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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6만호 승부수...중요한 게 하나 남았다

▲정부, 주택 공급 대책 발표정부가 29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주택 공급 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연 뒤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은 당초 6천호에서 1만호로 4천호 공급이 늘어날 예정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부지. ⓒ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서울 아파트값을 잡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시장참여자들이 주택공급을 염원하는 서울 도심 등에 소재한 국공유지 등을 끌어모아 6만호 남짓의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번 공급대책을 보면 입지와 물량과 속도 등의 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구축시장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무주택자들 중 상당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나오는 신규 분양물량을 기다리며 대기매수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꽤 높다. 주택가격이라는 것이 후속매수세가 붙어야 상승한다는 전제를 감안할 때 이는 서울 아파트 시장의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좋은 입지에, 빠른 속도로, 많은 물량을 공급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정책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부동산 불로소득공화국'을 혁파하고, 지방주도 성장대전환을 추동하며, 자본시장 등 생산적 투자처로의 머니무브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공급방식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시장 안정에 나선 이재명 정부

29일, 이재명 정부가 '9.7주택공급확대방안'의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도심부터 택지까지 수도권 이곳저곳에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135만호 이상 착공하겠다는 것이 '9.7주택공급확대방안'의 골자였다. 하지만 뜻밖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은 별다른 미동 없이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정부가 해당 공급확대방안 앞뒤로 초고강도 대출 규제 대책들까지 내놓았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놀랍기까지 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세제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정부가 추가공급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건 명약관화했다. 그리고 그 추가공급대책이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발표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서울과 경기권의 핵심 요지에 있는 국공유지 등을 최대한 활용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주택공급을 신속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서울 26곳에 3만 2000호, 경기도 18곳에 2만8000호, 인천 2곳에 100호를 공급하겠다고 천명했다. 대략 6만호 가량이 공급되는 셈인데 특히 서울 같은 경우는 과거 보금자리주택 물량의 84%에 해당할 정도로 많다. 지난 10년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준공물량(입주물량)이 대략 3만 8000호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3만 2000호가 얼마나 많은 것인지 체감이 될 것이다.

대책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국유지에 2만 8100호를, 공유지에 3400호를, 공공기관 부지에 2만 1900호를, 기타에 6300호를 각각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입지 또한 매우 우수하다. 서울 같은 경우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캠프킴, 태릉CC 등에 주택이 공급되고, 경기도는 과천 경마장 일대 등 노른자위 땅에 주택이 공급된다. 서울과 경기도에 산재한 노후청사 등도 복합개발을 통해 주택으로 공급되는데 모두 알짜배기 위치다.

입지와 물량만이 아니라 속도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빠르다. 빠른 사업장은 2027년부터 착공하고, 만약 늦어지더라도 2030년에는 착공하기로 계획됐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에는 삽을 떠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기존의 분양방식 답습하면 정말 곤란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월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촉진 관계장관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재정경제부

단순히 요동치는 서울 아파트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 나온 것이라면 정책목표를 대략 달성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누차 강조한 부동산 불로소득공화국 탈출, 지방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 자본시장 등 생산적 투자로의 자금 대이동 등의 원대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디테일이 더 필요하다.

기존과 같이 일반분양과 공공임대를 섞는 방식으로는 급한 불을 끄는 미봉에 머물기 쉽다. 예컨대 이미 서울은 정상적인 소득으로 신규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5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55.2로, 전 분기(153.4)보다 1.8p 뛰었다. 소득의 약 40%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쓴 셈이다. 서울 지역 지수는 2024년 4분기 157.9에서 지난해 1분기 155.7, 2분기 153.4 등으로 점차 하락하다가 3분기 들어 다시 상승했다. 서울 이외에 지수가 100을 넘는 지역은 없었다.

분기마다 산출되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위소득 가구가 중위가격 주택을 표준대출로 구입한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의 정도를 보여준다. 총부채상환비율(DTI) 25.7%에 더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7.9%의 20년 만기 원리금 균등 상환 조건을 표준 대출로 가정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해 서울에 사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을 수밖에 없다. 30대 가구주 4명 중 집주인은 1명 뿐으로, 주택 소유율은 역대 최저였다. 서울 집값 폭등 등이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서울 30대 주택 소유가구는 18만 3456가구로 전년보다 7893가구 감소해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무주택 가구가 주택 소유가구보다 2.9배로 많아 그 격차가 역대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요컨대 기존처럼 일반분양을 메인으로 하고 공공임대를 일부 넣는 방식으로 알짜배기 국공유지에 주택을 공급한다면 달아오른 시장을 일시 냉각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표방하는 다층의 대전환은 난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방식 전면 도입한다면

▲정부, 주택 공급 대책 발표정부는 29일 9·7 공급대책의 후속 조치인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공개했다.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도심의 공공부지와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 총 6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과천시 과천역 인근 아파트의 모습. ⓒ 연합뉴스

그렇다면 일반분양 방식 이외의 대안이 있는가?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분양 방식의 주택공급이 그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갖고, 건물만 분양하는 공급 유형이다. 건물을 분양받는 사람은 전용 25.7제곱미터 아파트를 대략 3억~4억 원 남짓에 매수한 후, 매년 공공에 시장 가치 상당액의 토지임대료를 납부하며 평생 자가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다. 물론 건물에 대한 재산권 행사는 전적으로 보장된다. 기존의 토지 및 건물 일체형 공급이 투기 유발형 공급인 반면, 토지임대부 방식은 시장안정형 공급이다.

직주근접에 각종 인프라와 편의 시설이 밀집한 곳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된다면 필경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지 부담가능한 저렴주택을 청년 등을 포함한 무주택자들에게 대규모로 공급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는 데에서 멈추지 않는다.

만약 이재명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대거 공급한다면 이는 정부 주도 주택공급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함의한다. 그전까지는 정부가 주도하는 주택공급이 부동산 불로소득을 나누어 갖는 방식이었다면,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탈출을 위한 첫걸음으로 부동산불로소득의 근본인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주택만 분양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또한 토지임대부 주택분양방식은 워낙 저렴하기 때문에 소유자들이 주택구입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가처분 소득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탈피하게 만든다. 그전처럼 토지와 건물 일체형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은 원리금 상환에 소비마저 줄여야 하지만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아파트에 짓눌리는 대신 가처분 소득으로 주식 등 생산적 투자를 할 수 있다.

토지임대부 주택분양방식은 이재명 대통령이 우리나라가 살 길로 제시한 '지방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과도 궤를 같이한다. 서울 등의 요지에 기존과 같은 분양주택들이 대거 공급된다면 서울일극화는 더 극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주택공급 방식과 과감히 결별하는 결단을 할 수 있을지다. 이 대통령이 천명한 부동산 불로소득공화국 탈출, 지방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 생산적 투자로의 자금 대이동 등의 혁명적 대전환을 위해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등의 금싸라기 땅에 반드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해야 한다. 서울 등의 요지에 있는 국공유지들을 탈탈 털어서 만든 주택공급계획이기 때문에 이 기회를 망실하면 다음에는 기회가 없을 것이다. 모쪼록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환에 걸맞은 결단을 내려주길 소망한다.

#주택공급대책#용산국제업무지구#6만호#이재명#토지임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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