 12월22일(32명)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수치다. 확진자 한명이 몇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지난 7일 2.41에서 8일 3.29로 증가해 지수 분석이 시작된 지난해 11월8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주도는 이날 “제주지역 거리두기 지표상 2단계(확진자 7명 이상)를 넘어 3단계(13명 이상) 격상 수준에 근접한 상황”이라며 “12일부터 25일까지 2주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176명(하루 평균 25.1명)이 확진된 대전시도 8일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지만, 9일 0시 기준(8일 하루) 확진자는 29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대전시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1)씨는 "노래방에서 델타 변이 감염, 학원 집단감염 등 확진자가 꾸준히 나와 충청권도 안심할 수 없는데, 오히려 수도권보다 주목받지 못하면서 긴장이 풀어지고 있다"며 "캠핑장이나 술집 등을 이용하는 사람도 느는 추세라 이러다가 수도권 확산세를 이어받는 것은 아닌지 싶다"고 말했다.

확진자 추이 안정적인 지역들도 불안

확진자수 추이에 별 변화가 없는 지역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휴가철을 앞두고 거리두기 단계가 낮은 지역들로 사람들이 몰릴 수 있고, 개별 접촉이 지역내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당수 시·도는 수도권 방문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 강원도는 수도권을 방문하거나 수도권 주민과 접촉해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난 도민에게 진단검사를 권고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경북도는 지난주부터 시·군청 전광판, 시외버스터미널, 공항 등에 안내문을 통해 수도권 방문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하고 있다.

광주시도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역으로 번지지 않도록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 경우 꼭 진단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광주시의 한 공공부문 협력기관 직원인 전아무개(39)씨는 "광주시가 수도권 방문자의 경우 무조건 코로나 검사를 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며 "이번 주말 서울을 방문할 계획이 있었는데, 회사에서 사유서를 제출하라는 분위기여서 결국 취소했다"고 말했다. 교직원인 정아무개(37)씨도 "주말을 앞둔 데다 곧 여름휴가인데, 수도권에서 오히려 지방으로 내려와 음식점이나 주점을 방문하는 일이 잦아질 듯해 전면 등교를 앞두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충남지역 한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은 “본인이 수도권이거나 동반자 중에 수도권 지역 분이 계시면 운동 불가하오니 전화로 동반자 변경 및 취소 부탁드린다”고 공지했다.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되고 있던 춘천시는 2단계로 하향을 검토했지만 수도권 상황을 고려해 유보했으며, 2단계가 적용 중인 강릉·원주 등도 수도권 추이를 살펴가며 결정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8인 이상 모임 금지로 강화된 거리두기 1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오는 13일 방역 상황을 고려해 최종 거리두기 단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최근 일주일 동안 확진자가 90명에 그친 경남에서는 수도권과 부산 방문을 주의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강원 등 휴가철 방역에도 고삐

여름 휴가철을 맞이 방역도 고삐를 쥐고 있다.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강원도에서는 망상·낙산·경포 등 해수욕장 5곳에서 야간(저녁 7~오전 6시)시간대 백사장 음주·취식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안목·추암 등 5곳은 사전 예약 방문제를 운영하기로 했으며, 경포·속초 등 5곳은 파라솔 사이에 거리를 띄우는 현장 배정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강원지역 모든 해수욕장의 혼잡 정보를 네이버 등을 통해 알리는 ‘혼잡도 신호등제’도 시행한다. 수도권과 고속열차(KTX)로 연결된 강릉은 경포·주문진 등 4곳에 발열 환자를 확인하는 ‘방역 드론’을 띄우기로 했다.

경북 지역 해수욕장은 포항 6곳이 예정대로 개장했고, 오는 16일 경주·영덕·울진 19개 해수욕장이 문을 연다. 경북도는 해수욕장 방문자 관리를 위해 해수욕장마다 지정된 번호로 전화를 걸면 방문 기록이 남는 ‘안심콜 서비스’를 적용한다. 포항 도구·경주 관성·영덕 경정·울진 나곡 해수욕장은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예약한 뒤 이용할 수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여행지가 많은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여행지에 한정해 음주를 금지하거나 (모임) 인원 제한을 하는 등 방역 관리를 하고 있다”며 “수도권 주민들은 가급적 비수도권으로 이동하지 말 것을 권고하며, 휴가지 방역관리대책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정유경 기자, 전국 종합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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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1002956.html?_fr=mt1#csidx41caa598632855f82d8547cf9b1e2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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