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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개벽예감 515]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11/0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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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북침 전쟁전략 반영한 음험한 문서

2.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3.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단계까지 격상

4. 번개-5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1. 북침 전쟁전략 반영한 음험한 문서

 

2022년 11월 3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부 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각각 양측 군 수뇌부를 이끌고 참석한 가운데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가 진행되었다. 양측 군수뇌부는 1968년 4월 17일 미국 하와이에서 제1차 한미안보협의회를 개최한 이후 54년 동안 해마다 한 차례씩 그 회의를 진행해왔다. 한미안보협의회에 참석하는 미국군 수뇌부는 미국 국방부 장관, 미국군 합참의장, 미국군 인디아양-태평양 사령관, 주한미국군 사령관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보면, 양측 군 수뇌부가 안보협의회에서 대등한 자격으로 군사정책과 안보 현안을 협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신식민주의 지배정책에 의해 동북아시아에 출현한 두 개의 쌍무적 군사동맹, 미국과 한국의 군사동맹과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은 형식상 군사동맹일 뿐이고, 내용적으로는 종미예속체제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한미동맹’이라는 간판을 내건 미국이 한국의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을 장악하고, 한국군 수뇌부를 실권 없는 들러리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다. 종미예속이라는 개념은 종미예속 정권이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을 포함하는 군사권을 미국에 자발적으로 넘겨주고 들러리 신세로 전락했다는 뜻이다. 한국군의 작전계획 수립권, 작전통제권, 군사 정찰권, 군사정보 판단권, 전략무기 개발권은 미국군이 행사한다. 

 

이처럼 미국이 한국군의 군사권을 장악하였으므로 준전시 상황이나 전시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한국군은 미국군 수뇌부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미국의 신식민지지배정책을 추종하는 종미우익 정권의 참담한 현실이다.

 

미국의 신식민지지배정책을 추종하여 들러리로 전락한 종미우익 군대는 전 세계에서 한국군이 유일하다. 일본자위대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맹국 군대들도 미국의 신식민주의 지배정책을 추종하여 자기의 군사권을 미국에 넘겨주었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이양이다. 한국군처럼 자기의 군사권을 통째로 넘겨준 들러리 군대는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그보다 더 비극적인 현실은, 군사권을 미국에 자발적으로 넘겨주고 들러리로 전락했는데도, 사람들은 그런 치욕적 현실을 알지 못한 채 되레 한미동맹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70여 년 동안 미국의 사상정신적 지배 아래서 우리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적 순응 의식을 머릿속에 주입받은 것이다. 집단적 순응 의식을 버리고 반미자주의식을 획득할 때, 그때 비로소 민족의 자주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종미예속적 현실을 주목하면, 2022년 11월 3일에 진행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실상이 보인다. 그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의 북침 전쟁전략을 검토하는 회의였으며, 한국군 수뇌부는 들러리로 회의 석상에 얼굴을 내밀었다는 것이 한미안보협의회 실상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발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은 미국군 수뇌부의 북침 전쟁전략이 반영된 음험한 문서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미국군 수뇌부의 북침 전쟁전략이 반영된 그 음험한 문서에서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1)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의하면, 미국 국방부는 2023년 10월 말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가 개최되기 이전에 이른바 ‘맞춤형 억제전략(Tailored Deterrence Strategy)' 개정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가 말하는 ’맞춤형 억제전략‘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3년 10월 3일 서울에서 진행된 제45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그들이 처음으로 꺼내놓은 전쟁전략개념이다. 이 전쟁전략개념에서 중요한 것은 맞춤형(tailored)이라는 말과 억제(deterrence)라는 말이다. 맞춤형이라는 말은 장차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게 될 전시상황에 적합하게 다듬어 만든 전쟁전략이라는 뜻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자기의 전쟁전략개념에 억제라는 말을 끼워 넣었지만, 그 내막을 보면 전쟁을 억제하는 전략이 아니라 전쟁을 도발하는 전략이다. 그렇게 보는 까닭은, 미국군 수뇌부가 ‘맞춤형 억제전략’의 의미를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전면적인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맞춤형 억제전략’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번에 발표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핵능력, 재래식 능력, 미사일 방어 능력 및 진전된 비핵(무기)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사용하여 대한민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사용한다”라는 말은 전면전을 도발한다는 뜻이고,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라는 말은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을 도발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맞춤형 억제전략’은 미국이 전술핵공격 중심의 전면전을 도발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전복시키려는 북침 전쟁전략인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이번에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미국군 수뇌부가 ‘맞춤형 억제전략’ 개정작업을 2023년 10월 말 이전에 완료하겠다고 밝힌 것은 전술핵공격 중심의 전면전을 도발하는 전쟁전략을 2023년 10월 말 이전에 완성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맞춤형 억제전략’을 개정한다는 말은 최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기존 전쟁전략을 수정 보충한다는 뜻이다. 

 

2) 미국군 수뇌부가 기존 전쟁전략을 개정해야 할 만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조선은 미국 본토에 위협적인 전략핵무력을 완성했고, 한미련합군과 미일동맹군에 각각 위협적인 전술핵무력도 완성했다. 이것은 한(조선)반도 및 동아시아 군사 상황을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년 10월 27일에 발표한 핵정책문서인 ‘2022 핵태세검토(Nuclear Posture Review)'에서 “북조선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서로 갈라놓으려고 하면서, 미국 본토와 주한미국군, 한국과 일본에 위협적인 핵능력 및 미사일능력의 확장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군 수뇌부는 조선의 전략-전술핵무력 완성에 의해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상황에 맞게 자기의 북침 전쟁전략을 개정하려는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년 핵태세검토’에서 “전진 배치, 미사일 방어망의 통합적 운용, 한국군과의 밀접한 상호작전 조율, 핵억제, 탄력적 조치들, 세계적 범위에서 미국군을 배치하는데 따르는 직접경비를 부담하는 잠재력 등으로 (조선의) 공격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 최근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제해권을 장악하고, 대만해방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대만의 국가분열주의 세력에 대한 응징력을 크게 증가시키고,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전략적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군사 상황을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시켰다. 미국군 수뇌부는 ‘2022 핵태세검토'에서 “자국의 이익과 권위주의적 선호(authoritarian preferences)에 적합하게 인디아양-태평양지역과 국제체제를 개조하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강제적이고 공격적인 행위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심각한 도전”으로 된다고 우려했다. 

 

미국군 수뇌부는 이처럼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 공격전략을 접합시키려고 한다. 미국군 수뇌부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인디아양-태평양전략 프레임워크(frame work)와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디아양-태평양 구상이 상호협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하면서, “남중국해 및 그 이원지역을 포함한 모든 해역에서 (중략)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와 해양의 합법적 사용”을 추구하고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도발 의사를 표명하였다. 

 

3) 미국군 수뇌부는 북침 전쟁전략 개정작업을 어떤 방향으로 진척시키고 있을까? 그들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북의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억제전략위원회(Deterrence Strategy Committee) 도상연습(Table Top Exercise)을 연례적으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들이 말하는 억제전략위원회 도상연습은 조선의 전략거점들에 대한 전술핵타격을 상정한 도상연습이다. 이것은 미국군 수뇌부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북침 전쟁 도상연습을 연례적으로 감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군 수뇌부는 도상연습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실동연습을 진행하려는 의사도 표명했다. 그들은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서 “북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합연습 및 훈련”을 “확대”하고, 그에 따라 “2023년에는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출동시키는 빈도와 강도를 한층 더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전술핵타격능력을 가진 장거리 전략폭격기와 핵추진잠수함,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이 이전보다 더 자주, 더 많이 한(조선)반도, 동중국해, 남중국해에 출동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해준다. 

  

2. 핵정책문서에 끼워 넣은 핵공갈

 

미국군 수뇌부는 ‘2022 핵태세검토’에서 대조선 군사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북조선의 핵무기, 화학무기, 미사일, 재래식 무기가 위협을 불러왔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특히 북조선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경우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그들이 분명히 깨닫게 할 필요가 있다. 북조선이 미국과 동맹국들에 핵공격을 가하는 어떤 경우도 용납될 수 없으며, 북조선의 핵공격은 그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다. 북조선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씨나리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2022 핵태세검토’는 핵공갈 문서가 아니라 핵정책 문서인데도, 위의 인용문은 미국의 핵공갈이 얼마나 천박하고 상스러운지를 숨김없이 드러냈다. 그들의 조야한 핵공갈은 조선의 엄청난 핵위협 앞에서 공포를 느끼는 미국군 수뇌부의 가련한 몰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 저들의 핵공갈 뒷면에서 핵공포가 어른거린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을 한미련합군 전쟁지휘소 30km 고도에서 동시다발로 펑펑 터뜨려 한미련합군의 전쟁수행력을 전면 마비시키는 전광석화 핵전법으로 72시간 만에 ‘남조선해방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미국군 수뇌부가 이제야 뒤늦게 알았다. 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저위력 핵전자기파폭탄을 사용하는 전광석화 핵전법과 72시간 ‘남조선해방전쟁’ 씨나리오에 관한 군사정보를 <자주시보> 개벽예감에서 오래전부터 몇 차례 거론해왔는데, 미국군 수뇌부는 이제야 그런 군사정보를 파악하고 기껏 우스꽝스러운 핵공갈이나 늘어놓았으니 한심해 보인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종미우익 언론매체들이 ‘2022 핵태세검토’에 관한 보도기사를 쓰면서 위에 인용한 네 줄 문장만 서술하고, 바로 그 밑에 나오는 두 문장을 고의적으로 생략했다는 사실이다. 그들이 고의적으로 생략한 두 문장은 미국군 수뇌부가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문장이다. 그 문장을 인용한다. 

 

“북조선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동아시아에서 신속한 전략공격을 할 수 있다. 미국의 핵무기는 그런 공격을 억제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Short of nuclear use, North Korea can also conduct rapid strategic attacks in East Asia. United States nuclear weapons continue to play a role in deterring such attacks.)”   

 

위의 인용문은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들의 핵정책 문서에서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군사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는 것을 말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위의 인용문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여 신속한 전략공격을 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전술공격은 적수의 코피나 터뜨리는 것이고, 전략공격은 적수를 쓰러뜨려 안전히 제압하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굼뜨고 느릿느릿한 전술공격이 아니라 전광석화처럼 빠른 전략공격을 할 수 있으며, 전략공격의 범위도 한(조선)반도를 넘어서 동아시아로 확대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막강한 공격력을 재래식 무기로는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핵무기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을 읽어보면, 조선인민군이 ‘남조선해방전쟁’에서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래식 무기만 사용하더라도 미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엄청난 재래식 공격을 재래식 무기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은 미국군의 전술핵공격에 전술핵공격으로 대응할 것이며, 전광석화 핵전자기파공격으로 전쟁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남조선해방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것으로 보인다. 

 

3.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단계까지 격상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한미련합군이 군사 대결 상황을 격화시키는 것에 대응하여 단계적으로 격상된다.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여섯 단계로 구분되는데, 가장 낮은 단계부터 열거하면, 경계태세, 전투경계태세, 전투동원준비태세, 전투동원태세, 준전시태세, 전시태세로 한 단계씩 격상되는 것이다. 제6단계인 전시태세 단계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제6단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조선의 시각에서 보면, 제6단계에서는 ‘남조선해방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김정은 총비서가 최고사령관 명의로 조선인민군 전군에 전시태세를 발령하고 불시에 총공격명령을 내리면, ‘남조선해방전쟁’은 즉각 일어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한미련합군은 조선인민군에 언제 전시태세가 발령되고 언제 총공격명령이 하달되는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 2013년 11월 5일 조보근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이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전투 병력 70만 명과 무장 장비 80%를 군사분계선에서 100km 안에 전진배치하고 상시기습 공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6년 4월 10일 당시 미국 육군 태평양사령관 빈센트 브룩스(Vincent K. Brooks)는 미국 연방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조선인민군 포병부대들이 보유한 야포와 박격포 116,000문 중에서 74%(85,840문)가 군사분계선에서 10km 안에 전진배치되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인민군은 전투 병력과 무장 장비를 공격지점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 위치에서 불시에 총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은 한미련합군에 공격징후를 노출하지 않는 기습공격으로 불시에 전쟁을 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2022년 11월 7일 현재 조선인민군의 전투준비태세는 어느 단계에 이르렀을까? 2022년 10월 20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2022년 10월 18일 조선인민군 전군에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되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전투동원태세는 여섯 단계 중에서 네 번째 단계다. 이 보도에 의하면,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된 시각부터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은 “최고사령부의 명령을 받으면 지체없이 공격을 개시할 전투준비를 완료하고 최고의 격동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의 격동상태는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의 지휘관과 참모들이 관하 부대에 내려가 작전 전투 임무를 현지에서 료해하고, 전투문건(전투부대별 작전계획)을 일치시키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전투동원태세를 점검”하는 매우 긴장된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 주목되는 것은, 2022년 10월 31일 조선인민군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한 단계 더 격상되었다는 사실이다. 준전시태세는 여섯 단계 중에서 다섯 번째 단계이며, 전쟁이 일어나는 전시태세 직전 단계다. 

 

누구나 직감하는 것처럼, 2022년 10월 31일 조선인민군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격상된 것은 최근 긴박하게 돌아가는 군사상황을 파악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전투동원태세가 준전시태세로 격상된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2년 11월 3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022년 10월 31일 육군 제1군단, 제2군단, 제4군단, 제5군단, 해군 제1전대, 제2전대, 제8전대, 제29해상저격려단에 각각 준전시태세를 명령했다고 한다. 

 

제1군단 - 동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2군단 - 중서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4군단 - 서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5군단 - 중동부전선에 배치된 대련합부대 

제1전대 - 강원도 원산시에 배치된 상륙전부대 

제2전대 - 황해남도 해주시에 배치된 잠수함부대 

제8전대 - 황해남도 강령군에 배치된 수상함부대 

제29해상저격려단 - 서해함대사령부 직속 최정예 특수작전부대 

 

위에 열거한 전투부대들은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이므로, 준전시태세에 진입하라는 최고사령부 명령을 받은 전투부대들이 마치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에 한정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준전시태세에 진입한 전투부대들은 육군과 해군에 각각 소속된 일부 전투부대들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위와 같은 정보를 <데일리 NK>에 전해준, 조선에서 암약하는 고정간첩은 이번에 준전시태세에 진입한 전투부대들을 전부 파악할 수 없었다. 상식적으로 판단해도, 준전시태세에 진입하라는 최고사령부 명령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군, 특수작전군에는 하달되지 않고, 육군과 해군 일부 전투부대들에만 하달되었을 리 만무하다.

 

2022년 11월 4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지난 11월 3일 밤 10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후방에 주둔하는 육해공군 및 전략군 전투부대들에 지휘부 갱도훈련을 명령하였다고 한다. 지휘부 갱도훈련은 전시에 야전사령부 지상 건물이 적의 내습으로 파괴된 정황을 가정하여 야전사령부 지휘관 전원이 갱도에 들어가 진행하는 전시대비훈련이다. 

 

위에 서술한 내용을 종합하면, 조선인민군 전군이 한미련합군의 북침 전쟁연습에 대처하기 위해 고도의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번개-5가 무서운 속도로 날아갔다

 

극도로 긴장된 군사 상황에서 미국군 수뇌부는 또다시 상황을 오판했다. 상황 오판은 경거망동으로 이어졌다. 2022년 11월 5일 괌(Guam)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당일 오후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서 한미련합군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이것은 조선을 자극하는 도발 행동이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2대가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일본 규슈 서북쪽 동중국해 상공에서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먼저 감행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중국을 자극하는 도발 행동이다. 이전에는 괌에서 이륙한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으로 직행했었는데, 이번에는 직행하지 않고 도중에 동중국해 상공에서 중국을 자극하는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했다. 

 

나는 위에서 미국군 수뇌부가 근본적으로, 급속하게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춰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공격전략을 접합시키려고 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이번에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동중국해 상공과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서 연속적으로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한 것은 그런 접합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군 수뇌부가 북침 전쟁전략과 중국공격전략을 접합시키는 것에 정비례하여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대미협공작전능력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두 가지 사실을 거론할 필요가 있다.

 

1) 전시에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편대가 조선과 중국의 전략거점들을 공중전술핵타격으로 파괴하기 위해 북상하면, 한(조선)반도 남측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중국인민해방군의 반항공미사일 공격과 전투기 요격을 받고 동중국해에 우수수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시에 동중국해는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들의 집단수장지로 전변될 것이다. 

 

2) 중국인민해방군의 반항공미사일공격과 전투기 요격을 받고서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서해로 북상하면, 그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매복하던 조선인민군이 반항공미사일과 전투기로 요정할 것으로 보인다. 요정은 결판을 내어 끝낸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실전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2022년 11월 5일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2대가 동중국해에서 일본항공자위대 전투기들을 거느리고 중국 본토에 대한 공중전술핵타격 위협 비행을 감행하고 있었던 오전 11시 32분부터 11시 59분까지 평안북도 동림군에서 서해 상공으로 강력한 분사 화염이 솟구쳐 올랐다. 27분 동안 미사일 4발이 연속 발사된 것이다. 한군국 합참본부는 그 미사일 4발의 비행거리가 약 130km, 정점고도가 약 20km이고, 비행 속도가 약 마하 5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점고도가 그처럼 낮은 것을 보면 600mm 조종방사포를 사격한 것으로 보이지만, 600mm 조종방사포가 마하 5 속도로 날아가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미련합군은 그 발사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해 머리만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정점고도가 약 20km로 매우 낮고, 비행 속도가 마하 5로 매우 빠른 발사체는 반항공미사일 번개-5밖에 없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에 실전배치된 번개-5는 사거리가 200km, 요격고도가 25km로 추정되는 위력적인 반항공미사일이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그날 평안북도 서해안 중부에 있는 동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번개-5 반항공미사일 4발을 연속발사한 것은 전시에 서해 상공으로 북상하게 될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격추하는 요격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2021년 9월 30일 조선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반항공미사일, 발사대, 탐지기(탐지레이더), 전투종합지휘차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확증하기 위한 시험발사를 성과적으로 진행하였다. 당시 조선국방과학원은 “쌍타조종기술과 2중 임풀스 비행발동기(이중펄스 로켓엔진)를 비롯한 중요 새 기술도입으로 미싸일 조종체계의 속응성과 유도정확도, 공중목표 소멸 거리를 대폭 늘인 신형 반항공미싸일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이 검증되였다”라고 밝혔다. 그날 시험발사에서 성공하여 실전 배치된 반항공미사일은 번개-6이다. 번개-6은 로씨야가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반항공미사일 S-400과 동급이다. 외형만 봐도, 번개-6과 S-400은 아주 흡사하게 생겼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S-400과 유사한 성능을 가진 번개-6은 사거리가 400km, 요격고도가 185km, 비행 속도가 마하 14인 것으로 추정된다. 거기에 더하여, 번개-6은 탄도미사일과 고속비행체 80개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가졌다.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은 이번에는 번개-5 4발을 평안북도 동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연발사격했지만, 전시에는 번개-6을 황해남도 과일군에서 서해 남쪽 상공으로 연발사격할 것이다. 번개-6은 중국인민해방군의 요격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미국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서해 남부 상공에서 간단히 처리할 것이다.  

 

최근 미국군 수뇌부가 자기들의 발걸음을 다급히 재촉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북침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군은 뒤늦게 북침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조선인민군은 ‘남조선해방전쟁’준비를 완료했다.  

 

나는 2022년 9월 12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핵무력정책 입법과 영토완정의 법적 근거’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이 지난 1년 3개월 동안 ‘남조선해방전쟁’을 순차적으로 준비해왔다는 사실을 논한 바 있다. 조선은 ‘남조선해방전쟁’에 필요한 중대 조치들을 취했는데, 이를테면 2022년 6월 22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3차 확대회의에서 ‘남조선해방전쟁’ 작전계획을 변화된 군사 상황에 맞게 수정보충했고, 2022년 9월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라는 법을 채택하여 ‘남조선해방전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나는 이런 사정을 고찰하고, 2022년 9월 1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해방전쟁의 주객관적 조건이 충족되었다는 사실을 논한 바 있다.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미 서술한 것처럼, 김정은 총비서의 영토완정사상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연기되어온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을 재개하여 ‘영토완정위업’을 이른 시일 안에 완수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정전상태에서 장기간 연기되어온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을 재개하여 이른 시일 안에 ‘영토완정위업’을 실현하려는 강렬한 의지를 가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확실하다. 

 

나는 2022년 9월 19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제2차 ’남조선해방전쟁‘ 연기 기간 끝났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영토완정위업’을 이른 시일 안에 실현하려는 김정은 총비서가 앞으로 6개월 뒤에 혹은 앞으로 1년 뒤에 ‘영토완정위업’을 실현할 것으로 예견한 바 있다. 최근 극도로 격화되면서 일촉즉발 전쟁위험으로 치닫는 군사 상황은 그런 예견을 뒷받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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