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둑이라도 터진 듯 한꺼번에 분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이래 폭탄 맞은 격이 된 국민의힘에서 불과 1주일 사이에 당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집중적으로 쏟아낸 사안들이다. 철저한 '송곳 검증' 차원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국민의힘이 6월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집안 단속 및 여권으로의 추가 이탈 방지를 위해 '배신자 응징'에 절박하게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39세이던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 때부터 시작해 18·20·21·22대 총선에 걸쳐 무려 20년간 총 다섯 차례나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공천을 받아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원외 시절에도 당에서 여러 중책을 맡아 활동한 바 있다. 자당 소속일 때는 잠잠하다 이제 와서 '갑질과 비리 백화점'이라며 대대적인 폭로극을 연출하는 국민의힘을 두고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비판과 조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후보자가 치명적인 부정·비위 문제로 낙마할 경우 결국 '보수우파의 도덕성'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외통수'에 걸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 요구가 자가당착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 관련 의혹들이 국민의힘에 속해 있을 때는 괜찮고 후보자로 지명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냐. 그런 식의 주장은 누워서 침 뱉기"라며 "국민의힘은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탕평인사를 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고, 또 합리적 보수층에 있던 전문성 있는 분들이 왜 대통령의 요청을 수용하고 (국민의힘을) 떠나는지에 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이혜훈 후보자가 저에게 전화를 해 변명하지 않고 (갑질 폭언에 관해) '잘못했다'고 하더라"며 "이혜훈 후보자의 과거 책임은 국민의힘한테 있다. 자기들이 다섯 번이나 공천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요 며칠 사이에 비리 정치인이 됐나? 그러면 당신들은 모르고 (공천)했느냐? 자기들이 한 건 합당하고?"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고위 당직자부터 말단 당원까지 (이 후보자를) 탈탈 털고 있다. '이혜훈만 죽이면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얘기도 돌아다닌다"면서 "이 후보자는 있는 그대로 해명하고, 잘못했으면 또 사과하는 것이 원칙이다. 국민의힘 누가 이혜훈에게 돌멩이를 던질 수 있겠는가? 장동혁 등 '윤 어게인'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내란 쿠테타를 합리화하고 있는데"라고 어이없어했다. 아울러 "이혜훈이 반성한다고 하면 분열의 정치를 타파하려고 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의 정치의 큰 틀에서 한번 봐줄 필요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며 "반성하지 않는 그들이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이 후보자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겨냥해 "윤석열의 참모(대통령실 법률비서관)로서 윤석열 김건희의 비리에는 침묵하고 그 대가로 공천받고 내란당 홍위병이 되었는지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자기 눈의 대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의 티눈만 보는 국힘의 '정치 아닌 망치'를 규탄한다"며 "내란당은 사과하고 반성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혜훈 후보자는 잘못을 사과하고 정책과 능력으로 검증받고자 하는데 왜 자꾸 자신들이 먹던 우물에 침을 뱉나"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