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제1차 방류는 지난 8월 24일 개시됐다. 엿새 뒤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확히 얘기하면 과학적으로 처리된 오염수"라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오염수란 용어의 변경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그런 직후에 바르게살기운동중앙은 위와 같이 '후쿠시마 처리수'에 관한 가짜뉴스 캠페인을 대규모로 벌였다.
어민과 수산업계 보호는 국민 모두가 당연히 신경 써야 할 일이다. 오염수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면서 어민과 수산업계를 보호할 방법을 강구하는 게 최선이다. 바르게살기운동처럼 오염수 문제의 위험성을 도외시한 채 서둘러 가짜뉴스부터 운운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 얼마나 정치적인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사회정화에서 바르게살기로
지난 4월 7일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산하 '팬덤과 민주주의 특별위원회'가 가짜뉴스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그달 2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짜뉴스 퇴치 TF'를 전면 강화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본격화된 뒤인 지난 6월 23일, 임준택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외희 회장의 부적절한 인터뷰가 <미래한국>에 보도됐다.
작년 10월 27일 선출된 임준택 회장은 "주요 비전과 추진 목표는 무엇인지요?"라는 질문에 "역점 사업으로는 가짜뉴스 추방운동"이라고 답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 방안은 무엇입니까"?라는 추가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광우병 파동, 천안함의 미국 격침설, 세월호의 잠수함 충돌설 등 과거의 거짓뉴스는 물론 최근에도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국민들의 눈을 혼란시키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 가짜뉴스가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회장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가짜뉴스에 대해서까지 우려를 표했다. 단체 대표자인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 단체가 근절하겠다는 가짜뉴스와 대통령실이 근절하겠다는 가짜뉴스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대통령실이나 국민의힘에나 어울릴 만한 발언을 혈세 지원을 받는 단체의 대표자가 해도 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축사에서 윤 대통령은 "1989년에 설립된 바르게살기운동은"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을 정확히 반영한 발언이 아니다. 진보적 에너지가 폭발한 6월항쟁 2년 뒤에 이 같은 대규모 보수단체가 창설되려면, 진보를 억누르는 엄청난 사회적 에너지가 분출됐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분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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