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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20년 만의 이혜훈 폭로극, 낙마시키려다 자해극?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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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1.06 06:00

  • 수정 2026.01.0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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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지명 이후 1주일 만에 의혹 봇물

국힘 소속 땐 잠잠하더니 '배신자 응징' 총력전

총선에만 다섯 차례 공천…"제 얼굴에 침 뱉기"

여권으로 추가 이탈 방지, '집안 단속'에 절박

이혜훈 낙마 땐 보수우파 도덕성 타격 '외통수'

박지원 "며칠 새 비리 정치인? 당신들 몰랐나?"

청와대·민주 "청문회 검증 결과 보자" 입장 확고

이혜훈, 사과하되 사실 다퉈야 할 땐 적극 반박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둑이라도 터진 듯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이래 폭탄 맞은 격이 된 국민의힘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당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집중적으로 쏟아낸 사안들이다. 철저한 '송곳 검증' 차원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집안 단속 및 여권으로의 추가 이탈 방지를 위해 '배신자 응징'에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39세이던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 때부터 시작해 18·20·21·22대 총선에 걸쳐 무려 20년간 총 다섯 차례나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원외 시절에도 당에서 여러 중책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자당 소속일 때는 잠잠하다 이제 와서 '갑질과 비리 백화점'이라며 대대적인 폭로극을 연출하는 국민의힘을 두고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판과 조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후보자가 치명적인 부정·비위 문제로 낙마할 경우 결국 '보수우파의 도덕성'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외통수'에 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요구가 자가당착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국민의힘에 속해 있을 때는 괜찮고 후보자로 지명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냐. 그런 식의 주장은 누워서 침 뱉기"라며 "국민의힘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탕평인사를 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또 합리적 보수층에 있던 전문성 있는 분들이 왜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하고 (국민의힘을) 떠나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이혜훈 후보자가 저에게 전화를 해 변명하지 않고 (갑질 폭언에 관해) '잘못했다'고 하더라"며 "이혜훈 후보자의 과거 책임은 국민의힘한테 있다. 자기들이 다섯 번이나 공천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요 며칠 사이에 비리 정치인이 됐나? 그러면 당신들은 모르고 (공천)했느냐? 자기들이 한 건 합당하고?"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고위 당직자부터 말단 당원까지 (이 후보자를) 탈탈 털고 있다. '이혜훈만 죽이면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도 돌아다닌다"면서 "이 후보자는 있는 그대로 해명하고, 잘못했으면 또 사과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민의힘 누가 이혜훈에게 돌멩이를 던질 수 있겠는가? 장동혁 등 '윤 어게인'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내란 쿠테타를 합리화하고 있는데"라고 어이없어했다. 아울러 "이혜훈이 반성한다고 하면 분열의 정치를 타파하려고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의 큰 틀에서 한번 봐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반성하지 않는 그들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이 후보자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겨냥해 "윤석열의 참모(대통령실 법률비서관)로서 윤석열 김건희의 비리에는 침묵하고 그 대가로 공천받고 내란당 홍위병이 되었는지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기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눈만 보는 국힘의 '정치 아닌 망치'를 규탄한다"며 "내란당은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혜훈 후보자는 잘못을 사과하고 정책과 능력으로 검증받고자 하는데 왜 자꾸 자신들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나"라고 쏘아붙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박 의원이 언급한 대로 이 후보자는 과거 2017년에 있었던 인턴 직원을 향한 폭언 등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의 여지 없이 사죄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지만, 사안에 따라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가 있는 정치 공세성 주장엔 적극 반박하는 투트랙 대응을 하고 있다. 예컨대 기획예산처 인사청문지원단은 5일 이 후보자를 대신해 재산 편법 증식, '엄마 찬스' 자녀 채용, 부동산 투기 등 세 가지 의혹에 관해 자료를 내고 우선 6년 사이에 자산이 110억 원 급증했다는 의문엔 "국회의원 퇴직으로 인해 가족회사의 비상장주식 백지신탁이 풀려 신고됐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재산 변동은 없었으나 제도적 요인이 맞물려 대폭 상승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후보자와 가족의 재산 신고액은 총 175억 6952만 원이다. 20대 의원 시절이던 2020년 신고액 약 62억 9000만 원보다 113억 원가량 급증한 탓에 국민의힘에서는 편법 증여나 투기 의혹을 거론했다. 이 후보자 측에 따르면 증가분 113억 원 중 약 100억 원은 배우자 측 가족회사인 반도체 장비 등 제조사 KSM의 비상장 주식 가치 변동분이다. 이 후보자는 "KSM은 시아버지 형제들이 일군 회사로 시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지분을 상속받은 것이다. 가족회사의 비상장주식이 공직자윤리법 규정에 따라 백지신탁으로 묶여 있어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가 국회 퇴직으로 백지신탁이 풀려 신고됐다"며 "또한 2020년부터 비상장 주식 신고 기준이 기존 '액면가'에서 '평가액'으로 변경되면서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의 셋째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5년 김상민 당시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경력 증명서를 발급받았고 이를 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삼남의 인턴 채용과 관련해 어떠한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 당시 김상민 의원실은 신청하는 청년 대부분에게 문을 열어 인턴 기회를 제공했었다"며 "삼남이 8일간 근무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재학 중이던 학교는 생활기록부에 교외 활동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었고 실제로도 기록한 바 없어 대학 입시에 활용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2000년 취득한 인천 영종도 토지를 둘러싼 이해충돌 및 투기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직 중 '송도-시화 간 광역도로' 예비타당성 조사 총괄책임자로 일하면서 해당 도로 건설 수혜지에 땅을 미리 사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두고 이 후보자 측은 "해당 토지는 후보자가 수행한 예타 보고서상의 사업 대상 범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경제성 부족으로 예타를 통과하지도 못했다"며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안산-인천 구간) 건설사업은 (이 후보자가 땅을 매입하고) 18년이 지난 2018년에 예타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상범, 박대출, 박수영, 권영세 의원. 2026.1.5. 연합뉴스

이종배 서울시 의원이 4일 이혜훈 전 의원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협박 등 혐의로 고발하기 위해 서울시경찰청으로 들어서며 고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2026.1.4. 연합뉴스

이 후보자가 사과와 석명을 병행하고 있고 각종 의혹의 진위 여부도 더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즉시 사퇴'를 요구했던 비명계 출신 장철민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일단 국회 인사청문회 경과를 지켜보자는 게 중론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은 그 모든 과정을 국민과 함께 지켜보면서 청문회 과정에 엄격히 임하겠다"며 "옹호보다는 검증하겠다는 자세로 청문회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후보자도 지적받은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그 사과는 진심을 다해 계속돼야 한다"면서 "재산과 부동산 문제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할 것이다. 그 역시 본인의 해명과 설명, 소명이 우선"이라고 했다.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고 했던 진성준 의원도 이 후보자 논란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세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자진 사퇴 요구를 반대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맡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이자 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 출마자인 진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본인 해명을 충분하게 들어보지 못한 상황 아니냐. 본인의 이야기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여당은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기에 청문회 과정에서 소명을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문회를 통한 '국민 검증'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청와대 방침 역시 변함이 없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CBS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후보자의 과거 내란 관련 발언이나 투기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전에 다 검토를 한 뒤 이 대통령이 지명한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뒤 "다만 갑질 의혹은 사실 검증에 잘 잡히지 않는 내용들"이라며 "그래서 청문회에서 본인이 어떤 입장인지 들어봐야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혜훈 후보자 지명 자체가 저희로서는 도전이다. 그리고 상대 진영에서 반발을 이렇게까지 많이 할 거라고 생각은 안 했다"며 "국민 통합하라고 국민들과 정치권에서 이야기는 많이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통합해야 하는지 저희는 고민이 많아진다. 그분에게 저희가 탈당을 권유한 적도 없었고, 그 당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써볼 수 있겠다고 생각해 제안했는데 바로 제명 조치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대체 우리는 그러면 국민 통합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강 비서실장은 "하지만 한번 도전해 본다는 게 대통령의 의지다. 또 저희는 청문회까지 충분히 사안들을 지켜보고 평가받아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청문회까지는 봐야 하지 않을까? 본인도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던데"라고 거듭 청문회 내용으로 판단하자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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