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9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2년 광복 77주년을 뜨겁게 맞이하기 위한 '8.15자주평화통일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 시민평화포럼을 비롯한 각계 9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8.15추진위)를 발속했다.

8.15추진위는 전 세계적인 신냉전의 도래와 한반도 긴장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직 우리 자신의 힘만이 주권과 평화, 민생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며, "지금은 평화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8.15자주평화통일대회는 오는 8월 13일 오후 3시 남대문, 서울역 인근에서 시작해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2.7km구간을 행진하는 8.15자주평화통일대행진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14일 오전까지 대회 참가를 확정한 (사)겨레하나, 6.15남측위 각 지역본부, 민주노총, 한국노총, 범민련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을 비롯한 91개 시민사회단체에서 1만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8.15추진위는 7월 23일부터 8월 10일까지 국내 시군구 70여곳과 세계 주요도시 30여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평화행동을 벌이고, 국내외 각계 단체 연명으로 국제평화선언을 작성해 8월 10일경 별도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8.15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신냉전적인 대결이 본격화되고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가운데  남북, 북미대화는 모두 중단되었고 합의 이행의 가능성, 관계 개선의 전망 모두 밝지 않다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진단했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한미동맹 일변도의 대북정책, 외교정책이 한반도에 신냉전 질서를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과제'라고 불리는 한미일 3각동맹은 대중, 대북 대결을 가속화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북중러 3각동맹을 대결의 일방으로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문제를 비롯한 대일 과거사 청산없이 평화헌법마저 폐기하려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역사 정의를 저버리고,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최근 확인되는 한미일 군사협력 흐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반도 주변에 잦은 전략자산 전개와 빈번한 전쟁연습으로 인해 이미 위기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고 그동안 금지됐던 대북전단이 공공연하게 살포되면서 접경지역의 긴장도 높아지는 등 현재 한반도는 "언제 충돌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상황의 엄중함을 일깨웠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세계가 분쟁지역화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한미일 군사협력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며, 한미일군사협력 반대 깃발을 꼽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삼열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대회 취지발언에 나서 "2차 세계대전과 식민통치의 피해국으로서 미국의 편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도와 동족인 북을 적대시하는 동맹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은 파탄나고 평화가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대결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시민의 힘으로 다시 남북 공동선언을 되살려야 한다"며, "8.15에 모두 행동으로 나서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윤정숙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남북간 대화와 협상은 멈췄고 군사적 긴장은 높아졌다.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대규모로 진행된다면 한반도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0여년간 충분히 증명한대로 적대를 멈추고 전쟁을 끝내는 것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남북 정상의 합의 이행, 그리고 평화적 수단으로 평화를 향해 가자고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동이야 말로 이같은 해법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평화포럼은 8월 14일 전국의 시민들과 함께 적대와 전쟁을 멈추고 시민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는 임진각 평화행동을 개최한다.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이장희 대표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는 더욱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굴욕적 한미관계와 점입가경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일군사협력,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에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정의기억연대는 위안부 기림일인 8월 14일 오후 5시 나비문화제를 열고 앞서 8월 10일에는 낮 12시 세계연대집회 형식으로 수요시위를 개최해 거리행진까지 할 예정이다.

김포주민 안승혜씨는 지난 4월부터 접경지역 일대 수영장과 눈썰매장이 있는 장소에서 살포되고 있는 대북전단으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이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를 긴장시켜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탈북자 단체들의 행동을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촉구했다.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과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최근 양노총과 48개 단체들이 발족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 활동계획을 소개하고는 "일본이 100년전 과거사에 대해 공식 조사도 하지 않고 사죄, 배상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데 무엇으로 관계 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평화헌법을 없애고 '전쟁헌법'을 만들려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기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 (전문)

위기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세계는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냉전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전망 속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민생 위기와 안보 위기는 단지 동유럽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신냉전이 본격화된다면 냉전시대가 그랬듯 한반도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첨예한 군사적 대결 구도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신냉전적인 대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남북 대화와 북미협상은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사이 변화된 세계 질서로 인해 북미 합의 이행의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정권교체 이후 남북관계 개선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을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전임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대화 대신 ‘힘을 통한 평화’만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3축 체제 구축을 비롯한 첨단무기 도입과 군비 확장, 한미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전략자산의 전개, 한미연합군사연습 실기동 훈련 재개 등이 이미 실행단계에 들어갔습니다. 대화를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대신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한미동맹 일변의 대북정책, 외교정책이 한반도에 신냉전  질서를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미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이름아래 진행되어 온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선언 등 일련의 행보는 진영화되어 가고 있는 세계의 일방에 한국을 가두는 것들입니다. 

미중, 미러 갈등을 축으로 나뉘고 있는 세계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아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진영화되고 있는 세계의 일방에서 핵심축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대중국 전진기지를 자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과제’라고 불리는 한미일 3각 동맹은 대중, 대북 대결을 가속화하는 일일 뿐 아니라 북중러 3각 동맹을 대결의 일방으로 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일본군 성노예제, 강제동원문제를 비롯한 일제과거사 청산없이 평화헌법마저 폐기하려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역사 정의를 저버리고,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반도 주변의 잦은 전략자산 전개와 빈번한 전쟁연습들은 이미 위기를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전략자산이 전개되고 실기동 훈련 재개된다면 긴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금지됐던 대북전단이 공공연히 살포되면서 접경지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언제 충돌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69년째 지속되고 있는 정전체제를 채 끝내지 못한 한반도에서 또다른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불안정한 정전체제 조차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전쟁을 부르는 대결과 한미일 군사협력을 중단해야 합니다. 

해방 77주년, 정전 69년이 되는 올해, 우리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강대국의 힘이 아니라 오직 우리 자신의 힘만이 주권과 평화, 민생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 평화를 위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광복 77주년 8.15대회 추진위원회는 8.15 광복절까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와 한국의 시민들과 함께 <100개 도시 평화행동(국내 70곳, 해외 30곳)> 등 적극적인 행동과 연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미국과 윤석열 정부의 대결 정책을 우려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역사정의와 주권 실현에 동의하는 사람 모두 손잡고, 함께 행동에 나섭시다.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함께해 주십시오.
 


한반도 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체결하자!

남북, 북미공동선언 실현하자!

적대 행위와 군사 위협 중단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부르는 한미일 군사협력,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 한반도 전쟁기지화 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

대일굴욕외교 중단하고, 한일역사정의 실현하라!일본 평화헌법 개정 반대한다!


2022년 7월 14일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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