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세대 D램(D1b) 설계 변경 추진"
지난 22일 <전자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입니다. 반도체에 관심 없는 독자들이 제목만 보면 삼성전자가 최신 반도체 메모리의 성능과 수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 이 기사를 보고 왜 지난 6개월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이 22조 원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는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가 보여주는 삼성전자의 현 상황에 대해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세대 구분
우선 제목에서 언급한 "5세대 D램"이 뭔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가 서로 3나노 혹은 2나노 공정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을 겁니다. 여기서 나노란 반도체 칩 안에 새겨진 회로의 폭으로, 1나노는 10억 분의 1미터이며 현재 2나노 공정까지 상용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팹의 경우에 한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는 아직 10나노대 공정이 최신입니다. 단순화해 설명하면 트랜지스터를 최대한 작게 만들면 되는 시스템반도체와는 달리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커패시터)까지 촘촘히 집어넣어야 하므로 물리적으로 미세하게 만들기가 더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메모리 반도체 회사별로 선폭에 따라 66나노, 44나노, 30나노…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20나노대가 되면서 정확한 숫자 대신 20나노대에서 x, y, z 등으로 세대를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x를 20나노 1세대라고 부르며 y는 2세대, z는 3세대가 됩니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10나노대로 들어선 이후에도 x, y, z로 명명했지만, z 이후 한 자릿수 공정으로 내려가지 않고 10나노대에서 더 줄어들 여지가 생기는 바람에 a, b, c라는 이름이 더 생겼습니다. 여기서 b가 바로 5세대입니다.
5세대 D램은 2022년 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23년 5월에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그해 5월 말에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2024년까지는 그 전 세대인 1a가 D램 시장의 주력 모델이었으나, 2024년 4분기부터 1b가 주력 모델로 바뀌었습니다. 이 1b로 그래픽 D램(GDDR), 모바일 D램(LPDDR) 등을 생산하고 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1b 메모리를 위로 쌓아 올린 겁니다. 1b 메모리의 성능이 곧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주력 제품의 성능이 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설계부터 다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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