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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 미일 중앙은행 양국 금리차 줄여도 약세 전망



한승동 에디터

sudohaan@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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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 입력 2025.12.09 13:15

  • 수정 2025.12.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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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150엔대 중반, 내년 말 1달러=158엔 전망도

 

양국간 금리격차 2%대로 줄였으나 더는 어려워

 

9~10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메시지에 촉각

 

내년 말 1달러=140엔 강세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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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0일 미국 달러와 일본 엔의 환율을 표시하는 도쿄 시내의 전자 견적 게시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 AFP)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10일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이 크고, 일본은행도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 양국간 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서도 일본 엔 시세는 1달러=150엔대의 약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달러=150엔대 중반 오가는 교착상태

 

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일본 엔 시세는 오후 5시 현재(현지 시각) 지난 주말에 비해 0.61엔 내려간 1달러-155.89~99엔에 거래됐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하고, 미국과 일본간 (실질)금리차를 의식한 엔 매도, 달러 매입 움직임이 우세해진 결과라고 9일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국 일본의 중앙은행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같은 달에 미국은 금리를 내리고 일본은 올리는 ‘역방향’의 금리정책을 취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 속에 양국간 금리차가 줄어들 경우 일단 엔 강세,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엔 시세는 지금 1달러=155엔 안팎의 약세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이 함께 금융정책을 대폭 수정하지 않는 한 1달러=150엔대 중반을 오가는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경제신문>은 8일 보도했다.

 

양국간 실질금리 격차 2%대로 줄었으나 더는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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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2일에 촬영된 일본 통화 엔지폐들 일러스트레이션. 2022.9.22. 로이터 연합뉴스

환율에는 금리에서 물가 영향을 뺀 실질금리가 큰 영향을 끼친다. 장기금리에서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뺀 실질 장기금리의 미국 일본간 격차는 2022년부터 엔 시세 급락 국면에서 급속히 확대됐다. FRB가 단기간에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는 가운데 일본은행은 초저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국채 등 금융자산을 매입한 YCC(수익률 곡선 통제)로 장기금리를 억눌렀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 금리와 YCC를 해제해 ‘탈아베노믹스’로의 정책 전환을 시작했다. 그 뒤 금리인상과 장기금리 상승으로 최대 4% 정도였던 미국과 일본간의 실질 금리격차는 2%대까지 내려갔다. 그럼에도 엔이 강세 기조로 돌아서지 못하는 것은 앞으로 실질금리 격차가 더 줄어들기 어렵다는 관측 때문이다.

 

오는 18~19일의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경우 일본은행의 정책금리는 지금의 0.5%에서 0.25%p 올라간 0.75%가 될 공산이 크다. 2026년의 시장 예측은 일본은행이 0.25%p의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정책금리가 1%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 FRB도 내년에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OMC를 눈앞에 둔 지난 주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11월 하순에 4% 이하였던 10년채 이자가 다시 4.1%대로 올라갔다.

 

인플레 요인을 보자면,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확장적인 재정정책으로 인플레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금리를 크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물가에 대한 영향을 감안해서 일부 관세를 내리는 등의 대응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물가 요인을 보더라도 미국과 일본간의 실질금리 격차가 줄어들기 어렵다. 따라서 미일간의 금리 격차 축소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 격차는 큰 변동이 없어 엔 시세가 강세로 돌아서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행정부 폐쇄(연방정부 셧다운) 영향으로 주요 경제통계 발표가 모두 FOMC(공개시장위원회) 이후에 이뤄진다. 그 때문에 오는 18~19일 FOMC에서는 “향후 데이터가 실제로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결정하겠다는 식의 설명으로 시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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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에 서로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역방향의 금리정책을 논의하는 미국 제롬 파월 FRB 의장(오른쪽)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일본경제신문 12월 8일

9~10일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메시지에 촉각

 

하지만 이번 9~10일의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엔을 움직일 큰 결정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경계하는 소리도 있다. 일본은행이 일본경제의 약점인 엔 약세 기조에 제동을 걸기 위해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금리 인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시장에 상기시키는 조치를 위할 것이라는 관측이 그것이다. 경기를 들끓게 하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중립 금리’가 1.0~2.5%라는 점을 일본은행은 계속 상기시켜 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 하한선인 1.0%가 최대 인상치가 될 것으로 보는 시장 관계자들도 있으나, 우에다 총재가 하한선을 올릴 만한 메시지를 발신하면 시장의 전망도 바뀔 것이다.

 

내년 말 전망 1달러=158엔 또는 140엔으로 엇갈려

 

이처럼 일본은행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엔 시세 전망도 크게 엇갈릴 것이다.

미즈호증권의 야마모토 마사후미 수석 외환전략가는 “FRB의 금리인하 속도는 3개월에 한 번 정도에 그칠 것이고, 일본은행은 적극재정을 지향하는 다카이치 정권 하에서 금리인상은 연간 1회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며 2026년 말의 엔 시세를 1달러=158엔으로 예측했다.

 

반면에 노무라증권의 고토 유지로 수석 외환전략가는 “엔 약세로 인플레 우려가 커지면 다카이치 정권에 역풍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정권의 금리인상 허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고토는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기운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져, 엔 매입(엔 강세) 쪽으로 다시 방향이 바뀔 것”이라며 2026년 말 엔 시세가 1달러=140엔까지 올라가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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