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지난 30일 ‘고발사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총선 직전이던 2020년 3월 윤석열 검찰총장이 ‘쿠데타’를 언급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공모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 진술에 나섰다. 한동수 전 대검 부장은 윤 총장과 함께 일했으며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2021년 9월 이후 손준성 검사 등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2020년 총선 직전 드러난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 본질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며 “검언유착과 고발사주는 한 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발사주’ 사건의 핵심은 2020년 4월3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수정관실 또는 범정) 소속 손준성 검사가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를 통해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을 사주했느냐다. 고발장 속 ‘허위 기획보도 피해자’는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등이다. 공수처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했는데, 범정이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통하는 만큼 손 검사가 유죄를 받을 경우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현직 대통령의 공모 여부가 주목받게 된다.
한동수 전 부장은 재판에서 총선 직전이던 2020년 1월을 떠올리며 “윤 총장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이끌어 내신 분한테 전화를 받고 ‘출마에 지장 없도록 기소했다’고 답했다고 말씀하셔서 너무 깜짝 놀랐다”고 증언했다. 또 “3월19일 서래마을 한우집에서 윤 총장 바로 옆에 있었는데 윤 총장이 ‘일제 때 태어났다면 마약 판매상이나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다. 만일 육사에 갔다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중령이 한 것이다. 검찰로 치면 부장검사에 해당한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면서 “충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이 무렵 윤 총장과 정부·여당 관계는 조국 사태를 거치며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한동수 전 부장은 또 “(윤 총장이) 조선일보 사주를 만났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주는 평안도에서 내려온 사람들인데 반공정신이 투철하다고 했다”고 전한 뒤 “총장은 ‘검찰의 역사는 빨갱이 색출의 역사다’라고 했다. 공안정국도 아니고 왜 현직 검찰총장이 이런 말씀을 하는지 놀랐다”고 증언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만남은 정치적 야심을 드러냈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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