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던 코로나19 유행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8월 둘째 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가 4주 전보다 9배 늘어난 1359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람들의 이동이 늘어나고, 여름 휴가철이 겹치면서 미국 등 외국에서 유행했던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돼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더위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소홀해진 것도 재유행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여러 이유가 겹치면서 코로나19 유행이 확산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재유행 현상은 약국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기침 가래약이나 목감기약을 구매하거나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예전처럼 자가검사키트와 어린이용 감기약 등 일부 감기약의 품귀현상도 재연된다.
그런데 감기약이나 자가검사키트와 함께 품귀현상을 겪는 다른 약이 있다. 바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렙비르·리토나비르)'와 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이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의 사용량이 최근 크게 증가하면서 품귀현상을 겪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2년 만에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먹는 코로나 치료제는 누가 사용해야 하나?
먼저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는 코로나19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사용조건에 따라 복용을 권고할 수도 있고 권고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첫째, 경구용 치료제는 중등증 및 경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 써야 한다. 산소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중증인 경우 경구용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이때는 면역조절 효과를 가진 바리시티닙 또는 토파시티닙, 덱사메타손 등을 사용해야 한다.
둘째, 이 약들은 증상 발현 5일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모두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 감염자의 건강 악화를 막는 작용기전을 가진 항바이러스제이다. 이미 몸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많이 나타난 환자에게는 약의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그러므로 증상이 발현되자마자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
셋째, 코로나19 고위험군에만 사용해야 한다. 경구용 치료제의 최대 장점은 환자의 중증화를 막고 입원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증상 발현 정도가 매우 다르다. 지금까지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면역저하자의 경우 입원율이 5%로 가장 높고, 고령이거나 당뇨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입원율은 3%에 달한다.
하지만 연령이 낮고 특별한 기저질환을 가지지 않은 감염자는 입원할 정도로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입원 위험이 낮은 사람에게는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 같은 항바이러스제를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치료제 개발 당시엔 주로 코로나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했던 임상자료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코로나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임상자료들이 업데이트되면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의 효과성에 대해 의심을 가진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몇몇 해외 연구에서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도 작년 11월 코로나19 치료지침을 개정하면서 기존에 비해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의 권고 수준을 크게 낮췄다. 특히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자에 대한 라게브리오 사용을 권고하지 않는 것으로 변경하였으며, 팍스로비드도 약한 권고 수준의 조건부 사용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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