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장검사가 이날 내놓은 '이종호 만남 관련 경위'라는 제목의 입장문에 따르면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 부부장으로 근무하던 2021년 7월쯤 아이들 건강 문제로 상의하면서 친해진 의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났다. 주말 저녁 약속 장소인 의사의 자택(서울 성동구 소재) 근처 식당에 가 보니 한 여성과 낯선 남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의사가 이 전 대표를 "오후에 업무 회의가 있어서 만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합석을 해도 되는지 물었고, 간단히 인사한 후 식사하게 됐다고 한다. 이후 의사의 자택으로 이동해 의사 지인 손님이 몇 명 더 왔고 함께 술과 배달 음식을 먹고 헤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날 술자리를 함께한 사람은 한 부장검사와 이 전 대표, 의사 최모 씨, 지방 정치권 관계자 B 씨, B 씨의 지인, 연예인 준비생 등 6명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장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제 행동으로 인해 논란을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종호가 당시) 자신에 대해 구체적인 소개를 하지 않아 도이치모터스 관련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명함이나 연락처도 교환하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이 전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2021년 9월 하순 입건돼 그해 10월 하순 구속된 만큼 술자리를 가졌을 때는 이 사건 피의자가 아니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무슨 목적으로 접근했는지, 2차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한 부장검사는 왜 지금까지 함구했는지 등 의문점이 허다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범과 담당 부부장검사가 어쩌다 만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공교로워 '우연한 동석'이라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힘들다. 전·현직 검사들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 대해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법기술을 발휘해 어떻게든 축소·은폐한 사례가 부지기수인 만큼 실제 진상은 감찰, 나아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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