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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 빈소 찾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노조가 그랬듯 끝까지 연대하겠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5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5일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강경 대응에 맞서 분신한 고 양회동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강원건설지부 지대장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송진영(고 송채림 아버지)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 등 유가족 12명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부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애도하기 위해 모였다.

보라색 스카프를 착용한 채 빈소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분향한 뒤 노동조합장 상주인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2023.05.05 ⓒ민중의소리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온 유가족들은 장 위원장 등 노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송진영 직무대행은 “5월 1일에 집이 대전이라 대전에서 노동절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중에 고인의 소식을 들었다”며 “이런 비극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도 예견되지 않은 참사로 희생됐는데, 고인의 분신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맞나’, ‘후진국, 5공 시절로 돌아간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슨 말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장옥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있었음에도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저쪽(여권) 지도자들의 생각이 뭔지,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국가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이고, 건설 노동자도 윤석열 대통령이 살인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윤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경찰은 진급에 눈이 멀어서 단체협약과 법에 의한 노조 활동을 협박이라고 하며 형법을 들이밀어서 저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한탄했다.

그는 “잘 싸워서 국민 모두가 제대로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이 계속 저희와 연대해준 것처럼 끝까지 노조와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국 어디든 저희 가족들이 있으니 어디서든 불러주면 누구든 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노조와 야당 앞으로 보낸 유서를 모두 읽어본 양회동 열사의 중학생 아들이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이 더 이상 없도록 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도 눈물을 훌쩍이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빈소에서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조의 각별한 인연도 전해졌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가 언제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 등에 함께 해주고, 유가족들의 각종 활동에 연대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유가족들과 동행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는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설치할 때 경찰들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음에도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이를 무릅쓰고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해주셨다”며 “유가족들도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를 잊지 않고 연대의 뜻을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강경훈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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