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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충돌, 피할 방법 있는가?

  • 기자명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승인 2022.06.16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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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4)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 방안

조선신보 김지영 편집장이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연재했다. 호칭과 맞춤법을 한글식으로 고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2)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3) “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4) 무력 충돌, 피할 방법 있는가?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북한(조선)은 공개적으로 밝혔다. 반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여기에 호응할 대신에 북의 자위력 강화조치를 핑계 삼아 대결을 격화하고 있다. 일방이 한반도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하는데 다른 일방은 막무가내로 전쟁의 불씨를 키우는 형국이다.

격변하는 정세와 불안정한 안보환경

냉전 종식 후 ‘유일 초대국’을 자처하며 ‘일극화된 세계’가 실현될 것처럼 자랑하던 미국의 쇠퇴 몰락은 이미 가시화되었다.

내리막길을 걷는 자들이 강행한 무지막지한 패권주의 정책은 우크라이나사태를 촉발하였고 무력충돌을 둘러싸고 세계를 ‘미국을 추종하는 나라와 그러지 않은 나라’로 갈라놓았다.

‘신냉전’ 구도가 가일층 심화하는 가운데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각국의 안보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강권발동에 동조하거나 묵인된 ‘포스트 냉전’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세계적 판도에서 군비 확장이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사태 이후 크고 작은 나라들이 내 편과 네 편을 구분하며 최신무기의 공여와 구매, 군사동맹의 강화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말 그대로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세계의 모습이다.

군비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초점으로 부각할 수 있는 것이 ‘핵무기’에 대한 규정이다.

미국과 소련이 대립한 냉전시대에는 어느 일방이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면 다른 일방은 파괴를 면했던 핵전력으로 확실하게 보복할 것임을 보증한다는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호상확증파괴)에 근거하여 핵전략이 세워졌다.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핵무기의 사용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이론이 사고와 행동의 전제로 된 셈이다.

그런데 ‘포스트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시작되는 국제질서의 재편기에는 핵보유국들과 그 핵우산 아래에 있는 나라들이 핵무기의 전투력에 대한 기대, 예컨대 파괴력을 제한한 전술핵무기의 사용을 전제로 삼고 군사전략을 세우게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사태의 와중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핵태세 검토(NPR)’ 보고서는 “핵무기사용을 핵공격에 대한 반격에 제한한다”라는 ‘유일한 목적’을 부정하고 ‘극단적 상황’에서는 미국과 동맹국, 우방국의 핵심 이익의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밝혀져 있다.

동북아시아의 위험한 열점 지역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각국의 안보환경이 불안정해진 시점에서 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이며 오랜 교전국인 미국이 핵선제타격 가능성을 내비친 것만큼 북은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빈틈없이 다져야 한다.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4.25열병식 연설의 구절은 바로 그러한 각오와 결심을 표명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사태 이후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져가고, 미국이 이전부터 중국 압박을 위해 긴장을 부추기던 대만해협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런데 보다 심각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지역은 한반도이다.

 

이곳은 냉전시대에 시작된 전투행위를 일시중단한 것에 불과한 정전체제 하에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져 온 열점 지역이다.

정전 후에도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항시적으로 조성해 왔다.

최근년 간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전쟁위기를 북의 인접국인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한 포위환 형성의 일환으로 삼고 군사도발의 도수를 점층적으로 끌어올려 왔다. 미국, 일본, 한국의 3각 군사동맹을 강화해 북을 겨냥한 타격태세를 갖추는 것을 저들의 패권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공정으로 정하고 실천에 옮겨왔다.

그러나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준비된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의 불씨를 키우는 것은 종말을 재촉하는 매우 위험한 자멸 행위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져도 미국본토는 무관하며 안전하다고 발뺌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일이다. 그리고 미군의 해외기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도 존재한다.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엉킨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국지전에 국한되지 않고 주변 나라들도 불가피하게 휩쓸릴 수 있다. 미국이 핵선제타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조건에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한번 불꽃이 튀면 핵무력이 투입되는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북을 적으로 삼은 대결은 어리석은 행동

북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위력을 갖추는 것이 정당한 주권행사라며 이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미국이 북의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로 매도하고 군사적 위협과 제재의 도수를 끌어올린다고 해도 이 나라의 국방발전은 멈추지 않으며 한반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뿐이다. 동북아시아의 한복판에 위치한 열점지역의 발화점이 앞당겨진다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더욱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 있어서는 조선의 핵을 빼앗으려고 대결소동을 일으키기보다 조선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로 머리를 굴려보는 것이 쉽고 유익하다.

우크라이나사태에 편승하여 군국화를 이루어보려는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걸고 ‘반격능력’ 나아가서 ‘핵 공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국민의 절대적 다수는 일본이 전쟁의 최전선에 서서 반타격의 대상으로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대북 ‘선제타격론’을 늘어놓은바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백서’에 ‘북은 주적’이라고 명기하겠다고 하지만 오늘의 정세 하에서 사소한 오판과 상대를 자극하는 언동도 위험천만한 충돌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조선의 전쟁주적론,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동족상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조선반도와 그를 둘러싼 지역의 군사적 판세는 냉전 시대와 완전히 다르다.

이곳에서 힘과 힘의 격돌을 피하고 전쟁을 방지하려면 모든 유관자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심중히 행동하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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