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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소녀상 찾은 독일 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대표



 

기습설치에 대해 “세워야 할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인정해줘야”

독일 베를린 소녀상 설치를 주도했던 독일 시민 단체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가 12월 14일 충남대학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소녀상 옆에 앉아 소녀상 손을 잡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개원기자]

독일 베를린 소녀상 설치를 주도했던 독일 시민 단체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가 12월 14일 충남대학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찾았다. 코리아협의회의는 지난 2020년 9월 25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한 단체다.

본래 1년 기한으로 설치된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항의로 설치 2주 만인 10월 7일 미테구청으로부터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에 코리아협의회는 즉시 ’철거 명령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서명 운동과 항의 시위도 시작했다.

독일 언론과 시민도 코리아협의회에 지지를 보내며 미테구청의 결정을 비판하면서 결국 미테구청은 철거 명령을 취소했다. 지난해 베를린 소녀상 설치 기한이 1년 더 연장됐고, 지난 11월에 또다시 2년 더 연장되면서 영구 존치의 길이 열렸다.

독일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와 간담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개원기자]

한정화 대표는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을 찾기 전에 문화유산회복재단 대전지부 주최로 충남대 학생회관 2층 커피숍에서 대전지역 단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정화 대표는 베를린에 소녀상을 설치하면서 일본의 압력이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일본 정부가 독일 내 소녀상 설치는 한일 간의 갈등을 키워서 독일을 불편하게 만들고, 독일의 이익을 훼손한다거나 일본인 들이 불편해 하고, 평화가 깨진다 등의 이유를 들며 독일정부를 압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일본 이름으로부터 시작해, 독일 이름 급기야는 한국 사람의 이름까지 동원해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다양한 논조의 이메일이 소녀상이 설치된 공간과 관련자들에게 보내지고 있다며, 이 또한 소녀상을 철거시키기 위한 일종의 수법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유산회복재단 대전지부 주최로 진행된 독일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한정화 대표(가운데)가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개원기자]

독일 베를린은 일본 도쿄와 자매결연 도시 협정을 맺었고, 베를린 미테구는 도쿄 신주쿠의 자매구임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미테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한정화 대표는 30년 이상 독일에서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해 왔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활동 속에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소녀상 철거명령이 떨어졌을 때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던 거대한 여론을 만들었고, 정치인들에게 압박을 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에 기습적으로 설치한 소녀상의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 한 대표는 “소녀상을 국가나 학교 당국에서 세워주지 않다보니 학생들이 스스로 설치하게 된 것”이라며, “소녀상은 세워야 할 타당성이 있기 때문에 인정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학생들과 시민들이 소녀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주 찾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학생들은 건립 추진 5년 동안 학교 측과 협상이 지지부진되면서 더 이상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지난 8월 15일 밤 9시 충남대학교 서문 인근 잔디밭에 기습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강행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에서 ’코리아협의회‘ 한정화 대표(왼쪽)와 충남대학교민주동문회 주정봉 회장(오른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개원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충남대학교민주동문회 주정봉 회장은 “독일에서의 소녀상 설치 과정과 지킴이 과정을 상세히 들으며 향후 충남대 소녀상 지킴이 활동 방향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대전충남겨레하나 박희인 공동대표는 “독일 베를린에서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고, 충남대학교 학교 당국이 소녀상 철거하려고 할 때 독일 카셀대학교에서는 학교 당국이 소녀상 설치를 보장해주는 대비되는 모습을 봤다”며, “충남대학교 당국이 소녀상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에는 충남대학교 로고를 배경으로 손을 맞잡으려는 형상이 의자 위에 붙어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개원기자]

독일에서는 2017년 3월에는 유럽 최초로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레겐스부르크 인근 비젠트 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것을 시작으로, 2020년 3월 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한인교회(라인마인한인교회)에, 같은 해 9월 25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소녀상이 설치되었다.

2022년 7월 8일에는 독일 중부 카셀 주립대학의 본관 앞에서 학교 학생 의회의 의결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면서 독일에는 현재 4개의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어 있다.

한편, 코리아협의회는 소녀상 인근에서 운영 중이던 일본군 ‘위안부’ 박물관을 새로 단장하고 성폭력의 고리를 끊어내고 인권과 평화 실현을 위한 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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