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은 1년 지났지만, 국민의힘이 달라진 건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뀐 것 말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내란 수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 그 정권을 지탱해 온 정당으로 제대로 된 사과 한번 없었다.
내란 수괴 체포 영장 집행에 의원 30여 명이 영장 집행 중단을 촉구하며 대통령 관저에 모였던 때나, 윤석열을 면회한 10분 동안 울기만 했다는 장동혁 대표의 행보는 반성하고 자중하라는 국민의 바람과 동떨어져 있었다. 내란 1년을 넘기면서 스스로 잘못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고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정당. 반성하라고, 왜 사과하지 않냐고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국민의힘에 요구해야 할 건 사과가 아니라 내란 비호 정당에 걸맞은 책임을 지라는 것이어야 한다.
정당은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 집합체로서 정당법으로 보호와 통제를 받는다.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는 사유로 해산을 결정했다. 국민의힘이 내란과 이후 수습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정당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윤석열과 김건희의 온갖 부정부패에 관련이 있고 온갖 불법 심부름꾼을 자처한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중진과 고위 당직자들이 정당 안에서 자행한 범죄 사실이 날마다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종교 단체와 모략, 금품 수수, 불법 공천 개입. 주범은 윤석열 부부라 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의 많은 인사들이 조력자 역할에 충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의 숱한 범죄와 내란에 국민의힘 인사들이 여러 모양으로 개입되어 있는 형국이라 개인의 일탈이라 말할 수도 없다. 국민의힘은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가? 정당으로서 존재 이유는 있는가? 이런 의문에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납니다. 한쪽 날개를 잃은 새는 추락합니다.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지난 3일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최고형으로 다스려 더 이상 헌정유린 세력의 싹들이 자랄 수 없도록 완벽히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견제가 없으면 독재가 싹트고, 감시가 사라지면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새가 좌우 날개로 날듯 한쪽 날개를 잃은 새는 추락한다"며 "국민의힘이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광주 시민이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안에서 미약하나마 반성과 내란 단죄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고, 견제가 없으면 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공감한다. 그러나 왜 새의 오른쪽 날개는 매번 국민의힘이어야 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의회 폭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다며 영현백까지 준비했던 보수정권이다. 이재명 정부에 건강한 견제 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해도 그게 꼭 국만의힘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정권을 잡고 국가를 부도의 위기로 내몰았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국정 농단으로 대통령 탄핵, 내란으로 다시 대통령 탄핵, 보수정당이라는 국민의힘의 과거와 현재다. 이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무슨 낯으로 새의 오른쪽 역할을 주장하는지 후안무치하다. 회초리를 들어주면 거듭나겠다고? 그건 위기 때마다 수도 없이 해왔던 말들이다.
잘못 반복하고도 고칠 생각도 없는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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