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이 21일(현지시각) “한국인들은 왜 미국 핵우산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는가”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 내에서 핵무장론이 힘을 얻는 배경을 분석했다.  

10년전만 해도 주변부에 머물렀던 한국 내 핵무장론이 다수의 지지를 받는 이유는 뭘까? [CNN]은 “핵전쟁 시 미국이 한국을 위해 샌프란시스코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을까”라는 오래된 질문에 대한 답이 바뀐 상황을 지적했다.

미국 본토에 대한 핵 보복 타격 가능성은 미국의 관여를 제한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질문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위원은 “한국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북한의 공격에 우리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미국이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정부에 대한 한국인의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2만 8,500명의 주한미군을 빼고 싶다고 했으며, 왜 미국이 한국을 지켜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2024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미국 전술핵 재배치 또는 한국 자체 핵보유 ’라는 구상을 수면 위에 올렸다. 미국은 둘 모두에 부정적이다. ‘한국과 공동 핵 연습을 추진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이 “No”라고 일축했다.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지금까지 (확장억제가) 잘 작동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말을 바꿨다. 지난 2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는 “그것(주-확장억제)만으로는 국민을 납득시키기 힘들다”고 했지만, 지난 19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 때는 “미국의 확장억제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말했다. 

[CNN]은 “일관성 없는 메시지는 양측 누구의 우려도 거의 잠재우지 못한다”고 윤 대통령의 처신을 비판했다.  

미국 싱크탱크에서는 일부 절충안도 거론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19일 “핵 공동기획 틀”을 만드는 것이 “동맹 간 신뢰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미들베리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도 공동 기획과 연습이 “핵무기 (보유)나 핵 공유보다 더 현실적”이라고 했다.

이 방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한국 여당 의원들은 실망할 운명이라고 [CNN]이 지적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는 “한반도에 미국 핵을 재배치하는 건 군사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 내 전술핵무기도 부족하고, 한국 내 벙커에 넣는 것도 어렵고, 북한의 매력적인 목표물이 된다며 “당신이 한 일이 당신의 능력을 저하시켰다”고 꼬집었다.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다 최근 ‘개종’한 정성장 위원은 미국의 확장억제는 한계에 도달했고 한국의 핵무장만이 전쟁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후폭풍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우선 미국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비확산체제(NPT)에 반항한 대가로 한국 내 원자력발전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핵공급그룹(NSG)이 핵연료 공급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핵군비 경쟁을 촉발할 것이고 중국이 이러한 상황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중국은 행복하지 않을 것이고, 한국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차단할 것”이라고 봤다. 

핵무장의 여파를 고려할 때 한국은 이미 미국이 제공해온 것들로부터 위안을 찾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CNN]은 충고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앙킷 판다는 “주한미군 2만 8,500명이 아주 실효적인 인계철선”이라고 봤다. 

제프리 루이스는 “핵무기의 재밌는 점은 당신의 핵무기가 그들의 핵무기를 상쇄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짚었다. “이스라엘은 핵무장 했지만 이란의 핵무장을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핵무기가 이란 핵무기로부터 느끼는 위협을 근본적으로 상쇄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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