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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사흘째 사망자 1만2000명 육박

이윤정 기자

튀르키예 안타키아에서 8일(현지시간) 지진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이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 안타키아에서 8일(현지시간) 지진에서 살아남은 주민들이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튀르키예 대지진에 따른 사망자 수가 8일(현지시간) 12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AP,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사망자 수가 12000명에 육박한다면서 정부의 늦장 대응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이날 지진 사망자가 9057명, 부상자가 부상자가 5만2979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지진 피해가 큰 지역 중 하나인 카흐라만마라슈를 찾아 피해 상황을 직접 발표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사망자 수가 12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고, 반군 측 구조대 ‘하얀 헬멧’은 160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AP, AFP통신은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전체 사망자 수는 1만2000명을 넘어선다고 추산했다.

AFP는 튀르키예 강진이 21세기 들어 8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지진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7번째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사망자 1만8500명)으로, 튀르키예 강진의 경우 시시각각 사망자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에 따른 전체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가 발생한 이후 72시간까지를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 박사는 “생존율은 24시간 이내에는 74%에 이르지만 72시간이 지난 뒤에는 22%로 뚝 떨어진다”며 “닷새째 생존율은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새벽 발생한 첫 지진을 기준으로 한다면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가자 튀르키예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당국이 징수하는 지진세가 도마 위에 올랐다. AFP는 튀르키예가 그간 지진세로만 총 880억리라(약 5조9000억원)를 걷은 것으로 추정했다. 주민들은 “1999년 이후 걷힌 우리의 세금이 도대체 어디로 갔나”라며 분노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20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날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찾은 뒤 “지금 필요한 것은 단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와 공항에 문제가 있었지만, 오늘 개선됐다”며 “아직 연료 공급 문제가 남아 있지만,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런 재난에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들 중 누구도 돌보지 않고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경스러운 국민들이 정부의 대응에 대해 ‘거짓말과 비방’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미흡한 지진 대응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튀르키예 당국은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는 등 여론 통제에 나섰다. 단시간에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가장 큰 피해 지역 중 하나인 튀르키예 하타이주의 한 병원 건물 바깥에선 수십 구의 시신이 땅에 줄지어 누워 있는 참혹한 광경도 목격됐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시신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발견 후 5일 이내에 매장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래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체, 지문은 채취한다고 AFAD는 설명했다.

튀르키예의 보르사 이스탄불 증권거래소가 지수 급락을 막기 위해 24년 만에 주식시장 거래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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